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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1.23 15:23:53
  • 최종수정2025.01.23 15:23:53

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저 글귀가 언제부터 쓰여 있었지?' 늘 다니던 길을 내 구역이라는 막연함으로 오갔을 뿐 옆을 바라본 적이 없다. 한참을 서서 어디선가 들어보고 읽어봤던 글귀를 다시 읽는다. 학원생 중 누군가는 천재를 이겨보려 노력할 것이다.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찾아 즐길 것이고, 누군가는 친구 중 부단히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즐기라며 등을 토닥여줄 것이리라. 그런 용기를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들은 바르게 성장할 뿐만 아니라 오랜 친구가 될 것이다.

내 주위에는 부단히 노력하는 이가 꽤 있다. 그중 유난히 밝고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무엇을 해보겠다고 하면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파고든다. 그리고 몸으로 실천하며 자료를 찾고 몰입한다. 아마 지금 이 시각에도 어느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강의할 자료들을 찾으며 무한의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도 그녀는 밤잠을 길게 자는 일이 없다. 자고 일어나면 일과 계획을 세운다. 딱히 외출할 일이 없어도 노트북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고 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공부하게 되면 집중이 잘 된다는 그녀를 알고 지낸 지가 이십여 년이 넘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글쓰기 수필교실에서다. 첫인상부터 남달랐다. 눈빛이 반짝였고 늘 웃는 얼굴이었다.

그 당시는 매주 수요일마다 수필을 배우기 위해 공부방으로 모였다. 가르치는 선생님도 문학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분이라서 우리의 열정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고조됐다. 매주 공부하러 나온 회원이 15여 명 정도, 당번을 정해놓고 하루에 2명씩 써온 글을 읽고 합평하며 공부를 했다. 수업 중에는 공감 가는 글이나 단어에 집중하다가도 집으로 가는 순간부터 까맣게 잊는 게 나였다. 내 당번이 돌아오면 한편의 글을 써가야 하는데 쓰기가 두려웠다. 핑계를 만들어 수필교실을 결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그녀가 글을 써와 공부시간을 대신해 주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내가 처지지 않도록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방송통신대학 국어 국문과에 진학했다. 음성에서 청주까지 털털거리는 트럭을 타고 오가며 공부를 했다.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바로 아이들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부터 시작했다. 이어 3명에서 5명으로 학생이 시나브로 늘어났다. 석사과정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교 강사가 되기 전까지 논술을 가르치는 학생이 100여 명에 가까웠다.

글쓰기 지도까지 병행하며 수필집도 5권을 출간했다. 강의할 때나 글을 쓸 때만큼은 늘 즐겁다고 했다. 그녀와 내가 상통하는 것은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화를 한다. 날궂이 겸 함께 집을 나선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뭐든 긍정적이고 배우는 것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치열하게 살아온 그녀는 문학을 사랑하고 즐거워한다. 유리창에 쓰인 글귀처럼 즐기는 자만이 당당하게 나아가고 있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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