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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차장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충북지회

무심천을 따라 복잡한 도심지에 들어서기 직전 육거리 시장이 나옵니다.

호박, 오이, 부추 등 낯익은 채소들이 소박하게 자리를 잡고 길목부터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합니다.

"들여가셔, 집에서 내가 직접 기른겨"

검게 그을린 얼굴 사이로 새하얀 이가 할머니를 더욱 정겹게 느껴지게 합니다. 6월임에도 불구하고 33도가 연일 넘어 힘이 부치실 만도 한데 어떻게든 나에게 팔아 볼 태세입니다.

"부추 2,000원 어치 주셔요! 많이 좀 담아 주셔 봐요"

능글맞게 너스레를 떨으니 바구니 위의 부추를 검은 봉지에 담아주신 뒤 다시 또 한 주먹을 수북이 담아 주십니다. 값비싼 사은품은 없어도 할머니의 인정이 나를 세상에서 가장 뿌듯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발길을 옮기자 한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제철 과일들이 기세 등등 진열되어 있습니다. 덩굴덩굴 수박과 빨간 다라위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샛노란 참외가 마트에서 고급스럽게 포장되어 있는 과일보다 훨씬 먹음직스럽습니다. 그중 빠알간 앵두가 어릴 적 집 마당의 앵두나무를 떠올리게 합니다. 앵두가 익기도 전에 따 먹기 바빴던 추억이 떠올라 혼자 웃음이 나옵니다. 앵두 한 바가지에 추억을 함께 봉지에 담았습니다.

꽁치도 서너 마리 사야겠습니다. 그 시절 어머니께서 해주신 반찬 중 최고는 당연 꽁치 구이였습니다. 꽁치 세 마리가 연탄불 위에서 어머니의 정성으로 노릇노릇 구워집니다. 그리고 작은 양은 상 위에 올라온 꽁치 세 마리는 곧 머리에서 꼬리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맛난 꽁치는 모두 우리들 입 속으로 들어갔는데 어째서 어머니가 흐뭇해 하실까요· 자식을 낳고서야 그 마음을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지금은 고급 식당에 가도 그 맛난 꽁치 맛을 볼 수 없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육거리 재래시장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순대국밥 골목입니다. 뚝배기 속에 순대, 돼지머리, 삶은 내장을 돼지 뼈 삶은 육수에 담아내오면 식욕을 절로 돋굽니다. 서민들이 함께 앉아 반주에 순대국밥 한 그릇 말아먹으면 더없이 든든하고 행복해 집니다. 순대국밥 집을 나서며 느끼는 행복은 훼밀리 레스토랑에서 느끼는 행복과도 비교되지 않습니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배도 채우고 나니 어느새 양손 가득 검은 봉지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비록 편리한 카트도, 시원한 에어컨도, 에스컬레이터도 없지만 복잡한 도심지가 아닌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땀 냄새도 나고, 짐도 무겁고,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 다리도 아프지만 그 옛날 어머니가 가족들의 저녁 한 끼를 위해 시장에 다녀온 마음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손맛과 견줄 수는 없겠지만 오늘 저녁 우리 가족들도 행복한 식사가 될 거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 느꼈던 사람의 정과 흘린 땀들이 그 어떤 양념 보다 고소 할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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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