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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필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내가 좋아하는 소설, 영화의 제목이다. 영화의 내용도 물론 훌륭하지만 내가 요즘 느끼는 것은 언어의 온도이다. 이 문장이 나에게 깊숙이 와 따뜻하게 스며든다.

임용된 지 1년 8개월 동안 나는 4번의 인사이동을 겪었다. 물론 부서 내 업무의 변경이지만 업무가 바뀌고 팀이 바뀐다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에 충분하다. 원래도 역마살의 기운이 있다고 스스로 느낀 적이 많을 만큼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하고 하나에 진득하게 몰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는 업무가 바뀌는 것을 즐기며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두려움과 피로를 몰랐다.

다만 최근 인사를 통해 서무업무를 하는 동안에는 많은 애로사항을 느낀다. 기존에 직급이 높은 분들이 하셨던 일이었고, 옆에서 지켜보며 '정말 일을 잘하시는구나…. 어떻게 저렇게 일을 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신 분들이 하신 자리기에 나도 그들처럼 일을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부서의 직원들을 관리하고, 부서 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담당 및 민원응대는 점점 버겁게만 느껴졌다. 또한 선거업무가 많아져 쉴 시간이 없어졌다. 하루하루 일과시간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바라게 됐고, 야근하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내일 할 일을 정리하고 고민하는 시간만이 있을 뿐 마음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었다.

이러한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역시 사람들이다.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이장님들, 지역 관계자분들과 더불어 항상 업무를 나눠서 해주시고 옆에서 응원해 주시는 부읍장님, 고민 상담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주시는 팀장님들은 내가 기댈 언덕이자 나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큰 나무들과 같은 존재이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나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아닌, 옆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나에게는 휴식공간인 것이다.

최근 전주시 공무원 시보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농업직인 고인은 코로나19 대응 업무 때문에 보건소로 첫 발령을 받고 과중한 업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나는 그분에게 이런 존재들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분명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제목으로 적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는 말은 내가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말이자,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현장에서 타인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의 문장이다. 사람은 결국 서로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이자, 사회적인 집단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존재다. 지금도 도처에 자신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업무에 지친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한 번쯤은 미소를 짓고 인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따뜻한 말 한마디, 곁에 있다는 느낌,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마음.

"당신도 함께 있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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