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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국내 최대 규모의 대나무 숲 정원을 찾는다. 바람이 묻고 숲이 답한다. 귀로 들어온 자연이 눈으로 본 인공과 어울린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에코폴리스 울산을 느낀다.

*** 자연과 인공의 조화 중요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생태가 있다. 대나무와 계절이 잘 어울린다. 20개 이상의 테마 정원이 있다. 안내부터 관람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태화강을 따라 이어진 십리대숲은 장관이다. 인공이 가미된 은하수길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미다. 조금만 걸어도 대숲이 시원하게 치솟는다. 불어오는 바람에 댓잎이 사각거린다. 걷다보면 초록 바람이 온 몸을 감싼다. 소리와 빛이 대나무 향과 어우러진다. 죽림욕은 일상의 피곤함을 털어낸다. 도심공원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한다.

충북의 물가 정원형 공원을 떠올려 본다. 청주 무심천이 스쳐지나간다. 하상도로를 걷고 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푸른 갈대와 억새가 일렁인다. 화석 연료 차 소리가 함께 들린다. 기지개 펴던 갈대가 오그라든다. 충북도내로 눈을 넓혀본다. 여가 공간으로 조성된 물가 공간이 황폐화돼 간다. 안전성 문제 등으로 보수공사 중인 곳이 많다. 아예 철거되는 곳도 있다. 언론에선 연이은 비판보도가 한창이다. 졸속 행정에서 비롯된 처참한 결과다.

지역마다 둘레길 예산 낭비 사례가 아주 많다. 전국적인 유행에 편승해 졸속으로 추진한 결과다. 대청호 문산길 부교 철거는 대표적 사례다. 청주시는 16억원을 들여 대청호변에 문산길을 냈다. 하지만 개통도 못했다. 되레 부교 철거공사에만 8천만 원을 더 들여야 한다. 위험성에 대한 완전한 대비를 못했기 때문이다. 사업 담당자 3명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긴 했다. 그렇다고 사라진 혈세가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 수억 원의 예산이 그냥 물속에 빠져버린 셈이다.

청주 우암산 둘레길 조성 계획도 문제다. 손도 대기 전 제동부터 걸렸다. 옥천 향수호숫길은 막힌 지가 1년도 넘었다. 지난해 2월 낙석사고 이후 지금까지다. 67억 원이나 투입된 길이 무용지물이다. 지자체들을 마냥 비난하려 하는 게 아니다. 잘못된 이유가 뭔지 제대로 알라는 얘기다. 길이나 숲은 자연이다. 사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다. 인공을 가미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살리는 숲과 길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쯤에서 칼럼 서두에서 태화강 십리대숲을 언급한 까닭을 눈치 채야 한다. 태화강에 들면 고요하면서도 경이로운 느낌이 이어진다. 적어도 거기에선 오롯이 숲과 함께할 수 있다. 바깥 사정을 뒷전으로 미룰 수 있다.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적당하다. 짧은 시간 생각에 잠기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을 진한 감동으로 물들게 한다. 매력적인 디자인의 구조물에 눈길을 뺏기게 한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 들면 어느새 길 끝이다. 오묘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무슨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른다. 그저 장대 같은 대나무 속을 훤히 들여다본 듯하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공의 아름다움을 봤다. 자연과 관련된 울산시 건설 행정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충북의 건설 행정도 자연과 인공의 조화미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무턱대고 하면 무조건 실패다.

*** 획일적 행정 태도 바꿔야

언제부터인가 힐링(healing)이 화두다. 캠프나 토크, 음악회 앞에 늘 따라 붙는 단어다. 온통 힐링 열풍이다. 일상에서 이 단어를 빼고는 대화가 어렵다. 충북에도 힐링 명소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청주엔 아직 없다. 우암산이, 무심천이 힐링 명소로 자리 잡진 못했다. 시대의 트렌드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탓이다.

무심천과 우암산은 도심 한가운데 있다. 맑은 물과 시원한 공기는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청주시민들에게 아주 특별하다. 사시사철 자연을 만끽하게 하는 공간이다. 단순하지만 독특한 개성과 매력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의 녹색 공기가 시민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무심천이나 우암산은 모두 자연이다. 길이나 숲 조성에 신중해야 한다. 힐링 명소는 자연에 약간의 인위적 시설만 더하면 된다. 청주시 등 도내 지자체의 획일적 행정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울산 태화강의 기적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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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