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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청주시 세정과 주무관

내가 사는 아파트는 오래됐지만 총무 아주머니의 대단한 리더십으로 나름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총무 아주머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어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아파트 야외주차장에 계속해서 버려지는 일회용 커피컵 등의 쓰레기들이다. 아파트 주차장 한구석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일회용 커피 컵이 대부분이었고 각종 비닐봉지, 캔 커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총무 아주머니는 대대적으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쓰레기 무단 투기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수시로 감시를 하기 시작하셨다. 나도 총무 아주머니를 마주칠 때마다 세 번이나 붙들려서 쓰레기 몰래 버리는 범인을 발견하면 즉시 전화 달라며 아파트 공공경비로도 사비로도 여러 차례 청소를 하느라 고생이라는 하소연도 들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공교롭게도 내가 범인을 보게 되었다. 범인은 아파트 주민도 아니었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차주들도 아니었다. 그동안 아주머니에게 시달렸던 많은 차주 분들이 들으면 한탄할 일이지만 범인들은 퀵 배달 서비스를 하는 기사님들이었다.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던 기사님들은 역시나 마시던 캔 커피를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에 그대로 던져두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었다. 배달 일을 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중인 것 같아 차마 쫓아가서 한 소리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사님들은 힘들어서 잠시 쉬어가는 입장이었겠지만 한 명 한 명씩 버리는 휴식의 부산물들이 쌓이다 보니 쓰레기 더미를 만들게 되었고, 누군가 악의적으로 대량의 쓰레기를 투척한 것처럼 되어 버렸던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장을 이용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 여전히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며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다. 물론 배달 일을 하면서 쓰레기를 가지고 다니기는 힘들다는 건 이해하지만 쌓여있는 쓰레기를 보면서 누군가가 치우는데 드는 수고로움과 경비는 생각하지 않는 이기심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가 본 장면들을 며칠 내로 총무 아주머니께 말씀드려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긴 하다. 계속해서 무단으로 투기하는 쓰레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도 불편을 겪어선 안될 것 같다.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어쩌다가 한 번씩 쉬면서 커피 캔 하나 정도 버리는 것이겠지만 여러 명이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결국엔 일이 커지게 될 것 같긴 하다. 정말이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불러오는 문제를 절실히 느끼게 된 상황이다. 누구 한 명이 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더 바뀌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는 건 쓰레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가벼운 마음으로 버린 쓰레기 하나가 쌓이고 쌓이면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쓰레기 산이 될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알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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