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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5.31 17:44: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개인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 본 것이 3번 정도이다. 한번은 대선후보 경선때 청주 유세장에서 이고 두번째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충북 청원군에 있는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반환식이었으며 마지막은 청와대에서 있었던 지방신문 편집국장 간담회 자리였다.

나는 16대 대선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권 후의 국정운영 방식과 끊임없이 튀어나온 언행의 경박함 등으로 상당부분 거부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임기말년 밀어붙인 기자실 대못질에는 언론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다만 지방의 균형발전 정책이라든지 돈 안드는 선거관련 제도 정비 등은 과거 집권자들이 손대지 못했던 것들로 지방민들로 부터는 큰 지지와 기대를 모았고 당연히 공감을 하는 부분이었다. 특히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동서화합을 위해 집념에 가까운 임기동안의 노력은 비록 손에 쥘만한 결실을 얻어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깊은 각인은 됐다. 이런 의제들에 대한 수행의지와 신념은 그와의 편집국장 간담회 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엇다.

대통령 임기동안의 여러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지만 지금 같은 사회분위기로는 과(過)보다는 공(功)이 더 많은 쪽으로 흘러갈 것 같다. 국민장 기간 동안 수백만명의 조문객이 보여준 감성적인 곡선이 팽배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분석이다.특히 눈으로 볼수있는 유형의 그것 보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무형의 동질성 확산은 그에대한 가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인자이기도 하다.

그가 고향 뒷산에서 몸을 던진 극단적 생의 마감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들은 일국의 대통령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질타와 비난을 보냈다. 정말 '노무현스럽다'라는 힐난도 뒤따랏다. 나도 그러한 심정에 동조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품격없어 보이던 대통령 노무현이 저승으로 떠나간 뒤 '바보 노무현'의 출현이 '인간 노무현'의 재조명 불빛을 점화하는 것을 보고 과연 무엇이 전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너시간의 기다림을 기꺼이 견디며 영정 제단에 국화한송이 헌화하기 위한 행렬을 만드는 것인지 궁금증이 자리잡았다.또한 장례기간 내내 곳곳을 뒤덮은 노란색 물결은 남아있는 자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찰의 필요가 있어 보였다.

주관적인 것이지만 단순히 그가 고졸출신이고 서민적이고 격식이 없고 하는 등의 부담감없어 보이는 이웃같은 외모와 말투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감춰져있던 인간적인 면모들이 들춰내지기 시작한데서 예상치 못한 '추모 신드롬'이 형성된 듯하다. 예수가 죽음으로서 부활했듯이 대통령 노무현은 서민의 대통령으로 대중의 가슴속에 새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는 현 정권이 부자 정권이며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편다는 비난론자들의 억눌린 분노의 표출 계기가 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계층과 노소를 뛰어넘어 서울 도심을 가득 매운 노란색의 추모객들은 권위주의가 사그라지고 반칙과 특권이 퇴장하고 그 속에서 동서를 허무는 국민대통합의 염원을 바보 노무현의 차가운 육신을 빌어 정치지도자들에게 준엄하게 주문한다고 봐야한다.

영결식에서 이대통령이 헌화와 분향 때 잠시 소란이 있었던데서 보듯이 반목의 갈등은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조사에서 "국민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의 유지(遺志)가 무엇인지잘 안다는 증거이다. 정부여당은 노 전대통령의 죽음이 제2의 촛불로 번질까봐 전전긍긍 하고 있는데 그 '전전긍긍'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반성과 해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비록 노란색의 대열은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상당수 국민들은 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강압통치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더해진 노무현의 관대함, 소탈함,친근감은 현 지도자의 경직성, 편파성 등과 콘트라스트 되고있으며 이것은 일대 국정 쇄신을 거치지 않고는 치유가 어려워보인다. 바보 노무현의 죽음은 당장 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를 끌어내리는 보이지 않는 '피플 파워'를 입증했다. 노무현만의 과제가 아닌 대통합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 여당의 능동적 환골탈태가 우선되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야당 역시 추모민심의 진의를 왜곡하지 말고 선동정치를 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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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