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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6.26 15:00:30
  • 최종수정2022.06.26 15:00:30

송용섭

농업미래학자·교육학박사

1988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둔 늦봄, 공직에 첫발을 내딛던 기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군 복무를 마치고 청년이자 초임 공무원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처음 부여받은 업무는 같은 또래의 20대 농촌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4-H 육성이었다. 4-H 회원들과 함께 올림픽 성화 봉송 길을 코스모스 꽃길로 조성하고, 한여름엔 숲과 계곡에서 4-H 야영대회를 열었으며, 추수철에는 농촌 청소년 축제의 장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담은 4-H 회보를 매월 발간하며 고객이자 동년배인 4-H 회원들과 동고동락하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離村向都)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였기에 열악한 농촌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을 육성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였지만 힘든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농업은 쇠퇴산업으로 인식돼 더는 희망이 없고 그래서 농촌은 떠나야만 하는 탈출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가 시대적인 소명 의식과 인내심을 갖고 4-H 회를 육성, 발전시켜 오지 않았다면 이 시대가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육성의 기반을 다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여 활동하고 있는 많은 4-H 출신들을 결코 길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4-H 클럽은 1911년 미국 전역에 퍼져있던 농촌 청소년 클럽을 조직화하면서 태동하였고, 우리나라는 1947년 미군정 당시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도입되었다. 6·25전쟁 이후 농촌 진흥과 청소년 지도의 필요에 따라 1952년 정부 시책사업으로 채택되었으며, 1954년 1회 4-H 중앙경진대회가 개최되었다.

4-H는 지(智, Head), 덕(德, Heart), 노(勞, Hands), 체(體, Health)의 네 가지 이념을 바탕으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여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과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궁극적으로 4-H는 청소년 진로지도를 통해 농촌에 애착을 갖고 영농에 진입하여 청년농업인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4-H 회는 만 7세부터 39세까지 나이와 조직의 특성에 따라 학생 4-H, 대학 4-H, 청년농업인 4-H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으로도 발전적인 몇 가지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농촌 현장의 핵심 조직인 청년농업인 4-H는 학습조직으로서의 중요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친목 조직 내지는 지역사회 봉사조직으로 혼돈되고 있다. 4-H는 과제 활동(project)이라는 교육적인 방법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학습을 강조한다. 따라서 청년농업인들의 교육수요와 욕구를 발굴하여 실용 중심의 체험적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 일부 시·군에서 운영 중인 공동 과제포는 협업을 통해 회원 상호 간 신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학습 수단이 되고 있다.

4-H 회원들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사업 활동의 주도권이 육성하는 기관에 있고, 회원들은 단지 참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최근 4-H 회원 중심으로 드론방제단을 운영하는 것은 발전적인 현장 사례이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learning by doing)'라는 훌륭한 4-H의 신조를 살려 나가야 한다.

전국적으로 잘 갖춰진 4-H 선배 단체인 4-H 본부 회원들이 자원(自願)지도자로서 선험적인 경험을 멘토가 되어 후배들에게 전수한다면 4-H가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 4-H를 보다 활성화하고, 1963년부터 시작된 4-H 국제교환훈련(International 4-H Youth Exchange, IFYE)을 확대하여 세계의 농촌 청소년들이 연대하면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극복, 농촌 재생 등 미래 세대가 갖추어야 할 전문 역량과 글로벌 리더십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방 소멸과 함께 농촌의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년농업인 육성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답이다. 청년농업인들은 농촌의 보석이며 보석을 갈고 닦는 보금자리가 곧 4-H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접목해 75년의 자랑스러운 4-H 역사를 계속 써나가야 한다. 오늘날 4-H가 훌륭한 청년농업인 육성의 모태가 되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만으로도 지난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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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