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속에 고기들 고운 우종예 충북시인협회 회원 엄마랑 나랑 어항 청소 하는 날 엄마가 자리 비운 새 뚫어진 수멍으로 고기들은 신비의 세상인 듯 앞다투어 빠져나간다. 낭떨어지가 나오고 돌 틈에 끼고 물길이 사라지면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이란 것을 난 보았다. 엄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린다. "물을 떠나지 말라."
가랑잎 구르는 소리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머뭇대는 안개 속으로 촉촉한 아스팔트 길에 이끌려 한발 두발 발길을 옮기면 싸늘한 길바닥에 거친 바퀴 구르는 소리 빈 가슴 훑어가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찬바람에 떠밀리는 슬픈 눈빛들 텅 빈 가슴속 훑어서 하얀 눈밭을 더럽히는 건 그 어느 발길인가 아직도 미명인걸 뒷머리 치고 가는 아득한 메아리 갈수록 머릿속은 텅 비고,
빈 동산 오무임 충북시인협회 이사 햇살을 머금고 황금 날개를 너울너울 춤추던 단풍잎들 찬 바람 불어오고 동산 가득히 흩날리는 그 황금빛 가랑잎들 어느새 노래하던 사람들도 모두 흩어져 돌아간 빈 동산인걸 이제는 가을하늘 높이 빈 허공만 바라보며 홀로 살아야 한다고, 어느덧 앙상한 잔가지들도 하얀 눈발 덮어쓰고 온 세상 모두 침묵해야 하는걸.
황매산에서 그리는 엄마 미송 송미숙 세종열린예술인협회장 충북시인협회 회원 황매산에 오르면 가을 하늘과 구름과 언덕이 맞닿아 있다 하늘거리는 억새 끝자락이 모든 이의 마음을 붙잡아주듯 하늘과 언덕이 엄마의 품처럼 편안하다 황매산에 오르면 하늘에서 울 엄마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발꿈치를 높이 들어 엄마가 계시는 하늘을 향해 점프해 본다 황매산에서 하늘과 구름과 언덕 사이에서 엄마를 만나고 왔다 그렇게라도 잠시.
알람 소리 송재윤 충북시인협회 회원 새벽이면 예약해놓은 아빠의 휴대폰 알람 소리 찌르릉~찌르릉 이층에선 누나를 깨우는 루빠빠 눌라~루빠빠 눌라 이어서 산골짜기 다람쥐~ 아기다람쥐~ 내 휴대폰 울리는 소리 각자 울려대는 알람 소리 세대 차이가 확실히 나는 우리 집 알람 소리
탄금대를 타다 김성순 솔향이 코를 찌르는 숲길을 따라 걷다가 충혼탑을 지나 탄금정에 오르면 시원한 강바람이 이마의 땀을 걷어간다 어디선가 우륵의 가야금 소리가 들려오는 듯 사방을 둘러보니 악성 우륵이 반할만하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되는 지점 대문산 동쪽으로 계명산과 남산이 보이며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은 말할 것 없고 절벽을 따라 휘감아 흐르는 강물은 절로 감탄사를 부른다 계단을 내려가 열두대에 서서 강물을 바라보니 임진왜란 때 격렬하게 싸우다 패전하여 *양진명소에 몸을 던진 신립장군의 혼이 아직도 나라를 지키고 있는 듯 절절하게 느껴진다 다시 올라와 우륵이 즐겨 찾아 가야금을 타던 너럭바위를 만난다 나라를 잃고 신라의 신민이 된 우륵이 그 한을 달래며 타던 가야금 12줄 현에서 그는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았을까 살랑이는 참나무 잎새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 돌아 나오는 길에 들려오는 청아한 풍경소리는 가야금소리의 반주인 듯 지금도 귓가에 여울지는 우륵의 가야금소리 *양진명소 : 충주 탄금대 열두대 아래 물이 열두번 돌아 흐른다는 깊은 소.
수주팔봉 표명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미륵리 석문 고개 넘어 과일나무 선 대안보 지나 수안보 따스한 물 마시고 메타세콰이어 나무 훤칠한 산림청 종자연구소 보고 수회리 경찰학교 앞 고운리 산나물 쓰다듬던 손 중산저수지 참붕어 키우고 내려와 손악수하는 수회리 복숭아 사과 양지녘에 발그레 물들던 얼굴 팔봉산 끊어진 돌절벽 계곡 곤두박질치고 하얀 포말 부서져 내리는 달래강 위 수주팔봉
명암지 송암 이은석 충북시인협회 회원 햇살 튕기는 호수 정담 나누는 원앙 한 쌍 보고 있는 것만으로 미소가 절로 흐름은 부러움일지 닮고 싶은 속마음인지 호숫가 나무의자가 따사롭다
수몰지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이사 그녀가 사는 그곳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믿었습니다 그래 가자, 우리 이 길을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엉겅퀴, 원추리, 애기똥풀, 질경이 쑥, 참나리꽃, 하늘나리, 곤드레, 곰취 보리수, 노간주, 헛개나무, 자귀나무(환희목) 멧돼지도 어슬렁어슬렁 비포장 맨살의 향기는 술보다 진했습니다 꿈에서 내린 곳은 운암댐, 입석리 에르바르트 뭉크가 다가왔습니다 사십년 물 속 절규(絶叫)였습니다 살 수 있는 터전을 주세요 먹을 것을 달라! 도청 앞에 장작을 지고 가서 바람에 대항했지요 보따리에 포장을 했던가요? 호남 곡창에 물을 주는 '근대화의 젖줄' 이라고 아! 옥정호(玉井湖) 눈물인 줄을 몰랐습니다 그저 풍경일 뿐이었습니다 바람에 날아가고 엎드린 지붕들 기다리는 저 슬픔이 아름다움이라고 구름 속 바위(雲岩)를 생각하자니 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허리를 펴게 하십시오, 정책의 설계자여
감자꽃 장병학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부이사장 충북아동문학회 고문·충북시협회원 나라 빼앗긴 슬픔으로 살아가면서 한국민에게 창씨개명까지 불지르며 대한 사람을 일본인으로 만들려고 민족의 뿌리까지 말살하는 만행 독립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며 애국이 불타는 위대한『감자꽃』 '자주 꽃핀 건 자주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못난 일본은 만행을 멈추라며 한국인은 영원한 한국인이다 우리 민족 가슴마다 심어준 애국심이 훨훨 불타는 등불시 아~ 이 땅의 펜의 힘『감자꽃』.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