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사각의 링 위에선 누구나 평등하다. 가진 것이라곤 맨몸이 전부다. 상대를 쓰러 뜨리는 건 둘째다. 제 주먹을 뻗는 이가 대결의 승자다. 그들은 안다. 보이지 않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 대결은 언제나 링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로 24살의 앳된 나이다. 스마트복싱GYM 노동주 관장은 링 위에 다시 섰다. 화려했던 선수시절 링이 아니다. 새롭게 오른 링은 누군가의 꿈을 갈고 닦아줄 복싱 지도자의 길이다. 중학교 1학년에 시작해 고등학교 3년 끝마친 선수 생활 이후의 삶이다. 짧지만 강렬했던 6년이었다. "그저 운동이 좋아 복싱을 택했습니다. 제겐 그 이유면 충분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의 연속이었지만 복싱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겐 가장 큰 힘이었죠." 덤덤한 말씨에선 복서의 태가 여전히 묻어났다. 선수시절 그는 '독종'이었다. 새벽 5시 반부터 밤 8시까지 이어진 합숙훈련이 때론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청주 명암저수지를 운동장 삼아 달렸다. 낮밤 가리지 않았다. 오직 복싱을 위해 제 몸을 혹독하게 다뤘다.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죠. 특히 시합 전 체중감량을 할
[충북일보] 천사였던 '하늘'이와 '뽀삐'가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반려동물장례식장 '우바스' 조운희(51) 대표는 12년간 금이야 옥이야 키웠던 반려견들을 쉽게 떠나 보낼 수 없었다. 사람이 그러하듯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 또한 정성스레 살피는 게 도리라고 여겼다. 조 대표는 지난해 6월 반려인들에게조차 생소한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을 열었다. 3년 전 하늘이와 뽀삐를 떠나 보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당시 조 대표는 도내 방방곡곡 장례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시설 자체가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단순 화장시설뿐이었다. 반려동물만을 위한 추모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반려동물에게도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을 잃은 허무함과 상실감은 경험한 사람만 알아요. 사람을 잃은 것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집에 아무리 사람이 가득해도 마치 빈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니까요." 여러 계절이 지났지만 조 대표의 그리움은 여전한 듯 했다. 강아지들만 보면 너무 예뻐 키우고 싶다가도 하늘이와 뽀삐가 생각 나 선뜻 입양을 결정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주는 기쁨과 동시에 남은 이의 슬픔을 누구보
[충북일보] 이번에도 '영미'다. 영미란 이름이 불러온 '신드롬'은 비단 평창올림픽 뿐 아니었다. 국가대표 컬링팀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공을 이뤄냈다면 도시농업연구소 '영미의 담벼락' 이영미(49) 대표는 컴컴했던 농업계에 희망의 불을 지폈다. 이 대표의 연구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새싹인삼'이다. 농촌 텃밭에서만 키우던 인삼을 도심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연구해 만든 상품이다. 꽃처럼 화분에 담아 관상용으로 키우거나 물에 담궈 간편하게 기를 수 있다. 3주 가량 지나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대표가 '상추보다 키우기 쉽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다. 또 뿌리만 먹는 일반 인삼과 달리 새싹인삼은 줄기와 이파리까지 통째로 섭취할 수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가꾸는 평범한 주부였다.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다. 이 대표가 사업을 결심한 건 40대 중반 찾아온 우울함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며 점점 제 도움이 필요없게 되더라고요. 이제 엄마가 아닌 저만의 인생을 찾아야만 했죠. 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해도 가정에서의 역할을 완전히 놓아버릴
[충북일보] 15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독자들을 만나온 연재기획 '미친(味親)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다. '미친사람들'은 매회 함께 식사를 하고 한줄 평을 남겨온 블로거들뿐 아니라 매주 월요일 새로운 맛집 소개를 기다린 맛객 독자들과도 지면으로나마 '밥정'을 쌓았다. 2016년 12월 26일 청주 금천동에 위치한 숙성횟집 '우마미'를 시작으로 지난 2월 12일 청주 남일면 '다연막국수'까지 모두 58곳의 식당들이 '미친사람들'을 만났다. 지면과 온라인에서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 콘텐츠는 네이버 모바일 섹션인 우리 동네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한 번 새로운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58회 동안 함께한 블로거들이 '미친사람들'을 마무리하면서 인상적인 맛집 3곳을 선정했다. 다양한 입맛처럼 각기 다른 가게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선정된 가게 뿐 아니라 선정 이유도 제각각이다. 한줄 평에 담지 못했던 블로거들의 이야기로 미친사람들을 마무리한다. ◇블로거 윤수정 대청댐 가는 길에 : 반찬이 건강한 시골밥상 느낌이었고 고추장삼겹살은 번거롭게 구워먹을 필요 없이 편했다. 함께 구워져나온 묵은지는 삼겹살과 환상의 궁합이다. 불을품은닭
[충북일보] 다연막국수의 메뉴는 단출하다. 세트로 즐길 수 있는 한방편육과 메밀부침을 제외하면 막국수와 칼국수, 옹심이가 전부다. 그런데 굳이 사람이 몰리는 식사 시간이 아니어도 다연막국수의 주방은 늘 바쁘다. 판매되는 음식 중 어느 하나도 주인장 내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적힌 모든 음식을 포함해 상 위에 가장 먼저 오르는 깍두기와 열무김치부터 편육과 함께 먹는 명태식해도 이경수, 송주영 부부가 직접 만든다. 고춧가루와 돼지고기, 들기름은 물론 막국수와 칼국수에 들어가는 메밀까지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매일 아침 감자를 깎고 갈아 전분을 빼는 작업은 옹심이를 빚어내기 위한 밑작업이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옹심이를 빚어 끓여낸다. 입 안에 넣자마자 느낄 수 있는 옹심이의 쫀득함은 냉동 제품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질감과 맛을 뿜어낸다. 가게 곳곳에 써 붙인 것처럼 다연의 모든 메뉴는 직접 썰어서 말린 표고와 건새우, 다시마 등 천연재료로 맛을 낸다.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간혹 심심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다시 생각나는 담백한 편안함은 다연막국수로 발길을 이끈다. 막국수 한 그릇을 먹어도 후식
[충북일보] 1만장 이상의 LP가 빼곡하게 벽면을 채우고 있는 LP카페 '봄비'의 양승안 대표는 흔히 말하는 'LP세대'는 아니다. 팝이라고는 중학교 때 잠결에 들었던 스콜피언스의 음악이 전부였던 그가 LP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인 20여 년 전, LP가 절판된 이후다. 형님이 운영하시던 LP카페에서 일을 돕던 때였다.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찾거나 대화를 나누기에 부족한 자신의 음악적 기반이 부끄러워져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타고난 감각이나 재능이 없다고 여겨 남들보다 열심히 음악을 들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이 듣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가끔 찾아오는 난청과 이명은 그때 얻은 훈장이다. LP를 아끼는 형님에 대한 반발심에 한 장씩 모으기 시작한 LP는 금세 3천장을 넘었다. 버는 족족 LP를 사 모으다 회의가 들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고개를 돌린 때도 있었다. 오랜 세월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음반들은 어느 날 불쑥 발목을 잡았다. 다시 시작한 LP 수집으로 보유 앨범이 1만장을 넘어가면서부터 세는 것을 포기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음반을 사다보면 끝없이 필요한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 봄비는 '
[충북일보] '철탑도로'라고도 불리던 청주 봉명로에 위치한 '로얄생고기'의 시작은 1988년 '로얄불고기'다. 장모님이 운영했던 가게를 박재형·최윤정씨 부부가 이어받은 건 5년쯤 됐다. 각자 엔지니어와 간호사로 일했던 부부가 고깃집을 하게 된 건 죽이 잘 맞는 식생활 때문이다. 고기와 술을 좋아하는 부부가 지출하는 외식비의 비중은 상당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를 직접 팔아보는 건 어떠냐는 장모님의 권유가 이들 부부에겐 솔깃한 제안이었다. 재형씨가 먼저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가게 일을 시작했다. 고기를 보는 눈부터 다루는 방법까지 장모님의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고기다. 도축장과 정육점을 수없이 돌아다니며 고기 고르는 눈이 생기자 좋은 고기만 먹을 수 있는 현실이 더 좋아졌다.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고기를 대접하는 일이 마냥 재미있었다. 육아휴직이 끝난 뒤 회사로 돌아갔지만 가게에는 사장님이 필요했고, 재형씨에게는 가게가 아른거렸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로얄생고기'의 친절한 사장님으로 역할을 바꿨다. 재형씨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좋은 가게를 그렸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가정에 조금 더 가까워진 자신의 만족도가
[충북일보] 아침식사와 점심식사 사이에 먹는 이른 점심을 뜻하는 브런치(brunch). '아점'의 다른 표현으로 시작된 이 단어는 언제부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단순한 식사의 의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브런치는 비교적 간단한 식사를 상징하면서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메뉴의 모양새는 결코 간단하지 않아 젊은 층에서 특히 각광받는다. 청주 북문로 한 골목에 자리 잡은 '던던(DONEDONE)'은 서울 토박이로 자라 서래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정동윤·동길 형제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브런치 카페다. 어려서부터 맛이 없는 건 입에도 대지 않았던 다소 까다로운 형제였다. 맛있는 것만 먹고자 하다 보니 형제 모두 자연스레 음식 솜씨가 늘었다. 이들 형제가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가까운 이들에게는 낯익은 풍경이었다. 전공을 살려 각자 사회생활을 하던 형제가 뜻을 모은 건 몇 년 전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행복한 일을 함께 해보기로 마음을 모았다. 앞서 형 동윤씨가 친구와의 사업을 통해 깨달은 바가 컸다. 결국 가족이 최고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이 함께할 미래를 결정한 뒤 각자 레스토랑에 취업해 바닥부터 배웠
[충북일보] #생과일수제청 #수제청전문 #효모빵 #쌀빵 #만원의행복 #베리하우스 #디톡스 '베리하우스'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 디저트카페다. 15가지 종류가 넘는 생과일수제청을 기본으로 쌀, 효모 등을 이용한 빵 종류도 여럿이다. 최근 시작한 '만원의 행복' 코너에는 우유와 계란 흰자를 사용해 만든 앙증맞은 크기의 생크림케익들이 준비돼있다. 이 디저트카페가 내세우는 특징은 '건강'이다. 가게의 시작과 함께 입소문이 난 수제청은 말할 것도 없고 속이 불편해 밀가루 빵을 즐기지 못하는 이들도 자연스레 골라드는 효모 빵이나 쌀 빵도 그야말로 건강을 생각한 메뉴다. '베리하우스'의 수제청은 제철 생과일만을 이용해 손수 세척하고 채를 썰어 인공색소나 방부제 없이 비가열 숙성을 거친다. 집에서 따라 해보려 해도 도저히 맛이 안나 결국 다시 돌아온다는 단골들이 줄을 잇는 비법을 품고 있다. 처음 베리하우스의 문을 연 건 효중씨의 시아버지였다. 40여 년 간 건강음료제조업에 종사하고 계신 시아버지는 건강음료 시장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타고 생과일 수제청을 이용한 음료를 고안했다. 판매하는 수제청의 개념이 생소할 때였다. 게다가 청주에서도 외곽에 가까워 유동인
[충북일보] 공군사관학교 후문을 지나 조용한 동네 어귀로 들어서면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커다란 건물이 눈에 띈다. 이화현 대표가 2015년생인 아들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레스토랑 '제이아이15'다. 10여 년 전 직장 때문에 청주에 첫 발을 들인 그녀는 지금의 남편의 만나 이곳에 정착했다. 아이를 낳고 직장 생활을 정리한 뒤 작은 가게를 시작하려던 것이 지금처럼 큰 규모가 된 건 남편의 적극적인 응원 때문이었다. 뭐든 잘할 수 있을 거라며 큰 그림을 그린 남편 덕에 덜컥 시작한 레스토랑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쉬는 날 한번 없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겁 없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적극 지지해준 남편의 합작품인 셈이다. 요리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해낼 줄은 몰랐단다. 직장 생활을 하며 취미로 배운 요리로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한 번에 취득했던 이 대표다. 제이아이15에서 만드는 모든 요리는 인공조미료 없이 직접 만드는 육수와 소스를 활용한다. 유독 피자와 파스타를 좋아하는 4살 아들에게도 걱정 없이 먹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게 이름과 메뉴에서 시작해 가게 전반에 녹아든 엄마 마음은 내세워 홍보하기도 전에 다른 엄
밥맛 좋은 집 - 30. 청주 사천동 '콩가내' [충북일보] 콩가내는 새벽마다 콩을 갈아낸다. 가게 이름에 걸맞게 콩을 가는 일은 해가 뜨기도 전 가게에 나와 두부를 만드는 김완기 대표의 첫 번째 일과다. 김 대표는 20년이 넘게 요식업에 종사했다. 다양한 메뉴를 섭렵한 뒤 지금의 메뉴에 정착한 것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갈증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웰빙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은 비단 김 대표 주변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사회적 분위기도 '웰빙'으로 흐르고 있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봤다. 백발성성한 노년이 되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메뉴는 두부였다. 20여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이 넘쳤던 그다. 대부분의 음식 맛을 보면 그 이상의 맛을 재현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뜨끈한 두부를 떠올렸다. 좋은 재료 (국내산 서리태100%)를 사용해 직접 두부를 만들면 그 뿐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기계를 사들이고 자신 있게 시작한 두부 만들기는 생각과 달랐다. 똑같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도 간수의 농도나 콩의 상태에 따라
[충북일보] 27년간 이벤트 대행사를 운영해온 박춘섭 대표가 새로운 업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지난해 청주라이온스클럽 50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다. 봉사 단체에서 탈북민과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와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을 주관하다보니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우려면 금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찬바람이 들기 시작한 이벤트 업계가 그 생각을 더욱 절실하게 했다. 음식 봉사가 많다보니 요식업에 종사하면 봉사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마침 행사를 위해 찾았던 영덕의 강구항에서 축제를 즐기는 수많은 인파를 보고 대게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저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대게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평소 맛집 탐방을 즐겼던 박 대표는 손님으로서 느꼈던 아쉬움들을 자신의 가게에서 마음껏 풀어냈다.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대게나 킹크랩을 먹으면서도 대접받는다고 느끼기 어려운 것에 착안했다. 당일 공수하는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풍족한 상차림을 마련했다. 매일 달라지는 야채와 해산물은 물론 잘 숙성한 회와 초밥도 기본 상차림으로 나온다. 생굴을 이용한 굴 무침, 따뜻한 탕과 직접 다져만든 집게발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