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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1.16 15:50:13
  • 최종수정2014.11.16 15:00:53

김애중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시립국악단 연주회에 다녀왔다. 취미로 민요를 배우고 있는 터라 국악공연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국악소녀 송소희가 출연해 민요 몇 곡을 불렀다. 연주회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예쁜 소녀의 열창에 환호하고 단원들의 힘찬 연주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기분이 좋아 흥얼거리다 보니 민요교실에서 배운 창부타령이 생각났다. 창부타령은 오래전 전문 예능인들이 부르다가 언제부턴가 민간에 널리 퍼지게 된 노래다. 경기 민요의 음악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대표적인 곡이다.

노랫말이 50절 이상 될 정도로 가사가 많고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좋은 경치를 노래하기도 하고 님을 그리는 애절한 가사도 있다. 세태를 풍자하기도 하고 흐르는 세월을 한탄하기도 한다.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나 영웅호걸 도 등장한다. 구수하고 예스러운 노랫말도 많지만 의외로 어려운 한자단어가 많이 섞인 것도 있다.

그 중 한 소절을 배웠는데 노랫말이 너무 어려웠다. '한단침 빌어다가 장주호접이 잠깐 되어 몽중상봉 하쟀더니 장장춘 단단야에 전전반측 잠못이뤄 몽불성을 어이하리'

처음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부르다 안 되겠다 싶어 컴퓨터를 켜고 모르는 단어를 검색했다. 장주호접을 찾아보니 간단한 말이 아니다.

'어느 날 장주(莊周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는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것이 확실히 나비였다. 스스로 유쾌하여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문득 깨어나 보니 틀림없는 장주였다. 장주가 나비 된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장주된 꿈을 꾼 것인가. 장주와 나비에는 반드시 구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물화(物化: 만물의 변화)라고 한다. 세상의 상식에 따르면 장주와 나비는 분명 별개이다. 그러나 물화, 곧 생생유전(生生流轉)하는 실재(實在)의 세계에 있어서는 꿈 또한 현실이며, 현실 또한 꿈이다. 장주도 또한 나비이며 나비 또한 장주여서 그곳에는 아무런 구별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유유히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족하다고 장자는 말하고 있다.(장자 내편)'

흔히 부르는 노랫말에 이렇게 심오한 뜻이 있는 줄 어찌 알았겠는가.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주호접 속으로 빠져들었다.

연암 박지원의 글에서도 장주호접이 나온다.

 '포근포근 잠이 엉기고 아롱아롱 꿈이 짙을 때는 지극한 낙(樂)이 그 사이에 스며있는 듯도 하였다. 가을매미 소리가 가느다란 실오리를 뽑고, 태공에 흩어진 꽃봉오리가 어지러이 떨어지며, 그 아늑한 마음은 도교의 내관(內觀)과 같고 놀라서 깰 때는 선가(禪家)의 돈오(頓悟)와 다름없었다. 이런 때엔 비록 추녀가 몇 자가 넘는 화려한 고대광실에 석 자를 괸 큰 상을 받고 예쁜 계집 수백 명이 모시고 있는 즐거움이 있다 하더라도,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아니한 구들목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베개를 베고,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이불을 덮고, 깊지도 얕지도 않은 술잔을 받으면서 장주(莊周)도 호접(胡蝶)도 아닌 꿈나라로 노니는 그 재미와는 결코 바꾸지 않으리라. (漠北行程錄)'

민요 한 가락 배우려다 그만 옛 어른들을 만나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온다. 밤은 깊어 가는데 머릿속은 점점 생각으로 꽉 찬다.

그만 자야 할까보다.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꿈이라도 꾸고 싶다. 노랫말에서는 님을 못 만났다 했지만 혹시 모른다. 꿈속에서 님을 만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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