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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03 17:06:53
  • 최종수정2023.08.03 17:06:53

황은준

달빛봉사대장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이 시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이해인 수녀의'달빛기도'라는 시의 일부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뜻하고 은은하지만 강한 울림이 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시를 접하고 마음속 깊이 품고 있을 때, 지인들과 함께 봉사대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그런 거창한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고, 마음속에 고운 달을 품고 살아가는 지인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봉사대를 만들었고, 이 시의 제목을 본떠'달빛봉사대'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 이렇게 산남동 11명의 지인들과 봉사대를 만든 게 2023년 6월 2일이었다.

필자는 산남동에서 오랜 기간 통장을 해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제도적으로 행정적인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느꼈다. 행정기관에서도 촘촘하게 복지를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 분명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달빛봉사대'가 출범된 지 2개월이 되었는데, 그동안 기운차림식당 봉사와 일손이음 봉사, 수해복구 등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였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하여 함께 노력하였다.

특히 이번 오송읍의 한 주택 수해현장에 갔을 때 침수가구, 가전제품, 의류 등을 꺼내 옮기고 닦으며 손을 보태기도 하였지만, 망연자실해하고 있는 수해 피해자들을 꼭 안아주면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니, 어르신은 눈물을 흘리시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 또한 달빛 봉사단이 해야 할 일이었고, 우리는 큰 보람을 느꼈다.

이번 폭우로 수해를 입은 어느 상인이 "형제처럼 가족처럼 다 해주셔서,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을 얻었다. 우리 이웃분들을 다 얻었다."라는 내용으로 인터뷰한 것을 봤는데, 이번 수해 현장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모든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경의를 표한다.

봉사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둥글고 고운 달을 띄워 내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먼저 인사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보자. 어렵고 힘겨운 삶에서 결코 혼자가 아님을 전해주자. 그러면 내 마음속 둥근 달은 더욱 커지고,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좋은 기운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금세 퍼져나가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동화 같고 허황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늘 이런 아름다운 동화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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