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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08 19:44:13
  • 최종수정2019.08.08 19:44:13
[충북일보]  넘지 못할 선(線)은 없다. 그게 교육과 관련된 선(善)이라면 더 그렇다. 충북엔 과거 지역별로 명문고가 있었다. 인재배출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평준화 이후 달라졌다. 학력의 하향평준화 우려 목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충북 학생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 영어 등에서 전국 평균 이하였다.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학생은 52명이었다. 1999년 이후 2017년(50명)을 제외하고 최저 합격자수다. 과학기술 관련 대학인 카이스트와 포스텍 진학 현황도 비슷했다. 같은 해 충북에서는 카이스트 16명, 포스텍 9명 등 25명이 합격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게 행복인 건 당연하다.

 이 같은 상황은 충북도내 일부 우수 중학생의 타 지역 유출마저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다른 지역 명문고로 진학하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충북지역 상위 3% 성적의 우수 중학생 500명 정도가 인근 충남과 세종, 전북 등의 고교를 선택했다. 해외 유학이 아니라 타 시도로의 유학이 조기에 진행된 셈이다. 2018년 기준 충북도내 중학교 졸업자 수 대비 고교 입학자수는 188명 감소했다. 반면 충남 682명, 세종 358명, 전북 510명이 각각 늘었다. 자사고·국제고·영재고가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수치다. 자사고나 국제고, 영재고 등이 한 개도 없는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과 경남, 제주 3곳뿐이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24개 자사고 가운데 14곳이 앞으로 5년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희소성으로 인한 '자사고 프리미엄'이 더욱 공고해진 셈이다. 하지만 충북엔 소외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교입학 특례제도 개선과 관련한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건의에 대한 교육부의 부정적 견해는 충북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교육부가 충북의 고교입학 특례제도 개선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지역인재 양성과 유출 방지를 위해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서로 양보하며 어렵게 모은 의견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부정적 입장이다. 명문고 육성을 염원하던 충북엔 날벼락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칫 제도 개선이 실현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우리는 충북의 건의에 대한 교육부의 이런 입장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에 상반된다고 판단한다. 문 대통령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발전의 토대를 완성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당연히 교육의 균형발전도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손발이 맞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일단 소수 정예화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충북, 경남, 제주처럼 자사고가 없는 지역은 교육 불평등이 더욱 심화됐다. 충북이 더 이상 교육 기회에서 소외받지 말아야 한다. 가장 먼저 자사고 신설이나 충북 이전 기관·기업 종사자 자녀에 대한 제한적 전국 공모가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충북 초·중·고생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우수인재 육성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지역 내 명문고 설립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이 동의했다. ㈜한국에스큐아이가 충북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0월19일부터 26일까지 충북도내 초·중·고생 학부모 1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0%p)한 결과다. 그 조사에서 우수인재 육성 정책의 필요성에 '매우 필요하다'(37.1%), '필요하다'(41.2%) 등 공감하는 학부모들은 78.3%에 달했다. 반면 '필요하지 않다'(1.7%), '매우 필요하지 않다'(0.7%) 등 부정적인 시각은 2.4%에 그쳤다. 타 지역 대비 충북의 인재 규모에 대해서는 '보통이다'(39.3%)와 '(매우)적다'(43.4%)가 많았다.

 앞으로 충북에서 학생 유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정부 인사에서 충북 출신이 소외되는 현실과 비례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교육 여건부터 개선돼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 지정·고시를 통해 고교 입학 특례를 부여하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선을 넘으면 새로운 역사가 펼쳐진다. 역설의 성취는 꼭 정치에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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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