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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5.28 13:28:14
  • 최종수정2014.05.28 13:28:03

김형식

행정초등학교 교감·아동문학가

예전엔 시골 동네 골목마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찼었는데 요즘엔 학교 공부나 방과후 활동을 끝내고 집으로 가면 혼자 노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조용하다. 형제들도 많지 않아 혼자 크는 아이들이라 심심하다. 시골 학교의 돌봄 교실이 북적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학교 오지 않는 날이면 좀 떨어진 마을의 친구 집까지 부모들이 차로 데려다 주기도 하고 데려 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가족이 어울려 북적거리며 살아보지 않은 집이 많아서 다른 집 아이들이 찾아와 몰려다니고 떠들고 북적대면 불편해 못견뎌한다. 먼 이웃마을에서 친구 집을 찾아온 아이에게 매정하게 구는 식구들도 있다. 아이들이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상처 입은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쟤들은 왜 데리고 왔냐· 원 시끄러워 살 수가 있어야지"

"내가 안 데리고 왔어요. 쟤들이 따라 온 거지"

"다음부터는 데리고 오지 마라. 그리고 얼른 집에 가라고 해"

이런 대화를 들은 아이들은 집에 와서 이야기를 그대로 전한다. 그러면 온 가족이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우리 아이가 남의 집에 가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것에 너무 속상해 한다.

씁쓸한 마음에 정두리 시인의 시 '우리 집에 왜 왔니?'를 소개해 본다.

어쩜 우리가 부르는 노래 중에/ 이렇게 쌀쌀한 노래가 있다니/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누가 노랫말을 붙이고 만들었을까?/ 누가 이 노래를 내림으로 물려주었을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부르기만 했었지/ 이젠 다른 말로 바꾸는 게 어때?/ 우리 집에 놀러 와/ 놀러 와 놀러 와 친구야

예전엔 친구 집을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들었고 그 친구들도 우리 집을 제집 드나들 듯 했다. 아무도 왜 왔냐고 묻지 않았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이 노래를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고 놀이도 하며 자랐다. 그런데 시인은 이 노래가 참 쌀쌀 맞은 노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인심 각박한 요즘 세상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시이다.

친구네 집 마당에서 해가 꼴딱 넘어갈 때까지 고무줄놀이를 하다보면 저녁 밥상이 차려지고 얼른 와서 밥 먹으라고 채근하시며 마루에 끌어다 앉히시는 친구 어머니가 계셨었다. 가난한 살림이라 반찬은 무짠지에 된장찌개가 전부였지만 꿀맛이었다. 저녁까지 얻어먹고 밤늦도록 놀다 오는 때가 많았기 때문에 이 노래가 쌀쌀맞다는 생각을 안 하고 그냥 불렀다.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그 흙이 곱고 뽀얀 마당과 함께 친구 어머니가 그림 속에 계신다. 그 시절엔 가난했지만 누구든 밥 때에 만나면 불러서 먹길 권했었다. 들에서 일할 때 참이라도 가지고 가면 저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불러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인심이었다.

먹을 것도 흔하고 살기도 좋아졌다고 하지만 자기만 생각하고 혼자만 편히 살고자하는 세상이다. 물질은 흔한 세상이 되었지만 정신은 더 가난해져 가는 세상이다. 아이들의 고운 생각을 키워주는 좋은 시를 읽히며 감성을 길러주는 일이 중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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