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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9.07 15:17:42
  • 최종수정2022.09.07 15:17:42

고은정

청주시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부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다수가 이용하는 건물에 부착되어있는 안내문과 표지판에서도 누가 작성했는가에 따라 그 차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공중화장실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또는 건물 화장실 칸에서 한 번은 마주친 적 있는 문구가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이 문구는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해 달라는 의미로 화장실문화시민연대에서 홍보 한 글귀였다.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와 같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암시하는 내용 보다는 "아름다운"이라는 긍정적인 형용사로 시작하는 이 아름다운 문장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에 변화를 주게 만든다.

아름다울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인 다수가 쓰는 화장실에 가장 대표적인 문구가 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사람이 어떻게 깨끗하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뒷사람의 기분이 좌우되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이치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이러한 이치는 어디에서도 적용된다.

나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아파트에 거주하다 주택으로 이사 온 건 2012년 8월이었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분리수거 장소와 음식물 쓰레기 수거 통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주택은 내 집 앞이 그 장소였다. 수거해 갈 쓰레기를 밖에 놓을 때에도 청결하게 두기 위해 애쓰게 된 건 뒷정리를 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쓰레기를 버리는 일에도 책임감을 느끼셨기에, 집 안뿐만 아니라 동네 이웃들이 지나가는 대문 앞 골목길도 늘 신경 쓰셨다.

최근 다시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이틀에 한 번은 분리수거를 하러 간다. PET병에 비닐류도 제거하고 택배 상자에 붙어있는 테이프와 스티커도 제거해 보려 하지만 가끔 귀찮을 때도 많다. 병, 캔, 플라스틱 또는 종이류에 맞게 분류만 하고 돌아서서 오는 데, 경비아저씨가 내가 머물다 간 그곳에 다시 가시는 걸 보고는 뜨끔했다. 내가 분리해 놓은 재활용 쓰레기에 다시 손을 대시는 것이었다.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이제는 스스로 찜찜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도록, 내 뒤에 누가 와도 손을 댈 것이 없을 만큼 깔끔하게 정리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문구는 비단 화장실에만 적용되는 건 아닐 거다. 평생직장은 들어봤어도 평생 집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 요즘이다. 현대사회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한곳에 머물며 살아갈지 모르지만, 한 달, 일 년이라도 내가 머무는 곳에서는 아름다운 인상을 남기면 좋지 않을까? 내 집 마련의 꿈보다는 내가 지금 마련해 놓은 이 공간을 더 아름답게 가꾸는 데 집중을 해야겠다.

장미꽃을 건네는 사람의 손에는 장미 향이 남는다는 명언이 생각난다. 내가 머물다 간 곳에 향기까지는 아니어도 찌푸림과 눈살은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 머물다간 자리에 머물게 되는 그다음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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