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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1.09 19:10:49
  • 최종수정2020.01.09 19:10:51
[충북일보] 고3 교실에 정치바람이 불 조짐이다. 고3 유권자들이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아직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말 고3 학생 등과 관련된 일명 '18세 선거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고3 학생들의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까지 허용하고 있다. 학교 안팎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등 선거운동과 정치활동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선거법 위반 등 갈등과 피해로 학교 현장이 정치의 장으로 변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진보 진영은 꾸준히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를 요구해온 만큼 반기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학교 내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연령 하향 관련 찬반양론은 아직도 팽팽하다. 그럼에도 18세 투표권은 거스를 수없는 세계적 대세다. 다만 '고교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비판론은 여전하다. 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거 관련 매뉴얼이 없다는 점도 위험하다. 고3 학생 유권자들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자칫 교사 개인의 정치성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의 이유가 된다.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정치 중립 전통은 아직 뿌리 내리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일부 교육감들의 이념적 편향성은 심각하다. 지역에 따라 여당 성향, 야당 성향이 뚜렷하다. 그런 점에서 과연 고3 유권자들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설득력을 갖는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적인 가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교육부 차원에서 고3 유권자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내놓아야 한다.

어찌됐든 오는 4·15총선에선 2002년 4월16일 이전 출생자부터 투표권을 갖는다. 대부분의 고3 학생들이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오는 4·15총선에서 처음 선거권을 갖는 만 18세 이상 도내 유권자는 1만7천650명(남자 9천179명, 여자 8천471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대분의 고3 학생들이 포함된다. 여야가 민감하게 처음 반응하며 동태를 살피고 있다. 학교가 정치 논쟁으로 들썩이는 것부터 경계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고3 학생들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모두가 준비 부족에서 비롯된 걱정이다. 물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실무자 협의회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됐다. 각 시·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담당자들은 예상되는 쟁점과 대응책, 선거교육을 위한 자료에 담을 내용을 검토했다. 선관위와 교육부는 여기서 나온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위한 선거 매뉴얼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고3 유권자가 4·15총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교육의 정치 중립성을 알리고 가르치는 것도 선거교육이다. 총선까지는 이제 90여일 남았다. 시·도교육청 별로 자료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는 기간이 짧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TF를 꾸려 공동으로 선거관련 교육의 가이드라인과 교육 자료를 만들어 나가는 게 효율적이다. 그래야 다소나마 학생 투표권 행사에 대한 편향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고3은 가장 민감한 시기다. 대학입시 등 공부에 전념해야 할 기간이다. 이런 고3 학생들에게 외부의 부정적인 정치 갈등과 대립이 좋은 영향을 주기 어렵다. 자칫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질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고3 교실을 선거 분위기에 들뜨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교육 당국과 선관위의 역할만 남았다. 고3 유권자들이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그 첫 번째 도움이 고3 학생들을 위한 선거매뉴얼 만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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