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10만 년 전, 내 생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 입은 내 마음을 달래기도 하다가 어떤 날은 구름 뒤에 숨어 내가 걷는 길 조용히 지켜보기도 한다. 나의 두 번째 시리즈 작품은 '겨울 풍경'에 이어 '달과 별'에 관한 이야기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나의 생각과 상상력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그래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중반까지 내가 제작한 회화 작품에는 열쇠와 천, 실과 단추 등의 재료들이 등장하고 설치 미술에서는 북과 천, 모래와 나무, 계란 껍데기 등의 다양한 오브제를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어쩌면 20대 젊은 시절, 간절한 마음으로 유난히 즐겨 그렸던 겨울 풍경, 별과 달, 이러한 주제들이 오늘도 붓을 놓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시 창작으로 이어졌는지도 모른다. 마음과 몸을 치유해 주는 달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외롭고 낮고 쓸쓸한 길 걸을 때 어디에서나 어두운 밤 길 밝히고 포옹해 주는 풀잎의 향기를 닮고 나무의 뜨거운 피를 닮았기 때문이다. 달은 거대한 산으로 왔다가 잔잔한 호수처럼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첫눈처럼 설레면서 오고 또 어떤 날은 구름에 가려져 잠시 거리를 두기도
아이 엄마에 대한 첫인상은 몹시 지쳐 보인다는 것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대충 입은 옷차림, 외모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둘러업고 온 남자아이는 여기저기 밥풀이 붙은 얇은 내복만을 입고 있었는데, 아무리 자가용으로 오간다고 하더라도 한겨울에 5살 아이에게 내복만 입혀 외출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상담실을 찾은 이유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아이는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고, 대부분의 시간을 엎드린 채로 자동차를 굴리거나 좋아하는 숫자 퍼즐을 맞추며 보낸다고 했다. 의미 있는 대화는 거의 불가능했고 TV에서 들은 말을 혼잣말처럼 웅얼거릴 때가 있다고 했다. 병원 진료를 제안했고, 아이는 언어와 사회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발달이 심각하게 지연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 엄마는 유명 잡지사의 기자로 근무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연년생으로 남매를 출산하고 키우면서 삶이 달라졌다고 했다. 남편은 늘 바빴고, 친정 식구들은 모두 먼 지방에 살고 있어 육아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특히 둘째 아이는 병치레가 잦아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을 드나들었다고 했다.
9월,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 찾아왔다. 여름의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이맘때쯤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것처럼, 우리는 삶 속에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청렴(淸廉)은 우리 사회의 근본을 이루는 중요한 덕목이다. 청렴은 단순히 부정부패를 예방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공직자의 도덕적 책임과 직결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 청렴하지 않은 사회는 부패로 인해 신뢰가 무너지고, 결국에는 국민의 삶에 큰 피해를 가져온다. 반대로 청렴한 사회는 구성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민이 공직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 행정 기관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으며, 그 신뢰는 바로 청렴에서 비롯된다. 청렴은 그 자체로 이상적인 목표지만,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있다. 하지만 청렴은 단순히 외부의 감시나 법적인 규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청렴은 내면의 양심에서 비롯되며, 스스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공직자로서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북한이 지난 12일 탄도미사일 발사하고 다음 날 핵물질 생산시설 공개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시설을 시찰하는 모습까지 보도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또 다른 핵 시설인 평양 인근 강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힌지 약 15일 만에 북한이 핵시설 가동을 공개한 것이다. 이번에 보여준 핵시설이 어디인지는 불명확하다. 2010년 미국 핵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보여준 핵단지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지역이었다. 헤커박사 개인에게 핵시설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보란 듯이 핵시설을 드러낸 경우는 처음이다. 북한은 과거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시설을 이렇게 보여준 것이다. 분명 국제사회에서 또다시 제재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 뻔한데도 북한은 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 자신감일까. 아니면 다급함의 표현일까. 다급함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녹록지 않다. 2021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5개년계획이나 올해 초에 내놓은 지방발전 20×10정책은 김정은이 사활을 걸고 있다. 성과를 내려면 외부의 지원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18세기 프랑스는 루이 15세가 왕위에 오르며 자유롭고 감성적인 표현과 장식성을 극대화하는 로코코 미술 양식이 발달했다. 섬세함과 우아함, 세부적인 묘사는 당시 가볍고 화려함을 선호하던 프랑스의 귀족사회 취향을 반영한다. 프랑스 미술은 루이 14세의 시대가 끝나자 중후하고 웅장한 바로크 미술 양식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태양왕으로 불리던 루이 14세는 파리의 행정시설을 베르사유 인근으로 옮겨놓았고 따라서 귀족들도 베르사유 및 인근에서 거주하며 그들의 자유가 배제되었음은 물론, 높은 인구밀도에 따라 불만도 쌓여갔다. 이후 루이 14세가 사망하고 귀족들은 베르사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집을 지으며 건축, 미술, 공예 분야에서 섬세하고 장식적인 요소를 찾게 된다. 로코코 미술 양식이 성행한 시작점이었다. 루이 15세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결단력과 리더십이 부족했고, 후궁이었던 퐁파두르 후작부인(Madame de Pompadour, 1721~1764)에 정치와 외교를 의존했다. 프랑스에서 평민 출신으로 후궁이 된 사례는 퐁파두르 부인이 최초였다. 어린 시절부터 왕의 후궁이 되고자 귀족 자녀 이상의 교육을 받아왔다. 전 분야에 매우 성적이 우수
2016년 개봉한 영화 는 한적한 교외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부부에게 화려하고 고상한 새 이웃인 존스 가족이 이사를 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들 부부는 너무나도 멋진 존스 부부에게 질투를 느끼며 따라잡거나 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알고보니 존스 부부가 정부의 비밀요원이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Keeping up with Joneses', 존스네 따라잡기이다. 1913년 미국의 한 신문에 연재되던 '존스네'라는 만화에서 유래되었다. 만화가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1920년 부터 존스네 따라잡기라는 말도 유행하게 되었다. 친구나 이웃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는 생활을 하거나 그러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영화 속에서도 평범하게 만족하며 살던 부부가 존스네 가족이 이사 오면서 느끼는 질투와 허세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왜 내 행복은 이사 온 옆집에 흔들리는 것일까. 우리 속담에도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차곡차곡 땅을 사모은 부자들에게는 반응하지 않지만, 사돈이 땅을 샀다는 소리에는 바로 질투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엄마 친구 아들, 일명 엄친아도 같은 원리다. 주변의 이웃이나 친구들의 재산이나 소비수준에
2024학년도 여름방학이 끝난 2학기 개학에도 땡볕의 기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가을의 문을 여는 9월 첫 주 새 교장선생님을 맞았다. 새 교장선생님께서 "교문의 지킴이에게 더우신데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셨다. 이른 아침 출근의 교감 선생님께서 등교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에 지킴이 근무를 시작하시라면서 건강에 무리가 없도록 염려의 말씀을 해 주셨다. 새 교장선생님은 활동이 많으시다는 생각하게 하였다. 앞서 근무를 마치신 여느 때 교장선생님들보다 많이 젊으신 느낌이다. 지킴이의 지난날 근무에서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들께서도 첫 출근의 그 주, 또는 다음 주 1주 정도는 더 교정의 곳곳을 살피셨다는 기억이다. 새 교장선생님께서는 부임 첫 주부터 2주째 계속 교정을 두루 살피신다. 교실과 실내의 교육시설들을 돌아보시면서 지킴이와 복도에서 마주치기도 하였다. 지킴이실 책상에는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로고의 축하 떡과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교문에는 "환영 000 교장선생님 취임을 축하합니다." 이월중학교 교육 가족 현수막도 있었다. 유수한 인재를 많이 배출한 50년 전통의 학교 발전에 온 힘을 다하시겠다는 포부도 들려주셨다. 더욱 새 교장선생님
출근하면 업무용 컴퓨터를 켠다. 신문스크랩(충청북도교육청 뉴스 서비스)을 보고 우리 학교 홈페이지를 살펴본다. 업무포털에 로그인한다. 그리고 메일을 확인한다. 거의 매일의 일상이다. 그다음은 자주 사용하는 몇 개의 상용 메일도 확인한다. 가끔 암호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로그인 실패' 대신 '로그인 정보를 확인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나온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무엇인가에 '실패하였습니다'라는 표현보다는 '정보를 확인해 주십시오'라는 표현, 참 세련된 표현이다. 어떤 상황에서 표현의 방법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물 잔에 '물이 절반이나 남아 있네'와 물 잔에 '물이 절반밖에 안 남았네!'라는 표현처럼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하곤 한다. 빨간색 안경을 끼면 세상이 빨갛게 보이고, 파란색 안경을 끼면 세상이 파랗게 보인다. 또 세모 모양의 틈으로 밖을 바라보면 세상은 세모로 보이고, 네모 모양의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세상은 네모로 보인다. 어떤 틀(frame)을 통해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프레이밍(framing)은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 여론이나
비가 온다. 오랫동안 내려져 있던 사무실 블라인드를 걷고 창밖에 쏟아지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늘 사무실에만 갇혀있던 내 눈길이 창밖을 향한다. 빗속을 걸어가는 나의 시간과 시간을 따라 걷는 나의 시선이 점점 멀어진다. 따지고 보면 나의 시간이 늘 내 편은 아니었다. 시간은 늘 앞을 향해가고 나는 자주 반대편을 향해있다. 그럴 때마다 난 무엇인가 그리워지거나 우울해지곤 한다. 오늘처럼 아무도 없는 금요일, 비 오는 오후 두 시, 창밖이 잘 보이는 의자에 앉아 늘 같은 쪽으로 나를 끌고 가는 시간의 속도를 버티고 있다. 이럴 때는 빗줄기가 좀 더 굵어지고 빗소리도 점점 커져 내가 더 우울해지거나 슬퍼지는 것도 좋겠다. 아무도 없는 여기 사무실을 가득 채운 빗소리가 이유 없이 눈물이 되어 떨어지던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좋겠다. 참 멍때리기 좋은 날, 이 공간에서 손전화도 티브이도 벽에 걸린 그림도 사훈도 모두 지우고 나도 지워야지 그리고 오래오래, 내 마음의 발걸음이 앞서가는 시간을 따라잡을 때까지 기다려야지. 책상 위 커피가 식고, 텅 빈 소파에 옅은 어둠이 쌓이고, 간혹 지나가던 이름 모를 사람들의 발소리가 멎을 때까지 이대로 시간의 속도를 버
가을비가 내렸다. 천천히 조용한 걸음으로 오면 좋으련만 길고 지루했던 여름을 서둘러 몰아내듯 극한호우로 쏟아졌다. 도심 침수 피해도 속상하지만, 수확을 앞둔 들판으로 흘러드는 붉은 흙탕물을 보려니 안타깝기만 하다. 대지를 한바탕 뒤흔든 비에 골목집 담장 아래 피던 채송화들도 목이 잠겼다 나온 모양이다. 줄기들이 흙물을 뒤집어 쓴 채 담벼락을 따라 기어가듯 누워있다. 그런데 꽃이 피었다. 짓무른 잎을 매단 줄기 끝을 세워 하늘을 향해 여린 꽃잎들을 팽팽하게 펼치고 있다. 더러 찢어지고 상처 입었지만 노랗고 빨간 꽃 빛 만은 맑고 환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화면에 담고자 쪼그리고 앉았다. 그렇게 툭 털고 일어선 작은 꽃이 한없이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장마철에는 잎이 무르고 불볕 아래서는 목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아침이면 해맑게 꽃을 피우는 채송화를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돈다. 장독대 아래 돌 틈 같은 구석진 자리나 화단 가장자리, 담장 아래 가장 낮은 곳에서 피고 지면서도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그 작은 꽃, 허리를 구부리고 무릎을 굽혀야만 가까이 얼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곳에 살면서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그 꽃이 좋
생자필멸(生者必滅)과 회자정리(會者定離)가 있다. 존재를 바라보는 사자성어이다. 염상섭은 『만세전』에서 존재 무상에 대해 "죽은 사람이야 가엾지만, 생자필멸이니 하는 수 없지요" 했다. 生이 있으면 반드시 滅이 찾아온다. 만물을 낳아 자라게 하고 죽게 하는 것은 영원무궁한 대자연 이치이며, 진리이다. 우주를 포함해 태어난 모든 생명은 반드시 사라지고 만다. 이렇게 봤을 때 한발 일찍 생을 마감했다고 마냥 슬픔에 빠져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스러지게 마련이다. 성자필쇠(盛者必衰)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다.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나갈 때 평화롭게, 의미 있게, 가치 있게 떠나길 원한다.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물음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와 가치에 앞선 욕망에 의해 욕망을 욕망하면서 올바른 길을 잃고 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유다이모니아를 언급했다. "모든 존재는 목적이 있으며,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기능을 우수하게 잘 수행하는 것이 virtue(덕)
행정복지센터와 구청을 거치며 어느덧 4년차 공무원이 됐다. 발령 대기 기간의 설렘과 첫 발령지에서의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을 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낀다. 부서 이동을 여러 번 하였으나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은 언제나 어색하고 긴장된다. 부푼 마음을 안고 나의 새로운 근무지인 강내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기존의 근무지와는 다르게 강내면은 면 지역인 만큼 방문하는 민원인 중 어르신들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에 따라 민원 안내, 각종 행정서비스 신청 및 서류 발급 등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신 한 어르신이 민원 안내 이해에 어려움이 있어 매일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서 문의를 하셨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용어를 알면 간단하게 해결이 되는 사항이었지만 궁금증을 해결하러 매번 방문을 하셨던 것이다. 직원으로서 어르신께 죄송함과 동시에 이러한 일에 대한 문제점을 돌아보게 되었다. 공무원인 나도 다른 기관을 방문해 업무를 볼 때 불편한 점이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어려운 용어들을 사용하여 이해가 안 되고 굳이 필요 없는 정보까지 나에게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