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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15 21:05:57
  • 최종수정2023.05.15 21:05:57
[충북일보] 4년 4개월 만에 국내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지난 14일엔 증평군 도안면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추가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구제역 의심 접수 5일 만에 발생 농장이 6곳으로 늘었다.·모두 청주와 증평 등 충북에 소재한 농장이다. 충북도와 청주시, 증평군은 일대 방역을 강화하고 이동 제한을 확대했다. 해당 농장 소들은 이미 매몰 처분됐다. 정부는 전국 소 농장 차량에 대해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래도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구제역은 제1종 법정전염병이다. 소·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서 발병한다. 치사율이 최고 50%에 달한다. 동물 간 접촉은 물론 공기 전파를 통해서도 확산한다. 초기 철저한 대응이 중요하다. 싫든 좋든 이번 구제역 재발은 많은 부문에서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신청한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인정에도 빨간불이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목전에 두고 생긴 안타까운 일이다. 축산농가의 육류 수출 차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내 소비까지 위축되면 농가 고충이 가중될 게 뻔하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가 이달 말 예정돼 있다. 이 자리서 대한민국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결정하게 된다. 청정국 지위는 백신 정책 시행 여부에 따라 백신 미접종 청정국과 접종 청정국으로 나뉜다. 한국은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을 신청해둔 상태였다. 구제역 미발생 2년에 바이러스 전파 증거 미발견 1년 등 3년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잘 이겨냈다. 이제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청정국 지위 회복은 곧 한우고기 수출길 개막이다. 실제로 동남아 한우고기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던 게 사실이다. 국내 공급과잉 문제까지 해소할 호기였다.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이다. 한우농가들의 상심은 클 수밖에 없다. 다시 수출을 타진하려면 일단 구제역을 종식시켜야 한다. 이후 다른 구제역 발병 없이 또 3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해서는 수출이 동반돼야 한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5곳 모두 백신을 농장주가 직접 접종했다고 한다. 접종 과정이 허술했을지도 모른다. 축산당국은 농가 감시·감독, 예찰 등 방역의 고삐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도 있다. 지난 10일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국내 사용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VP1(639 염기) 부위를 분석한 결과, O ME-SA Ind 2001e 유전형으로 확인됐다. 2019-2020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분리주와 매우 높은 상동성(98.8%)을 보였다. 반면 2017년과 2019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전형은 같았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상동성(94.7-96.3%)으로 인해 해외유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진다.

아무튼 충북에서 구제역 재발은 참 안타깝다. 4년 전 악몽을 되살아나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충북도는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구제역 확산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 혹여 구제역이 더 퍼질 경우 방역 강화로 당분간 유통 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도내 축산농가 방역 체계부터 철저하게 재점검해야 한다. 우리는 엊그제 본란을 통해 구제역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제역 발생 전엔 각종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를 수없이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재발로 충북도의 방역 정책과 활동이 다소 느슨해졌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충북도는 만약을 대비해 구제역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긴급 백신접종, 임상검사, 집중 소독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축산 농가에 대한 행사 및 모임은 자제하고 축산 농가 출입 시 가축, 사람, 차량 등 소독 및 기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차제에 좀처럼 바뀌지 않는 방역 메뉴얼부터 손보는 것도 좋다. 차단방역만이 살 길이다. 충북에서 철저히 막아야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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