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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봉사의 집, 콩두(豆)

"노인들과 함께 하는 날이 잔치죠"

  • 웹출고시간2013.08.06 19:17:23
  • 최종수정2013.08.06 19:15:54
관광버스 한 대가 뜨거운 여름 볕에 잠시 그늘을 드리운다. 소풍 나온 아이처럼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진다. 매달 첫째 주 월요일, 두부전문요리점 '콩두(豆)'에서는 독거노인과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어김없이 2년째 쉬지 않고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콩두(豆)의 노해욱 대표와 아내 조현경씨.

두부요리전문점 '콩두' 노해욱 대표는 "한 달에 한 번 점심을 제공하고 있지만, 형편이 좋아지면 2회로 늘릴 생각이다. 사실 재료원가를 따지면 별거 아닌데……굳이 드러낼 일은 아니다."라며 "전에는 저희 집이 주택가가 아니다 보니 어르신들이 걸어오셨는데, 이제는 차량이 마련되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라고 말한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노대표는 서둘러 주방으로 달려간다. 이익이 남지 않는 일에도 신바람을 내고 있는 그다.


"아이고, 우리는 오늘이 소풍날이여."

앞 접시에 한가득 두부를 담고 있던 정순자(74, 가명)할머니가 말한다. 할머니는 매달 2회 외출을 한단다. 봉명1동 봉사대에서 마련한 점심식사 때와 목욕하는 날이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독거노인들에게는 외출하는 맛이 더욱 각별히 좋다고 한다. 봉명1동 봉사회 채수화 회장은 "오늘 이렇게 점심을 꾸준히 제공해주시는 콩두 사장님이 정말 고맙다. 경기가 어렵다보니 예전보다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분들이 줄었다."라며 "콩두 사장님은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2년째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점심 봉사를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고마워, 다들 복 받을 겨!"

두부를 오물오물 씹던 이병욱(81, 가명)할아버지가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검버섯이 핀 손으로 이것저것 반찬을 살피면서 "다 먹을 만한 것만 차려 냈네. 오늘 같은 날이 잔치지 뭐."라고도 말한다.

"서울에서 식당을 하고 있을 때, 늘 문 밖에서 홀로 하루 온종일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계셨다. 모셔 와서 점심도 드리면서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가 독거노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주에서 '맷돌포두부'와 '색(色)두부'로 유명세를 얻어 전국 방송을 수없이 탔던 그였다. 전국시대, VJ특공대, 무한지대Q 등에 출연도 했다. 그러다 용암동에 새롭게 '콩두'라는 상호로 오픈하면서 점심봉사의 여정이 2년째 이어오게 된 것. 명성보다는 이제는 사람에게로 눈을 돌리고 있는 그였다.

"밥 차를 한 대 사서 시간나면 돌아다니며 배고픈 이들에게 순두부에 밥을 나눠드리고 싶다. 다들 순두부를 좋아하시니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노대표의 봉사열정은 다름 아닌 아내인 조경현씨로부터 시작된다. 아내인 조경현씨 역시 봉사일정으로 하루가 빡빡하다. 아침 일찍 남편이 하는 '콩두'에서 홀 청소와 주방을 돕고, 오전 9시면 미련 없이 미용봉사를 떠난다. 그리고 다시 점심에 식당일을 돕고 오후에 미용봉사나 인형극 봉사회로 또 발길을 돌린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오후로 나뉘어 봉사활동을 한다. 인형극과 미용은 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일이고, 시설이나 노인요양원 같은 곳도 방문해서는 이것저것 굳은 일을 도맡아한다.

맛있고 풍성한 상차림에 어르신들 손길이 바쁘다. 두부전골 속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었다. '콩두' 노대표가 장인의 솜씨로 빚은 작품이다. 형형색색의 두부가 식욕을 자극한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고 했던가. 뜨거운 7월의 한낮이지만, 어르신들은 뽀얀 김 속에 행복하고 따뜻한 점심을 들고 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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