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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외국인 출신 환경미화원 탄생

"청주서 찾은 깜짝 행운"

  • 웹출고시간2010.03.03 19:59: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야스만달 싱 씨가 흥덕구 운천동 일원에서 연탄쓰레기를 수거차량에 싣고 있다.

ⓒ 임장규 기자
누가 뭐래도 환경미화원은 힘든 직업이다. 베테랑 환경미화원도 아령보다 무거운 쓰레기봉투를 들고 골목을 뛰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우리네 생김새와 조금 다르다. 그래도 일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환경미화원이다.

인도출신 한국인 야스만달 싱(33)씨. 싱 씨는 전국 최초의 외국인 출신 환경미화원이다. 인도에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지 10여년 만에 그는 가슴팍에 '흥덕구'라고 찍힌 환경미화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13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환경미화원이 된 그는 "행복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싱 씨는 인도 북서부 펀잡주 지방에서 태어났다. 구루나낙 칼리지에서 레슬링을 전공한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사업을 하던 사촌형을 따라 지난 1999년 한국을 첫 방문했다.

인도와 한국을 왕래하며 일을 하던 그는 2003년 인도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지금의 부인 김주희(38)씨를 만났다. 싱 씨의 말에 의하면 그들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비행기 옆 좌석에 부인이 앉았었어요. '인도로 여행가는 중'이라고 했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제가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같이 델리, 아그라 등을 돌아다녔죠. 그러다 눈(?)이 맞은 거죠. 하하"

싱 씨가 능숙한 한국말로 연애 스토리를 늘어놓는다. 부인 김 씨가 수줍은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본다.

둘은 인도에서 곧바로 결혼했다. 운명적인 만남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인도에서 잠시 거주하다 싱 씨의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간 뒤 지난 2005년, 부인의 절친한 친구가 있는 청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듬해부터 싱 씨는 청원지역의 한 공장에서 일했다.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자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야스만달 싱 씨가 흥덕구 사창동 부인의 미용실에서 딸 김스민(5·오른쪽)양과 아들 김하르만(2)군을 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임장규 기자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었다. 부인과 결혼해 1남2녀를 둔 싱 씨는 지난해 퇴사를 결심했다. 부인이 미용실을 운영, 칭얼대는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 그러던 중 환경미화원 모집 공고를 접했다. 지난해 6월 한국국적을 취득, 자격요건에 문제가 없었던 싱 씨는 한 달 간 체력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 분명 연습할 때는 25㎏ 모래주머니를 5분 이상 들었는데 긴장한 게 문제였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내년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부인은 "괜찮다"며 남편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지난 1월 말,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환경미화원 중 1명이 개인사정으로 퇴직한 것이다. 예비합격 1순위였던 싱 씨는 그렇게 환경미화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의 면접기간을 거친 싱 씨는 성실한 자세를 인정받아 3월1일자로 최종합격, 꿈에 그리던 청소차를 타게 됐다. 합격 소식을 전해들은 인도의 가족들과 캐나다의 부모들은 며칠 간 동네잔치를 벌였다.

출근 첫 날, 무사히 일을 마친 싱 씨의 얼굴에는 기쁜 표정이 가득했다. 그는 "힘든 것은 전혀 모르겠다"며 "오히려 운동을 좋아해서 뛰어다니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워낙에 정리정돈이 몸에 밴 그에게 부인은 "정리의 대장"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싱 씨는 삼겹살을 좋아한다. 소주도 곧잘 마신다. 그래도 요즘 입맛 들린 막걸리가 제일이다.

싱 씨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참 정이 많은 나라에요. 모두가 저를 따뜻하게 대해줘요. 너무 고맙죠. 정말이지 열심히 일할 겁니다. 그래야 일 끝나고 먹는 막걸리가 더 맛있지 않겠어요?"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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