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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제4구간 은운리

구름조차 숨어버리는…'피안의 땅' 처럼 비밀스러운 곳

  • 웹출고시간2012.01.05 18:28: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청호 둘레길 제 4구간

은운리 분저리녹색체험마을~(2시간30분)~은운리 언목~은운교~(1시간)~은운리 마을회관

분저리와 은운리를 오가던 배가 들고나던 뱃길은 사람들이 걸어서도 지나갈 수 있는 냇가로 바뀌었다.

보은군 회남면 서탄리 물가에서 바라다본 분저리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한폭의 풍경화였다. 서탄리와 분저리 사이에 놓인 금강 물줄기로 인한 단절감 때문이었을까... 쉽사리 가닿지 못하고 멀고 먼길 돌아가야 하는 길의 끝 막다름에서 마주할 오지마을의 잔잔한 일상이 이젠 돌아갈 수 없는 유년시절의 추억처럼 소박한 풍경이었다.

보은군 회남면 분저리를 가기 위해선 군산·상주간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25번 국도를 따라 수리티재를 넘어 다시 571번 지방도를 이용하여야 한다. 회남면 소재지인 거교리 못미쳐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 길이 502번 지방도다. 그 곳에서 '분저실녹색체험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갈림길에서 대청호을 끼고 한 10여분 달리다 보면 햇살 가득 들여놓은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그곳이 바로 회남면 분저리다.

보은군 회남면 분저리는 면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1.28㎡ 면적의 작은 마을이다. 동으로는 판장리와 은운리, 서와 북으로는 용호리, 남은 서탄리와 접하고 있다. 본래 회인군 남면 지역으로 고려말 최영장군이 군량을 모아 가루로 만들어서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던 곳이라고 해 분저실 또는 분저곡으로 불리워 왔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인해 분저리로 회남면에 편입이 됐다. 1980년 대청댐 담수로 인해 일부가 수몰돼 서탄리와 송포리의 남은 지역을 흡수해 현재에 이르고 지명은 최영 장군이 기마병을 조련했다는 말바탕과 군사들을 쉬게 했다는 막장 등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들이 군막을 치고 주둔했다는 군막골도 남아있다. 대청호의 담수에도 불구하고 분저들과 빈정들 2만여평이 회남면 최대의 농경지를 이루고 있는 분저실은 지난 2003년 농림부의 녹색농촌 체험마을 조성사업으로 휴식과 관광기반이 마련된 자연친화형 농촌 관광마을로 인정 받았다.

아기자기한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은 도시민들은 농촌을 체험하고 농촌 사람들은 도시민들에게 농산물도 판매하고 농업, 농촌문화 등을 체험하게 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그야말로 상생을 위한 것이다. 분저리 마을 주민들은 각종 농사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었고, 마을의 앞산인 매봉산을 한바퀴 돌 수 있는 등산 코스도 만들었다. 매봉산 능선을 따라 나있는 등산로에서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한 집이 살고 있는 섬인 사탄리도 바라다 보인다.

바깥 세계로 나가기 위해 분저리 주민들이 선택하는 수단은 하루 3차례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아침, 점심, 저녁 3차례가 고작이다. 주민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나갔다가 다시 마을로 들어와야 한다. 다행히도 지난해 판장리부터 분저리까지 571번 도로가 2차선의 확포장돼 개통되면서 지금은 시간도 절약되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비포장 길을 달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은운리까지는 여전히 길이 포장 되지않아 은운리를 가기 위해선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운리 주민들이 면사무소를 가기 위해선 수한면 노성리를 돌아 수리티재를 넘어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분저리 마을앞에 서있는 마을자랑비

'분저실녹색체험마을' 커다란 돌비 앞에서 둘레길은 시작된다. 어렵사리 펼쳐놓은 포장도로는 끝나고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끝난다. 이후 시작된 임도는 울퉁불퉁 산허리를 끼고 굽이굽이 감아 돈다. 임도를 따라 한쪽 벽면으로는 울퉁불퉁 바윗살이 팅겨져 나온 산사면이 다른 한쪽 아래로는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산 높고 골 깊은 심신산골의 깊이감은 사람 하나 어찌되어도 모를 것 같은 고립무원이다. 손발은 오그라들고 오금은 저려온다. 경이롭다 못해 무섭다.

은운리 넘어가는 고갯마루에서 바라다 보이는 대청호와 주변 산들.

하늘에 닿을 듯 고갯마루 넘어서며 산허리 길은 소라돌기 처럼 돌아가며 고도를 낮춘다. 첨첨이 내려앉는 돌기의 끝이 은운리 언목마을이다. '구름도 숨는다'는 은운리. 산에 갇히고 골짜기에 숨어버린 마을은 피안의 땅처럼 비밀스럽다. 한때 10여호 살았던 마을은 두세가구만 남아 있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마을의 겨울은 더 을씨년스럽다. 여늬 마을처럼 서낭당 그리고 아름드리 둥구나무는 떠안은 세월을 이야기 한다. 높은 산그늘 아래 깊은 골짜기는 어둠도 일찌감치 찾아든다. 그와함께 추위도 눈치없이 끼어든다.

기산천을 따라 이어진 길은 그러고도 한참을 늘어놓더니 비포장 임도가 포장 도로로 옷을 갈아입는 은운리 마을회관 앞에서 둘레길은 끝이 난다. 소전리, 막지리, 분저리, 은운리...내가 알고 있는 오지마을의 서열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줄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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