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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17 13:34: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12월 6일 경남 통영시에서 열린 '이순신장군배 통영마라톤대회'에 다녀왔다. 한마디로 부러웠다. 통영시내 부둣가와 미륵도 해안을 달리며 감상한 천혜의 자연경관만 탐나는 게 아니었다. 전국에서 모인 7,000여명의 달림이들에게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우는 통영의 진수를 일거에 보여주는 점이 돋보였다. 유치진,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박경리와 같은 걸출한 문인들과 음악가 윤이상을 배출한 통영의 문화자산에다가 쪽빛 바다, 통영의 특산물인 굴, 멸치, 유자와 적절히 어우러진 마라톤 대회는 압권이었다.

-지역 특성 잘 살린 대회-

통영마라톤대회 주최측은 외지인들을 많이 참가시키기 위해 참가신청 막판에 통영시민들의 참가 접수를 조절했다고 한다. 한명이라도 더 많은 외지인들에게 통영의 아름다움과 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달리는 도로 주변 통영시민들의 응원과 격려도 뜨거웠다. 자기들 즐기려고 길거리 막아놓은 채 달리는 사람들에게 마지못해 보내는 박수인지 통영을 찾아줘 감사하니 힘내라는 박수인지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출발점인 도남관광지에서 조금 달리니 머리위로 케이블카가 지나다닌다. 뒤에서 "다다다닥"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풀코스 참가자보다 10분 늦게 출발하는 하프코스 참가자 선두 그룹이 풀코스 후미 그룹을 보란 듯이 추월해 씽씽 달린다. 5km 반환점을 통과해 야경이 일품이라는 통영대교를 지나 1차 반환점인 갈목까지 가는 구간에 여기저기서 "바다 경치 정말 멋지다!"는 탄성이 자주 들린다. 갈목을 돌아 통영 페리호 부두 근처 서호시장을 지나는 지점 인근 횟집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 보내준 함성과 박수는 거의 꼴지로 달리는 그룹에 큰 위안이 됐다.

비릿한 갯내음을 폐부 깊숙이 들이 마시며 제2반환점인 문화마당을 돌 때쯤 배는 고프고 오른쪽 종아리가 당겨 완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골인 지점은 아직도 멀었는데. 그 유명한 원조충무할매김밥집이 눈에 들어오자 그대로 뛰어 들어가고 싶었다. 문화마당을 돌아 통영세관 앞의 급수대에서 물과 초코파이를 먹고 다시 힘을 얻어 통영대교 밑 구간에 이르자 횟집 아주머니들의 응원이 열렬하다. 입술 옆에 점이 있는 아주머니와 손바닥을 마주치니 원기가 보충된 듯하다.

통영대교를 되돌아 건너서부터는 길고도 외로운 여정이지만 꿈결같은 코스였다. 미륵도를 한바퀴 도는 후반부 코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풍화, 벌포, 산양삼거리를 달리는 내내 오른편으로는 물감보다 더 푸른 바다가 굴 어장을 품어 안고 출렁였다. 천천히 밀려왔다가 달리는 발 밑에서 속살을 여지없이 드러내고는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바다를 쳐다보며 사랑하는 사람 이름을 불러본다. 체력은 이미 한계상황을 넘었다. 박경리 묘지로 향하는 긴 언덕을 오르며 걷기보다 느리게 뛰지만 어차피 인생은 고비의 연속임을 되뇐다.

시인 고은 선생이 승려시절 가부좌를 틀었던 미래사 입구를 지나면서 내가 뛰는건지 자동으로 발이 나가는건지 분간이 안 되는 무념무상이다. 영운리 언덕길을 절뚝거리며 뛰어 내려가는데 느닷없이 달려드는 '영남반점'의 자장면 냄새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골목입구에 서 있던 여인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힘내세요"를 외쳐준다. 영운리에서 골인지점에 이르는 코스에 펼쳐진 바다는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이룬 한산대첩지 바로 그곳이다. 기막힌 경치가 압도할 뿐 아니라 골인점에 가까워진다는 설렘으로 흥분을 억제키 어렵다.

마리나 리조트를 통과해 골인하자 통영의 진미인 굴을 재료로 한 각종 음식들이 지천이다. 굴라면, 굴떡국, 굴무침, 굴튀김.... 등 굴 요리 전시장이다.

충북지역에서도 여러 자치단체가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지역을 홍보하고 있다. 마라톤을 즐기는 마니아들은 전국 어디에서 열리는 대회든 거리의 원근을 마다않고 찾아가 달린다. 때문에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는 어느 지역에서 개최되는 대회가 제대로 준비됐는지, 코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개최 지역이 의도하는 홍보 전략이 성공적이었는지 아닌지를 자연스레 판단하게 된다.

-통영시민 열정으로 성공-

지역 홍보 전략이 어찌 마라톤 뿐 이겠는가. 자치단체마다 경쟁하듯이 앞 다퉈 벌이는 우리 지역 각종 대회나 축제들이 막대한 예산을 축내는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외지인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줘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른 자치단체보다 먼저 선점하기 위해 지역과의 연관성이 없는 축제를 해마다 끌고 가는 자치단체도 있는 실정이다.

하늘이 통영에 내려 준 절경과 통영 시민들의 열정이 합작돼 빚어낸 '이순신장군배 통영마라톤대회'가 주는 감흥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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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