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직지원정대원 2명의 실종 소식은 산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아직 생사 여부가 확인되진 않았다. 얼마 전 히말라야 고봉 낭가파르밧(8천126m) 등정 후 하산길에서 추락 사망한 고미영씨가 떠올랐다. 충북산악인과 히말라야의 슬픈 인연 때문에 불길한 생각을 감출 수 없다. 민준영 등반대장과 박종성 대원의 빠른 무사귀환을 소망한다.***산행 준비는 철저하게등산만큼 건강에 좋고 경제적인 운동도 드물다. 그러다 보니 주말이면 전국의 산들은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간 대형 사고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산행은 늘 그렇다. 산이라고 해서 모두 똑 같은 산은 아니다. 나름대로 개성과 특징이 분명하다. 산악사고가 빈발하는 산이 따로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즐겨 찾는 산은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생각해 보자. 그리고 준비하자.가을은 맑고 청명하다. 그래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산악사고도 잦다. 사전준비 없이 무심코 산행에 나섰다간 조난을 당하기 쉽다. 안전 산행을 위해 준비하고 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는 모두 412건의 산악사고로 356명이 사고를 당했다. 올들어 8월말 현재 모두 238건
보은출신 시인 오장환이 보은의 지적 재산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광복 후 월북한 행적으로 인해 반세기 동안 논의조차 금지되었던 그의 작품이고 보면 실로 엄청난 반전(反轉)이다. 오장환의 작품은 지난 1988년 해금조치로 말미암아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재조명되기 시작하여 우리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보은의 지적재산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아마도 보은군의 노력과 함께 14회를 거듭한 '오장환 문학제' 덕분이라고 본다. 오장환 문학제의 초창기에는 보은 회인에 있는 오장환의 생가가 폐가로 방치된 상태였다. 서까래와 문짝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으며 마당에는 개망초가 웃자라 출입하기조차 힘들었다. 문학제가 거듭되며 오장환 생가는 말끔히 정비되었고 그 옆으로는 오장환 문학관이 번듯하게 들어섰다. 마당 모퉁이에는 오장환의 대표 시 중 하나인 '나의 노래'가 새겨진 시비가 건립됐다.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로 시작되는 '나의 노래'는 생가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시심(詩心)을 일깨운다. 행사 첫날인 지난 18일에는 보은 문화원에서 제2회 오장환 문학상 시상식(수상자·백무산) '한국 아방가르드 시 계보에 대한 학술세미나
대한민국 국회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며칠 전 미국의 유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우리 국회를 난장판 의회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5개 무질서 의회··에서 단연 첫손으로 꼽힌 것이다. 사람은 인격(人格)을 갖춰야 존경받는다. 한 나라는 '국격(國格)··이 있어야 부흥한다. 그래서 사람이건 나라건 품격이 없으면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품격이 중요하다우리 국어사전에 아직'국격'이란 단어는 없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릴 가능성은 아주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사용빈도가 아주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다. 물론 군사독재 등 암흑기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 있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온몸을 사용하는 습관이 그렇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원들은 지금도 국제사회에서 '격투기 선수··라는 비아냥을 감수하곤 한다. 툭하면 벌어지는 난투극 때문이다. 여의도 의사당은 1년에 몇 번씩 유혈 낭자한 격투기 무대였다. 국격을 떨어트리는 전형적인 행위다. 그래서 '의회 난동의 세계 리더··란 표현에 반박할 명분도 없다. 국가 품격을 저해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믿을 게 못된다고 말들 하지만 요즘처럼 정치인에 대해 실망한 적도 흔치 않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離合集散)하고 합종연형(合縱連衡)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민초들을 상대로 조령모개(朝令暮改)하고 조삼모사(朝三暮四) 하는 것은 정도(正道)와 위민행정에 반하는 것이며 민초를 졸(卒)로 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행동이다. 요즘의 정치인들은 한 술 더 떠 작정이라도 한 듯 충청도민들을 약 올리고 있다. 도대체 다음 선거에 어쩌자고 그러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요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세종시 건설이 그 단적인 예이다. 충청권에서 언제 세종시를 건설해 달라고 애걸복걸했던가. 양반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가만히 앉아 있는 충청도민들을 정치권은 마구 갖고 논다. 지방분권을 위해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해야 한다고 목울대를 올리더니 요즘에 와서는 행복도시를 두고 변질 론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서울대를 이전하여 교육과학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느니, 국제과학비즈니스 거점도시로 육성해야 한다느니 별별 백가쟁명(百家爭鳴)식 견해가 정치권에서 떠돌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도 "세종시의 건설은 효율적이 아니라
게으름은 곧잘 낭패로 이어진다.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큰일을 겪기 일쑤다. 지난 주말 평소 산과 함께 우정을 나누는 지인들과 1박2일 치악산 종주산행에 나섰다. 일기예보를 무시한 덕에 큰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문제가 있을 걸 알면서도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 결국 일이 터졌다. '아차'해 보았자 때는 늦었다. 무비유환(無備有患)의 대가를 제대로 치렀다. 한 마디로 '개고생'이었다. ***유비무환은 위기관리다유비무환(有備無患)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사자성어다. 일상에서도 흔히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구로 회자된다. 그런데 잘 실천되지 않는 문제를 갖고 있다. 이번 산행 비박 때 겪은 일을 곰곰이 되돌아봤다. 그리고 유비무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저 그렇게 소홀히 흘려버릴 경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유비무환은 예상되는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하면 후환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잘 지키기는 어렵다. 게으름의 소치다. 인간의 불행함이기도 하다. 위기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피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하지만 그 위험을 도외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의 일로만 치부하고 싶을 때도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은 인류문화 창조의 상징이고 학습도시 청주의 자존심이자 대표적 문화상품이지만 축제로 전환시키기에는 매우 힘든 아이템이다. 무릇 축제는 그 속성상 먹고, 마시고, 즐기는 오감만족의 기본 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지축제는 이런 일반적 축제의 형태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축제의 콘셉트를 창조와 배움에 두고 있는 관계로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어떤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축제로 전환하기 힘든 아이템을 청주시는 축제로 만들어 성공하였으며 '학습축제'라는 역발상이 오히려 여타 축제와 차별화를 기하고 청주만의 축제로 특성화 하는데 성공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지난 2000년에는 청주 최초의 오페라 '직지'를 만들어 우리나라 문화 1번지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림으로써 청주의 문화적 역량을 한껏 뽐냈다. 그 후 직지 오페라는 간헐적으로 직지 축제에 등장하였으며, 공연비의 부담이 클 때에는 아리아 부분만 뽑아서 무대에 올리는 갈라 콘서트 형태로 치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청주의 대표 문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지역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앙무대에 도전장을
시·군 통합은 주민의사가 우선지난 주 내내 충북이 또 한 번 시끄러웠다. 임각수 괴산군수가 증평군과 통합을 일방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임 군수는 지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건 없는 통합을 주장했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었다. 유명호 증평군수는 즉각 반박했다. "무슨 소리냐"며 일축했다. 청주·청원 통합 문제의 본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방적 요구나 주장은 결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경구가 또 한 번 떠오른다. ***통합 위한 통합 돼선 곤란최근 전국적으로 자치단체 간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통합을 논의 중인 자치단체는 모두 47곳에 이른다. 정부의 지원 대책 발표가 불을 지폈다. 아래로부터 활발한 통합 논의는 바람직하다. 그동안 통합 필요성은 널리 인정됐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없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전히 다르다. 통합에 합의한다 해도 향후 과정에서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인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무성했다. 그러나 별 진척은 없었다. 늘 구두선으로 끝났다. 지금까지 해묵은 과제다. 이제 논의는 그만하자. 결실을 맺는데 주력하자. 그러기 위해 정치권과 중앙정부, 자치단체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
코스모스가 가을을 부른다. 귀뚜라미가 가을을 대표하는 동물 전령사라면 코스모스는 식물을 대표하는 가을 전령사이다. 코스모스가 필 무렵이면 삼복더위도 얼추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불며 가을이 성큼 다가선다. 하늘은 더 높아지고 에머럴드 빛을 더해간다. 하늘이 꽃잎에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여름내 꽃봉오리에 꼭꼭 숨겨놓았던 가을을 슬며시 토해 놓는 것이 아닐까. 꽃잎에 갇혀있던 수많은 하늘조각이 풍선처럼 떠올라 공중에서 합성되어 푸른 하늘과 은하수, 그리고 수많은 가을 별들을 만들어 낸다. 가을 들녘은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서 더욱 아름답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는 단발머리에다 꽃무늬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소녀를 연상케 한다. 장미처럼 화사하지도 않고 철쭉처럼 요란하지도 않은 꽃잎은 사춘기의 몸살을 안으로 삭인 청순한 소녀 같다. 비록 멕시코가 원산이지만 바람결에 하늘거리는 담백한 꽃잎은 친정어머니를 향해 웃음 짓는 전형적 조선 여인이다. 귀화한 꽃잎이 어느새 한국인의 정서를 눈치 챈 모양이다. 사춘기의 열병을 앓던 지난 날, 어느 여학생이 보낸 편지엔 코스모스 꽃잎이 붙어 있었다. 그 여인의 향기에 취해, 꽃잎에 취해 잠 못 이루던 어느 가을밤, 귀뚜라미는 더 요
충주의 쾌거이자 충북의 쾌거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쾌거다.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주 유치를 마음껏 자축하자. 세계조정 최고 축제가 충주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충주를 세계에 활짝 여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의 웅크림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선수들의 아름다운 경연은 충주를 넘어 온 지구촌을 감동시킬 것이다. ***남은 기간 준비에 만전충주 시내를 벗어나 약 10분정도 나가면 탄금호가 있다. 바다 같은 호수다. 사시사철 만수다. 그래서 언제나 도도하고 잔잔하게 흐른다. 장마철에는 홍수 조절 및 전력 수급을 충실히 해낸다. 2년 전엔 아시아 조정선수권 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세계적 조정 인사들도 다녀갔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곧은 물줄기는 6km나 이어진다. 지금은 가을 햇빛이 몰려들어 더욱 아름답다. 국제조정연맹(FISA)은 31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폴란드 포즈난 인터내셔널 페어 센터에서 정기총회를 열었다. 그리고 충주를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했다. '160만 충북도민의 승리'다. 전 도민의 열정으로 일궈낸 값진 승리다. 잔치의 시작이다. 멀리 폴란드 포즈난에서 촉발됐다. 앞으로
할머니의 재봉 솜씨는 단연 수준급이었다. 쌀 서너 가마니를 내어 어렵게 장만했다는 미제 싱거(SINGER)미싱은 보릿고개를 넘는 우리 집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경기도 안성 동막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할머니는 학교 근처에 가본 일이 없어도 당신 스스로 한글과 한문을 깨우쳤다. 청주로 시집을 와 신혼초기에 다소 무리를 해서 재봉틀을 장만한 것이다. 농사일을 하면서도 할머니는 바느질과 재봉틀 품삯으로 아버지를 학교에 보내 신식 교육을 받게 했고 손자들이 보챌 때면 고쟁이 속에 감춰두었던 그 품삯으로 과자 등을 사주었다. 할머니는 양재학원을 다닌 적도 없었는데 할아버지의 두루마기나 삼베적삼을 척척 만들어냈고 더러는 손자들의 바지나 원피스도 만들어 입혔다. 나는 그때 할머니의 손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어낸다는 마이다스의 손처럼 느껴졌다. 우리 동네에는 재봉틀이 우리 집 밖에 없었다. 따라서 명절 무렵이면 동네 아낙들이 우리 집으로 집결하다시피 하였다. 할머니는 흔들거리는 호롱불아래서 밤을 새우며 동네 사람들의 설빔, 추석빔을 만들어주고 얼마간의 품삯을 받았다. 할머니의 눈썰미는 참으로 대단했다. 양재에 필요한 대나무 자나 분필 등을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엊그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장으로 엄수됐다. 오랜 사회적 과제인 화합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의 마지막에 남긴 화두는 '화해와 용서'였다. 이 화두가 국장이라는 장례 형식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그리고 이념과 당파, 지역갈등과 반목을 뛰어넘은 국민 통합의 촉매제가 됐길 소망한다. ***국민의 정신적 지주돼야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세대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늘 갈등의 단초였다. 한 마디로 세대갈등의 진원지였다. 부모는 "저 사람은 어째 맨날 반대만 한다냐"고 불만이다. 대학 다니는 자식은 "할 만 하니까 하는 거지"라고 대거리 한다. 이런 대화는 일상이었다. 한두 집만의 일이 아니었다. 이 시기 부모와 자식은 서로에게 온화하게 묻고 부드럽게 답하지 못했다. 부모는 자식을 향해 "너 같이 하면 온 나라가 빨갱이에 물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자식은 "아버지 같은 생각은 군사독재를 다시 부른다"고 대들었다. 사실이다. 그랬다. 고인이 된 김 전 대통령을 새삼 이념의 골로 끌어들이기 위함이 아니다. 이념 갈등에 휩싸이게 할 생각도 없다. 다만 한 시대 이념 갈등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
옛길엔 그리움이 널려있다. 조선 소나무 우거진 옛길을 걷노라면 어디선가 옛 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오래된 바람이 머물다 간 숲속에선 잡초처럼 끈끈히 목숨을 이어간 민초들의 체취가 바람결에 밀려오고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가지에는 태고의 전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계절을 이어 달리며 피고 지는 옛길엔 알싸한 향수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고속도로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 기능면에서 그 효용가치를 잃은 옛길은 방치되거나 자꾸 사라져가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옛길에 대한 그리움은 오히려 더 증폭되고 있다. 아마도 옛길은 물질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의 정신적 고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리라. 소백산맥이 충북과 영남을 가른 까닭에 우리고장에는 옛길이 많다. 영남에서 한양을 가려면 필히 충북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옛길이 단양의 죽령(竹嶺), 연풍과 문경을 잇는 조령(鳥嶺), 충주시 미륵리사지 위쪽의 하늘 재, 영동의 추풍령(秋風嶺)과 괘방령(掛榜嶺) 등이다. 관리들은 물론, 청운의 꿈을 안은 선비도, 부평초처럼 사방대처를 떠도는 보부상이나 소몰이꾼도 이 길을 넘나들며 삶을 이어갔다. 과거시험을 치르는 선비들은 가급적 추풍령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