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누들누들' 면(麵) 탐미 - 청주 용암동 만석짬뽕

실내 수족관에 살아있는 해산물
바삭하고 정갈한 탕수육도 인기

  • 웹출고시간2015.06.04 20:06:19
  • 최종수정2015.06.04 20:06:16

만석짬뽕 외부 모습

[충북일보] 점심때를 놓친 오후 3시, 별다른 기대도 없이 들어간 작은 식당이 만석짬뽕이었다. 간판이름이 '만석짬뽕'이니 다른 메뉴 살피지 않고 그냥 짬뽕을 시켰다. 탁자수가 딱 5개다. 스무 명이면 만석(滿席)이다. 욕심도 없어 보였다. 퓨전풍의 인테리어로 정갈하고 세련된 공간이다.

만석짬뽕의 대표메뉴 '해물짬뽕' 7천원이다

주문한지 꽤 시간이 흐른 뒤, 탁자 위에 놓인 짬뽕의 비주얼은 생각보다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웠다. 먼저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 입안에 흘려 넣는 순간, 진하게 밀려드는 불(火)맛과 칼칼한 조화가 범상치 않았다. 근래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기억속의 짬뽕 맛이 온 몸으로 전해져왔다. 요리를 내고 TV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요리사의 모습에서 갑자기 장인의 풍모가 밀려왔다.

'아, 이 맛이다!'

새우, 홍합, 가리비, 모시조개, 오징어, 연근, 애호박, 당근, 양파, 파, 배추 등 재료들이 입안에서 쫄깃하면서 아삭거렸다. 큼직한 키조개를 꺼내 국물이 밴 관자를 잘라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실내 수족관에 즐비하게 살아있는 해산물들이 신선함에 대한 믿음을 더해줬다.

'만석짬뽕'의 또 다른 특징은 손님들이 요리하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도록 주방이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다. 요리사의 동선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불판에 야채와 해물을 넣고 강한 불에 볶아낸 뒤, 면은 별도로 삶아 서로 합쳐지는 짬뽕의 탄생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특별한 맛으로 더해진다.

"내가 입맛이 까다로워 보통이상이 아니면 인정하지 않는데, 이 집 짬뽕은 정말 맛있어."

'만석짬뽕'을 지인에게 소개한 후 짬뽕 맛을 묻자, 서슴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요즈음 짬뽕 전문점이 곳곳에 들어서는 추세지만, 제대로 된 '짬뽕 맛'을 내는 곳은 드물다. 그런 면에서 '만석짬뽕'은 의외로 얻어낸 알토란 같은 짬뽕집이다.

짬뽕은 짜장면과 함께 우리 서민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중국음식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짬뽕'은 중국음식이 아니다. 짬뽕을 중국음식점에서 판매하다보니 그렇게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우리나라와 똑같은 짬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비슷한 요리를 들자면 초마면(炒馬麵) 정도다. 초마면은 우리 짬뽕처럼 붉지도, 맵지도 않다. 고기와 다양한 야채를 기름에 볶아 닭이나 돼지 뼈로 만든 육수에 면을 말아먹는다. 이밖에 일본의 나가사키짬뽕이 원조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국의 짬뽕과는 차이가 있다. 나가사키 짬뽕은 진한 육수에 고기, 어패류, 채소 등을 듬뿍 넣고 끓인 면 요리다. 나가사키 짬뽕은 1899년에 일본의 나가사키로 이주한 중국인 천핑순(陳平順)이 중국 유학생에게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요리라고 알려져 있다.

짬뽕이라는 말의 어원도 다양하다. 짬뽕은 중국말로 'chi fan(吃飯)', 즉 밥을 먹는다는 말을 복건성 사투리로 '샤번', '섹본' 등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이를 '짬뽕'으로 들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에서 나가사키 짬뽕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우리 고유의 맵고 얼큰한 음식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것저것 뒤섞이다'라는 의미가 '짬뽕'이란 말로 통용되듯 짬뽕은 한국에 와서 우리만의 독특한 성질에 맞게 혼합되어 특유의 칼칼하고 시원한 짬뽕으로 진화된 것이다.

만석짬뽕은 그 뒤로도 몇 번 생각날 때마다 들러 맛을 보곤 했다. 굳이 단점이라면, 해물의 해감이 덜 된 탓인지 약간 짠맛이 따라온다. 국물 맛도 그날 요리사의 컨디션에 따라 미세하지만, 차이가 났다. 요즈음 젊은 요리사들처럼 정확한 레시피에 맞게 계량해 내는 기계화된 맛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인간적인 정감이 있어 오히려 포근한 믿음이 더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리고 중요한 것은 평균치 짬뽕 맛은 어느 유명 짬뽕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풍미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만석짬뽕의 또 다른 인기메뉴 '탕수육' 작은 것이 1만2천원이다.

만석짬뽕에서 짬뽕과 짝을 이루는 탕수육도 꽤 인기다. 바삭하고 정갈해 손님들의 젓가락이 연신 바쁘다. 해물짬뽕은 7천원, 탕수육은 작은 것이 1만2천원이다. 술안주로 시키면 나오는 해물짬뽕안주(1만원)도 푸짐하다. 예약은 안 받는다. 점심 때 가면 10~20분 정도는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맛있는 소문은 빠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