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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전통시장 상인들, 무더위·장마에 '시름'

무더위에 채소·과일 하루만에 상품성 '뚝'
제때 못 팔면 버리는 경우 다반사
손해 감수하며 덤으로 주거나 저렴한 가격에 팔기도
시장 상인들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 웹출고시간2021.06.23 20:42:18
  • 최종수정2021.06.23 20:42:38

채소가게를 운영중인 김모(74)씨가 휑한 북부시장 내에서 마늘을 까고 있다.

ⓒ 임영은기자
[충북일보]청주 전통시장 채소·과일 가게 상인들은 무더위로 인해 고민이 깊어졌다.

코로나19 사태 뿐만 아니라 인근 대형마트들로 손님이 크게 줄어든데다, 채소 등은 무더위로 금방 시들어 상품성을 잃는 경우가 많아서다.

23일 방문한 청주 북부시장에선 채소가게를 30년째 운영중인 김모(74)씨가 의자에 앉아 마늘을 까고 있었다.

김씨는 요새 채소를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손님도 없고 무더위라 채소가 금방 시들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주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매일 평균 15~20만원치 채소를 사온다. 저온창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보니 저장공간이 따로 없어 2~3일 이내 못팔면 버리는 게 일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무와 파, 양배추, 고추, 오이 등은 최상의 상태가 최대 3일 정도 가지만 버섯은 하루만 지나도 시들어버린다. 특히 무더위다 보니 더욱 빨리 시든다"고 한탄했다.

더구나 상추, 시금치 등은 당일에 못 팔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콩나물도 하루만 지나면 색깔이 쉽게 변한다.

육거리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중인 정모(69)씨가 채소를 진열하고 있다.

ⓒ 임영은기자
50년 가까이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77)씨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오전시간이지만 높은 기온으로 인해 시들기 시작한 과일들이 눈에 띄었다. 과일은 당일 재고가 소진되지 않을 땐 썩어서 버리기 일쑤다. 김씨는 오늘도 일부 썩은 포도를 골라내고 다시 진열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육거리시장에서 과일을 공급받지만 요즘 장사가 안돼 과일이 썩어나가는 경우가 많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코로나19 이후 8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며 "인근에 새로 생긴 식자매 마트로 인해 손님이 더욱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포도, 살구 등은 무더위에 쉽게 썩고 바나나는 더 변질되기 쉽다. 방울토마토는 무더위에 내놓으면 금방 말라 꼭지가 우수수 떨어진다"고 말했다.

비단 북부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주 최대 전통시장'으로 손꼽히는 육거리시장도 손님들이 없어 비슷한 상황이다.

육거리시장에서 채소가게를 30년 이상 운영중인 정모(69)씨는 앉아 쪽파를 다듬고 있었다. 정씨는 "무더위에다 손님들도 너무 없다"며 한탄했다.

정씨도 장사가 안돼 채소를 버리는 게 일상이다. 지금은 조금만 시들어도 사람들이 사지 않아 더욱 어렵다.

정씨는 "저온창고에 넣었다고 상하지 않을 뿐, 갓 뽑은 채소랑 신선도와 맛의 차이가 있다. 채소는 생물이라 매일 매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육거리에 손님들이 많아 보여도 이전에 비해 엄청 없는 편"이라며 "육거리에 온 사람들이 모두 다 채소 등을 사는 게 아니다. 요새 장사가 안돼 오후 7시면 문을 닫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천동에 새로 큰 식자재 마트가 생기고 동네 곳곳에도 주로 마트가 많다보니 여기까지 오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황모(35)씨는 무더위라 하루 아침, 저녁으로 과일을 상태를 살피고 다듬는다. 상태가 좋지 않은 과일은 버리거나 단골고객들에게 덤으로 준다.

살구, 천도복숭아, 자두는 무더위에 취약해 제일 빨리 썩어 계속 상한 것을 골라내야 한다.

황씨는 "오늘 평일인데 육거리시장 치곤 사람이 많이 없는 편이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매출의 20~30% 감소했다. 고정지출이 정해져있지만 수입이 별로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시장에 활기가 넘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상인들은 "손님이 워낙 없어서 우선 손님이 와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시장 분위기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 임영은기자 dud79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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