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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24 17:03:21
  • 최종수정2023.08.24 17:03:21

김경순

교통대 커뮤니티센터 글쓰기 강사

2층의 구석자리, 어느새 지정석이 되었다. 벽에 붙어 있는 탁자라 이곳에 앉으면 시선이 밖을 향하게 된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리다. 상념에 젖고 싶을 때, 혹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책을 읽고 싶을 때 가는 곳이다. 오늘도 책 한 권을 들고 앉았다. 설령 등 뒤로 놓여 있는 탁자에 사람이 앉더라도 내가 보지 않으니 괜찮다. 한참을 책에 빠져 있다가도 문득 심드렁해질 때가 온다. 그럴 때는 책을 덮고 행인들을 구경하면 된다. 남녀가 걸어가면 그들이 지나온 과거와 앞날 까지도 혼자서 추측하고 예견해 한편의 서사를 뚝딱 만든다. 또는 학생들이 여럿이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모습에도 나름으로 상상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지루함이 싹 가신다.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 친구와 담소를 나누기도하고, 모임이 끝난 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쓰기 위해 찾기도 한다. 그런데 나에게 카페는 나름의 용도가 각기 다르다.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는 곳은 아늑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을 택해도 되지만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조용하고 탁 트인 곳을 선호하게 된다. 오늘 책을 들고 온 곳은 읍내에 있는 카페 '쉼표'다. 이곳은 넓은 1층과 작은 2층인 복층으로 되어있다. 복고풍의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벽 쪽에는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접시와 가구들로 고풍스럽게 장식을 했다. 이상하게도 커피 맛은 분위기도 한 몫을 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 왠지 우아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곳은 모임이 끝난 후 몇몇이 어울려 종종 들리는 곳이다. 여럿이 앉을 수 있는 탁자가 있어 대여섯 명이 수다 떨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사실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2층 때문이다. 1층이 복고풍의 분위기로 커피 맛을 그윽하게 해 준다면, 2층은 책을 읽거나 회의 장소로 적합하다. 나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의 회원이다. 매달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곳이 바로 이곳 카페 2층이다. 탁자가 몇 개 되지 않아 우리 회원들 여덟 명이 둘러앉으면 딱 맞는 공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도 주지 않으면서 오롯이 우리들만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가 있어 좋다. 같은 책을 읽어도 그 책에서 느끼는 생각은 모두가 다르다. 살아온 환경과 자신만이 가진 삶의 철학들은 같은 책을 읽더라도 그 속에서 뽑아내는 의미는 상이할 수밖에 없다. 한 권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그리 많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나 혼자 읽고 말았다면 결코 알 수 없는 진실들을 다른 이의 생각과 느낌으로 깨닫게 된다.

삶의 깊이가 깊어지는 일은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만이 잘 사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삶은 아닐 것이다. 설령 책을 읽는 것만으로 진정한 삶을 알지는 못할지라도 그 언저리는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들어간 모임이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고, 전공도 다른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책속에서 의미를 찾는 일은 어쩌면 보물을 찾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우리는 차갑거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책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바쁘게 살다가도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카페 쉼표'에서 잠시 이렇게 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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