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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19 18:16: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매물도 풍경

ⓒ 윤기윤기자
달라도 너무 다른 바다였다. '쪽빛 바다'란 표현이 그대로 어울린다. 남해는 짙은 푸른색이면서 옥빛이 감도는 바다였다. 청정한 봄날의 섬 여행이니 어딘들 좋지 않을까마는 남해안의 첫손 꼽히는 절경을 말하라면, 단연 등대섬이 있는 소매물도가 아닐까.

입안하는 여행객들.

ⓒ 윤기윤기자
소매물도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다. 먼저 통영의 여객선터미널을 통해 가는 방법이 있다.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또 한 가지는 거제도를 거쳐 저구항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저구항에서는 30분이면 소매물도에 도달하므로 두 번째 길이 빠르다. 소매물도를 관광하려면 먼저 물때가 열리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때가 열리는 시간은 매일매일 변하기 때문에 무작정 가면 등대섬은 그저 소매물도에서 눈으로만 바라보다 와야 한다. 직접 등대섬으로 오르려면,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

오늘 물때가 열리는 시간은 오후1시부터 7시까지다. 홍해를 가르는 모세의 기적처럼 그 광경을 보기 위해 서둘렀다. 12시10분에 출발하는 배에 겨우 올랐다. 멀리 햇살로 명멸하는 물비늘이 반짝이는 바다지만, 가까이 보면 그야말로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비취색이다. 손을 담그면 그대로 옥색으로 물들 것만 같다. 파란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섬들 사이를 미끄러져 간 배는 12시50분경 소매물도 선착장 입구에 일행을 내려주었다. 그림 같은 풍광의 소매물도지만 과거에는 '메밀'만 재배되는 척박한 섬이었다고 한다. 1800년대쯤 살기 위해 육지로부터 들어온 50여 명 모두가 곡식이 없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슬픔을 간직한 섬이기도 하다. 그래서 섬 이름도 '메밀'의 경상도 사투리인 '매물'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최고점은 망태봉과 등대섬

등대섬으로 향하는 길

ⓒ 윤기윤기자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소매물도를 보통의 섬으로 생각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등산화는 필수. 마을 한가운데로 난 돌계단을 약 30분 정도 오르니 폐교된 분교를 지나 망태봉에 도달했다.

망태봉에서 붉은 동백꽃 사이로 보이는 섬이 바로 유명한 등대섬이다. 푸른 초원지대로 이뤄진 섬 정상에 하얀 등대 하나가 외로이 서 있는 풍경이 그저 그림이다. 아쉽게도 벌써 물길이 열려 자갈길이 섬과 섬 사이에 오롯이 드러나 있었다.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리는 광경은 간발의 차이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 4회 입도하는 배의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등대섬으로 가기 위해 바닷길로 내려가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조심조심 발밑을 주시하며 내려가다 잠깐 고개를 들어 마주한 풍경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랍다. 파란 바다와 등대섬이 펼쳐놓은 장관으로 인해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도 그대로 그림엽서가 된다. 나무와 바위를 보듬고, 바다 바람을 들이마시며 오랫동안 남해의 아름다운 섬, 소매물도를 눈에 담았다.

소매물도 하얀산장 주인 김정만씨는 "소매물도의 또 다른 멋진 풍경은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난 길이다. 주민들이 오가는 길인데 '폭풍의 언덕'과 남매바위, 후박나무 등 알려지지 않는 비경을 만날 수 있다"라며 또 다른 비밀스런 길을 귀띔해준다.

소매물도.

파란 잉크를 풀어 놓은 것 같은 바다와 어우러진 등대섬 전경이 가슴에 차곡차곡 쌓일 무렵, 땀은 등에 흠뻑 차오른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하루 두 번 바다가 열려 몽돌이 가득한 열목개(자갈길)가 생겨 연결된다. 한려수도의 크고 작은 섬들을 깨우며 바다를 너울너울 건너온 봄바람이 온 섬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그래서 봄이면 섬들은 푸른 물과 봄바람을 머금고 쑥쑥 자라는 듯 보인다.

그림 같은 등대섬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이어주는 열목개는 약 70m다. 등대섬으로 걸어 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자갈길이다. 하루 두 차례 썰물 때만 열리기 때문이다. 억겁의 세월이 다듬어 놓은 몽돌을 조심스럽게 디디며 걸으면 아득한 시원(始原)의 소리가 들려올 듯하다. 열목개에서 등대까지는 경사가 조금 급하긴 해도 10~15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등대섬.

ⓒ 윤기윤기자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오르면 이보다 훌륭한 산책길은 없다. 크라운제과의 CF '쿠크다스' 촬영장도 중간에 만날 수 있다. 등대가 서 있는 정상에서 수직단애를 내려다보면 그저 아찔하다. 바다 쪽은 촛대바위, 글씽이바위 등의 기암괴석들이 온갖 기이한 전설을 품에 안은 채 서 있고, 등대로 오르는 언덕 좌우로는 잔디와 잡초들이 뒤엉킨 초록의 들판이 봄바람에 일렁거린다.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 쪼이는 소매물도는 바닷물로 금방 온 몸을 헹군 것처럼 푸른 기운이 감돌았다. 수정처럼 깨끗한 바닷물과 환상적인 섬의 비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 좀처럼 믿겨지지 않았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파도와 바람에 맞서온 장대한 기암절벽들이 그저 별세상이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사람에겐 소매물도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이라면, 한 번 가보았던 사람에겐 가슴에 품어 간직하다 언젠가는 다시 가고야 마는 섬이 바로 소매물도다.

선착장에서 망태봉을 거쳐 등대섬까지 가는 데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쉬엄쉬엄 걸으며 충분히 주변의 경치를 만끽하며 즐겨도 3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주변볼거리

통영 앞 바다

동양의 나폴리라 부르는 통영은 주변볼거리가 풍성하다. 해금강이 보이는 신선대 전망대를 거쳐 바람의 언덕, 함목 삼거리, 거제유스호스텔, 다대항, 다포삼거리, 다포항, 여차몽돌해수욕장, 병대도 전망대, 홍포, 대포 삼거리를 거쳐 명사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코스는 명품길이다. 그 중에서도 거제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병대도 전망대는 특히 일품이다. 해금강의 수려한 바다 풍광과 어울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언덕배기 유채꽃을 보고 있노라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소매물도 먹거리

멍게비빔밥

섬에서 먹는 먹거리는 그때그때 나는 자연해산물이라 좋다. 멍게비빔밥, 굴 미역국, 굴 해장국, 해초 나물……모두 자연산이라 도심의 음식과는 다르게, 저절로 달고 그대로 신선하다. 소매물도에서 많이 생산되는 멍게를 잘게 썰어 2,3일 젓갈로 숙성시켜 밥에 비벼 먹는 멍게 비빔밥은 향긋한 해산물 향이 듬뿍 나는 이 지방의 특별한 계절음식이다. 독특한 멍게 향이 별미 중에 별미다. 소매물도 '하얀산장식당(010-3515-0447)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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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