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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24 18:04: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성재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옷깃을 여미는 사람들의 모습에 벌써 겨울이 찾아왔음을 알게 된다. 날씨도 갈수록 성급해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지, 언제 가을이었나 싶게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추워지니, 작년 이맘 때 새벽 공기를 마시며 오창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당시만 해도 다시 새벽 버스를 타야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마음이 항시 조급하였고 편치 않았다. 하지만 고맙게도 휴직을 한 아내의 큰 결단으로 지금은 이사를 하여 퇴근길 발걸음이 무척 가볍기만 하다.

청주지역은 비교적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인지, 당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버스는 항상 승객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서울로 가는 길은 인근 나들목(I·C)을 바로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1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북진천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기도 하였다.

하루는 내가 탄 버스가 후자의 길을 택하여 가고 있었는데, 이 점이 불만이었는지 한 승객이 버스 기사에게 불평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버스 기사는 양해를 구하고 친절히 설명을 하였다. 규정 속도에 따라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나, 바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속도를 내어 가는 것이나, 도착시간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아울러 고속도로를 바로 이용하면, 시간에 맞추어 가려다 과속을 하게 되어 승객의 안전문제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이런 친절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그 승객은 국도로 가는 것이 계속 느리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러던 중 고속도로를 들어서게 되었는데 속도를 더 내어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것이었다. 잠시 새벽잠에 빠져있던 나는 순간 섬뜩한 이 말에 잠이 확 깨어 버렸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그리도 쉽게 생각하는지, 만일 버스가 과속하다 사고라도 발생하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버스는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였다. 오는 내내 분이 안 풀렸는지 그 승객은 다시 버스 기사에게 불평을 늘어놓으며 심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정말 급한 일이 있었다면 전날 서울로 올라갔으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을, 괜히 이른 새벽부터 다른 사람의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들어야 했는지 참 어이가 없었다.

실제 지도를 보아도 오창에서 북진천 나들목까지 국도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되면 더 돌아가게 된다. 나의 경험으로도 북진천 나들목을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편했다. 요즘은 고속도로만큼이나 국도 역시 길이 넓고 좋아서, 청주에 들어설 때 막히는 고속도로보다 이 길을 이용한다.

이와 유사한 일은 최근에도 여러 번 겪었다. 아침 출근시간, 지하철은 많은 승객들로 인해 승하차가 지연되다 보니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여 운행한다. 또 환승역이나 여러 노선이 같은 역사(驛舍)를 이용하는 경우 신호 대기로 잠시 정차를 하게 되는데, 승무원의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이 불평들을 쏟아내고는 한다. 물론 완벽한 시간에 맞추어 모든 일이 진행되면 가장 좋겠지만, 다 이유가 있어 발생하는 일들인데 조금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기만 하다. 만약 안전사고라도 발생하게 되면 더 큰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들의 성급한 마음은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숨 가쁘게 전철 문을 박차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먼저 출구를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다. 승강기나 자동계단에서 자연스레 또 마주친다. 또한 고속도로를 다녀보면, 굉음을 내며 과속으로 앞서나가던 차도 결국 얼마 못가서 휴게소에서 다시 만난다. 과속으로 인해 펑펑 소모되는 기름값이 아깝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절약되는 만큼 더 멋진 곳을 많이 찾아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듯 여유를 가지다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소득이 기다리기도 한다.

성급하면 성급해질수록 시간도 빠르게 지나가고 욕심도 과해지는 것 같다. 따라서 바쁘게 일상을 맞이하는 것도 좋겠으나, 때론 흐르는 시간에 맞추어 순리(順理)대로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마냥 느긋하게 기다리자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다만 마음의 성급함을 털어내 버리자는 것이다. 저물어 가는 한해, 순리에 어긋난 마무리는 결코 유쾌하지 못한 한 해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옛 말에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쓰랴'라는 말이 있다. 바늘귀에 제대로 실을 매어야 아름답고 예쁜 옷이 만들어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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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