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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1.17 19:37:00
  • 최종수정2019.11.17 19:37:00
[충북일보] '설마'가 '사실'이 돼 가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사건의 진범이 20년을 복역하고 나온 윤 모(52) 씨가 아니라 '이춘재(56)'라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왔다. 기막히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주 브리핑을 열고 "윤 씨보다 이 씨의 진술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8차 사건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경찰의 이날 발표는 잠정결론이다. 앞으로 수사가 마무리돼야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발표 내용을 보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경찰은 "피의자 자백의 신빙성, 윤 씨 진술의 임의성, 윤 씨 검거 및 조사 과정에서의 위법성, 국과수 감정 결과의 적정성 등 4가지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 위법성과 국과수 감정 분야는 아직 수사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시 화성 8차사건(1988년 9월 16일 발생)을 모방범죄로 결론지었다.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얼마 전 이춘재가 자신이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은 혼란에 빠졌다. 8차 사건의 경우 음모(陰毛) 분석을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씨가 자백한 또 다른 사건들은 더 황당하다. 그가 청주에서 저지른 2건의 사건도 다른 용의자가 사건 초기 검거됐다. 그 용의자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재판부가 경찰의 강압수사의 가능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윤 씨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게 순서다.

경찰의 이번 수사 결과 발표를 보면 경찰이 선량한 시민에게 범인이라는 올가미를 씌운 셈이다. 과거 경찰 수사 행태의 한심함도 드러냈다. 그저 단순한 엉터리가 아니라 의도적 폭력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만행으로 비판받아 마땅할 정도다. 한 마디로 심각한 인권 탄압이었다. 당시 윤 씨의 자백은 현장 상황과 모순되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검찰이나 법원에서조차 어느 한 곳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윤 씨는 사건 발생 당시 범인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당연히 기소했고 법원은 윤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 지난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금이라도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 일단 진범임을 자백하는 이춘재의 진술이 확보돼 있다. 수사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주장도 있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재심 요건은 갖춰진 듯하다. 여러 정황상 윤 씨에게 진실 규명의 기회를 주는 게 타당해 보인다. 물론 법원이 판단할 영역이다. 윤 씨는 20년간 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에도 10년간 살인범이라는 낙인과 함께 살았다. 윤 씨의 재심이 진행된다면 이춘재를 법정에 증인으로 소환할 수 있다. 진범을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동시에 대한민국 사법시스템도 점검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좋은 기회이지 나쁜 기회는 아닌 것 같다.

경찰은 과거의 잘못된 수사를 사과하고 반면교사 해야 한다. 경찰이 지목했던 범인이 재심을 통해 무고함을 밝힌 사례도 이미 여러 건이다.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이 있어선 안 된다. 모두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다. 경찰의 재수사 결과가 윤 씨의 재심 개시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떤 예단이나 결론 없이 어느 때보다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경찰 스스로 과거 수사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재심 개시 여부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법원이 수사 당사자의 의견을 배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과거 경찰은 예단수사나 결론수사를 하기도 했다. 그 바람에 엉뚱한 사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경찰의 수사관행부터 변해야 한다. 생사람을 잡는 경찰이 돼선 안 된다. 강압수사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나쁜 선례다. 수사권 남용 적폐이자 악폐다. 인간의 자유와 인권은 천부적이다. 인권을 무시하는 수사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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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