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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틀 돈도 아까워" 어려운 형편에 힘겨운 여름나기

청주 낮 최고기온 33도… 폭염급 더위 기승
저소득층 가정·홀몸노인 등 무더위에 고통

  • 웹출고시간2016.08.02 20:00:27
  • 최종수정2016.08.02 20:14:48

폭염특보가 내려진 2일 오후 2시께 청주 중앙공원을 찾은 노인들이 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달하는 폭염에 숨 쉬기조차 힘든 요즘이다.

에어컨 없이는 실내활동마저 하기 힘들 만큼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 비좁은 방 안에서 제대로 냉방용품 하나 없이 생활해야 하는 이웃들에겐 하루하루가 고통 그 자체다.

"더우면 더운 데로 추우면 추운 데로 다 힘들어요."
청주시 청원구에 사는 김모(70) 할아버지는 집 앞에 앉아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었다.

김 할아버지는 "먹고 사는 것도 빠듯한 상황에 에어컨을 달 생각도 못해봤다"며 "밤새 선풍기를 틀긴 하는 데 영 더워서 잠도 잘 못 잔다"고 말했다.

오래전 병을 얻어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운 아내(여·69)가 김 할아버지의 유일한 가족이라고 했다.

집 안에 냉방용품이라고 선풍기 한 대가 고작이다.

워낙 더운 날씨 탓에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불어나왔다.

이마저도 몸이 편치 않은 아내 쪽에 틀어주고 나면 바람 쐬기조차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루에 몇 번씩 몸에 물을 끼얹어 보지만 그때뿐이라고 했다.

김 할아버지는 "날씨가 너무 더워 손수레를 끌고 나가지 못해 자전거로 고물이나 파지를 조금씩 실어 나른다"며 "날이 갈수록 파지·고물 가격이 워낙 바닥이라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파지나 고물을 모아 판 돈으로 생활하는 김 할아버지에게 무더위를 피해 너도나도 피서를 떠나는 휴가철이 야속하기만 하다.

휴가철 음식점 등이 문을 닫아 파지나 고철이 평소에 절반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기초수급비를 받고 있지만 아내 병원비와 약값 등에 사용하고 나면 얼마 남는 돈이 없다고 했다.

파지 1㎏을 팔아 손에 쥐는 돈은 80~90원 뿐이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그에게는 이조차도 아쉬울 따름이다.

운천동에 사는 이모(여·74) 할머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홀로 생활한다는 이 할머니는 땡볕에 나가 파지를 모으거나 남의 집 밭 일을 하고 받은 돈으로 근근이 생활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좋지 않은 형편에 전기세 아까워 걱정돼 선풍기도 잘 틀지 않는다"며 "무더위에 방충 시설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창문을 열 수 없어 힘이 든다"고 말했다.

지역 한 사회복지사는 "저소득층 가정 등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무더운 여름을 나는 가정이 상당수"며 "상대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이웃 중 상당수가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이어서 지원대책 등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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