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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동

청주시 환경관리본부 자원관리과 주무관

'폐기물', '쓰레기', '재활용'이 단어들은 참으로 다루기 쉬운 주제다.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에 항상 조간신문 스크랩을 읽어보는데, 동료 공무원들의 기고문 대다수가 저 주제로 환경오염이니, 실천해야 하니 이런 내용을 쓰고 있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합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입시다', '우리 모두 환경을 보호합시다' 등등 참 말은 쉽고 좋아 보인다. 그러나 청주시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관리하는 내 입장에선 이런 허울뿐인 관심들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재활용품 선별시설 운영예산이 과도하다고 문제가 계속 제기돼 결국엔 근로자 임금 기준을 제조 노임 단가에서 최저시급으로 변경해야만 했다. 열악한 시설과 더러운 환경 속에서 일일이 손으로 쓰레기 더미를 헤집으며 일하시는 선별장 근로자들 대부분은 우리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다. 나로선 최저임금을 받고는 도저히 못할 일을 하고 계시는 이분들을 보면서 뭐하나 더 해줄게 없을까 항상 고민하는 것이 내 업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쓰레기 재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기초시설에다 계산기만 두드리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아침마다 내 키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스티로폼 산을 먼저 구경하고, 음식물 찌꺼기가 잔뜩 묻은 일회용기와 먹다 남은 음료수병 그리고 전혀 재활용이 안 될 것 같은 폐기물들 등이 엉망진창 뒤섞인 재활용 쓰레기(재활용이라고 붙이기도 부끄러운) 더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과연 시민들에게 단순한 홍보와 계도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자원재활용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얼마다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주민홍보에 쏟아야 제대로 된 분리배출이 정립이 될지는 솔직히 불가능에 한 표 던진다.

요즘 추진되는 분리수거와 재활용 관련 정책은 대부분 소비자 중심으로 되어 있다. 물건을 샀는데 포장이 원래 이렇고, 배달시켰는데 용기가 이렇게 왔고, 재활용 어려운 소재로 만들어놓고는 '재활용을 실천합시다. 닦고 뜯고 분리하세요'이렇게 강요하고 있다. 왜 소비자 말고 생산자부터 시작하는 재활용에는 소극적일까? 집에 있는 화장품 용기 중 일부에는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작게 표시되어 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 청주시에 위치한 업체에서 생산되는 제품만이라도 친환경 용기와 포장으로 바꾸고, 음식점의 배달용 다회용기 사용하는 등의 생산자가 재활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적극 추진한다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환경이 계속 오염돼야 환경전공자가 먹고 산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후 환경밥을 먹은 지 이제 10년이 다되어 가지만, 제발 내가 일할 곳이 없는 깨끗한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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