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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군 장병 온기 전한 '군 선교사'

천석봉 군 선교사, 부대 돌며 붕어빵, 와플 등으로 온기 전해
여름에는 커피, 스무디로 병사들 사기 진작 기여
37사단 천군여단서 카페 설립해 음료 등 무료 제공

  • 웹출고시간2024.11.24 15:51:21
  • 최종수정2024.11.25 23: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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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봉(71) 군 선교사가 장병들이 먹을 붕어빵을 만들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군부대 내에서 먹는 붕어빵 맛은 전역 후에도 잊지 못할 겁니다."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육군 37사단 장병들은 누군가를 손꼽아 기다린다.

일명 '붕어빵 선교사'로 불리는 천석봉(71) 군 선교사가 부대를 돌아다니며 직접 붕어빵과 와플을 구워 장병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 때문이다.

따로 정해진 날도, 오픈 시간도 없다. 어느 날 붕어빵이 익는 고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장병들은 천 선교사가 왔다는 걸 직감하고 앞다퉈 줄을 선다.

천 선교사는 10개의 붕어 모양틀을 쉴 새 없이 앞뒤로 돌리면서 반죽과 슈크림, 팥소를 넣고 장병들을 위해 붕어빵을 굽는다.
꼬박 3~4시간을 서서 구워야 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그는 붕어빵을 맛있게 먹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면 몸의 고단함보다는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고 한다.

천 선교사는 "보통 200여 명이 먹을 수 있는 반죽을 이른 아침부터 미리 준비한다"며 "혹여나 붕어빵과 와플을 못 먹는 장병들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하는 마음에 넉넉히 준비한다"고 말했다.

천 선교사가 나눔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지난 2014년 해외 선교사를 준비하던 무렵, 부대 군 목사의 추천을 통해 천군군인교회 군종 목사로 활동하게 되면서다.

이때 그는 고생하는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병영 안에서 먹기 어려운 음식을 제공하자는 생각을 했고, 일부 교회와 단체의 지원을 받아 조그만 푸드트럭을 마련해 붕어빵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날씨가 추워지면 붕어빵 같은 겨울 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인데 군부대는 이를 사 먹을 곳이 없다"며 "붕어빵을 만들어 주니까 장병들도 좋아하고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나도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렇게 천 선교사는 10년 가까이 37사단과 전국 군부대를 순회하며 군인들을 위해 붕어빵 무료봉사활동을 했다.

매주 일요일 종교활동은 물론,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커피와 스무디를, 추운 겨울에는 붕어빵과 와플을 만들며 장병들의 사기 진작에 힘썼다.

또 전문요리사와 뜻을 같이해 부대 식당에서 자장면을 만들어 장병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천 선교사는 "그동안 정말 많은 군부대를 돌아다니며 즐거운 일, 힘든 일도 많았다"며 "활동을 이어올 수 있던 것은 가족과 교회 구성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회고했다.

그의 나눔 활동 비용은 오로지 후원금과 사비로 충당된다.

그러다 보니 갑작스럽게 후원이 끊기거나, 모아놓은 돈이 없을 땐 자금난으로 난처한 상황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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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봉(71) 군 선교사가 성탄절에 장병들에게 나눠줄 초콜릿을 마련한 모습.

ⓒ 임성민기자
그는 "2년 전 성탄절 위문품 400만 원을 후원해 주겠다는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비를 털어 위문품을 마련한 적도 있다"면서 "단 한 번도 부대에서 나눔 활동을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본 적이 없었다. 나를 필요로해서 연락을 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천 선교사는 37사단 천군여단에 있는 '엘림 카페'라는 곳에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엘림 카페는 지난해 6월 30일 설립된 전국 최초 군부대 내 '무료 카페'로 과거 위병소로 쓰이던 공간을 천 선 교사가 장병들과 소통, 나눔을 위해 군 측 허가를 받아 마련했다.

천 선교사는 군인들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다는 마음가짐으로 힘이 닿는 데 까지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장병들을 만나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단 점이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모든 장병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전역해 국가에 일조하는 귀한 인물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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