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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2.26 20:46:56
  • 최종수정2023.12.26 20:46:55
[충북일보] 청주시가 각종 재난에서 마땅히 얻어야 할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안전불감증 만성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대형 참사 이후에도 안전사고 양상에 변화가 없는 게 증명이고 증거다. 청주시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이태원 참사나 오송 참사 이후 바뀐 게 없다. 미흡한 안전관리와 통제, 안전의식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고 있다. 예방은 물론 정밀한 대응과 복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결국 또 터졌다. 지난 24일 오후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일원에 조성된 눈썰매장의 지붕 구조물이 붕괴됐다. 시민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붕괴 초기 10여명의 시민들이 구조물 아래에 깔려 구조를 기다렸다. 크고 작은 부상은 있었지만 다행히 모두 구조됐다.

이범석 청주시장의 허술한 시정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러 분야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붕괴된 눈썰매장 지붕 구조물을 보면 그야말로 허술하기 짝이 없다. 철골 구조는 일반 비닐하우스에 설치하는 쇠파이프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겨울분위기를 내기 위해 인공적으로 눈을 뿌려 10cm이상을 적설한 게 화를 불렀다. 당일 추가로 눈이 내리면서 이 구조물이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안전불감증이다. 운영준비 과정부터 본격 운영에 이르기까지 허술했다. 청주시는 눈썰매장에 대한 여러 안전대책을 구상했다. 지난 20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시민감사관 11명을 불러 현장점검까지 했다. 하지만 안전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터널 지붕 붕괴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는 시 소속 안전 담당 직원들이 눈썰매장에 상주해있었다. 붕괴에 대한 우려는 전혀 하지 못한 눈뜬장님과 같았다. 이 시장은 지난여름 오송참사 이후 '안전'을 수없이 강조했다. 간부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시민안전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안전대책반도 운영했다. 하지만 모든 게 공염불이 됐다. 비슷한 안전사고가 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명백한 인재(人災)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장은 지금부터라도 시정운영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벌여야 한다. 이번 사고는 이 시장의 지시사항 등이 시정운영에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먼저 안전교육을 더 강조해야 한다. 수없이 강조했는데도 사고가 났다면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그냥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니다. 안전에 대한 강조는 넘쳐도 넘치는 게 아니다. 이제라도 시정운영의 빈 구멍들을 메워야 미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안전사고의 경우 사고 때마다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대부분 인재로 결말을 맺곤 한다. 그때마다 매뉴얼이 재정비되고 새로운 대책도 마련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예방이 되지 않고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일한 행정과 미흡한 대처가 비극을 부르곤 했다. 국가는, 공공기관은 왜 존재하는가. 공직자의 존재 이유는 뭔가. 공직자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청주시 공무원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복무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내가 책임지고, 내가 해결하려는 결기를 갖춰야 한다. 공조직이 가장 빨리 지혜롭게 움직여야 재난도 슬기롭게 막을 수 있다. 비극의 탄생을 원천부터 봉쇄할 수 있다. 비극은 미시적 우연이 만든 거시적 필연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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