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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25 17:39: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 /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지난 18일 윤경식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과 관계자들은 격앙된 목소리와 상기된 표정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시종 충북지사의 코드인사, 민주당의 비호, 강태재 대표이사의 적합성, 시민단체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성토했다. 또한 24일 있었던 이시종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또 다른 성명을 발표했다. 이 시위성 집회와 공격적 성명서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상위 1%의 정당, 보수 우익의 정당, 민중과 약자를 외면하던 정당, 상류 지배계층의 붕당이라고 비판받던 한나라당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일은 충북문화재단 설립으로 인하여 생긴 일종의 미시 사건이다. 언론에 의하여 보도된 것은, 이사진을 구성하면서 성향분석을 했다는 것이고, 그 성향분석이 정치적 검열이라는 것이며, 정치검열은 반문화적이고 반예술적이어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언론 보도는, 중도로 알려진 민주당 지방정부가 보수 한나라당과 진보 민노당을 제외했다는 정론성(政論性)으로 전이되었다. 즉각 충청북도 의회의 김양희 의원에 의하여 특위구성이 발의되었으나 곧이어 부결되었고 각종 추측과 소문이 충북사회를 휩쓸었으며, 민노당과 한나라당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한편 시위성 집회와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되었던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본질과 심층을 바탕으로 한 현상과 표면이다.

이 단기사건의 본질은 문화협치(文化協治)를 통한 창의성 발휘와 문화행정의 자율성 강화 그리고 충북도민들의 문화향수권 신장이다. 또한 문화재단의 심층은 21세기형 문화권리의 확보이고, 새로운 문화환경에 대처하는 소지역국가 충북의 생존전략이며, 문화사회와 문화국가로 나가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정쟁(政爭)으로 인하여 본질과 심층은 사라지고 표면과 현상만 상징화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문화예술계의 보수와 진보가 큰 갈등이 있는 것처럼 오인되는 한편 정치적 정쟁에 대한 비아냥조의 비난이 쏟아졌다. 또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진단과 함께 문화예술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충북문화재단은 이원종 지사 시절인 2002년부터 논의되고 연구된 것이다. 특히 2003년 5월 23일 충북도청에서 충북문화정책 토론회가 열린 이후 체계적으로 문화재단 설립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민선 4기 정우택 지사께서 2008년 충북 '문화선진도(文化先進道)' 담론을 실행하면서 문화재단이 구체화되었는데 민선 5기에도 문화선진도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중기적 전망 속에서 네 번의 공청회와 네 번의 토론회를 거치는 등 어렵고 힘든 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예총, 민예총, 문화원 등을 비롯한 지역과 계층의 합의된 의견이 2009년 7월 발간된 '충북문화재단 연구 보고서'에 담겨 있다. 그러니까 민과 관이 거의 10년에 걸쳐서 연구하고, 검토하며, 입안하고, 합의하고, 실행한 결과가 2011년 7월 1일 출범하여 도지사관사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 충북문화재단이다. 당시 언론과 정치는 이 문제를 그렇게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가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사회(文化社會)의 이상으로 충북의 중기지속사와 장기지속사의 전망을 일깨워 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따라서 조화와 균형을 맞추고자 열심히 하다가 파생된 단기사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문화예술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대다수의 문화예술인들은 본질과 심층을 외면한 논쟁을 보고 모욕감과 분노를 느낀다. 왜냐하면 4%가 되어야 적정한 문화예술 예산은 10년째 1.6%에 머무르고 있어도 몇 명의 정치인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거론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태로 이시종 지사께서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므로 이번 임기 내에 문화예술국 설치, 충북아트센터 입안, 문예진흥기금 300억 확보, 문화예산 4% 달성, 현재의 도립챔버오케스트라 이외의 도립예술단 3개 신설, 메세나 운동 재개, 충북문화포럼 강화 등 산적한 문화예술의 현안을 도정(道政)의 최우선 순위로 배치해 주실 것과 2012년에는 이런 긍정적 지표를 가지고 기자회견해 주실 것을 청한다. 윤경식 전국회의원께서도 문화예술의 진정한 발전과 문화약자의 문화권 신장이라는 본질을 함께 짚어주실 것을 바란다. 다소 진통이 있었지만 언론의 관심과 정치권의 논쟁과 160만 충북도민의 사랑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출범하는 충북문화재단은 '충북문화헌장'에 써 있는 것과 같이 21세기를 울리는 휘황한 하늘북[天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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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