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07.02 21:01:52
  • 최종수정2019.07.02 21:01:52
[충북일보]  전국의 전통 재래시장마다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장 환경의 변화로 촉발된 재래시장의 위기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입점으로 기존 소규모 상인들의 피해는 회복불능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언제까지 인위적으로 전통시장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다국적 기업의 대형마켓은 기존 상권에 지각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대기업들도 합세해 기업형 슈퍼마켓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 골목상권은 붕괴됐고, 중소상공인들은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청주에도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여러 개의 대규모 점포가 성업 중이다. 롯데슈퍼 등 준 대규모 점포도 동네마다 널려 있다. 편의점까지 합친다면 이미 기존 골목상권까지 대기업들의 손에 거의 다 넘어간 셈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확장은 전통적 재래시장에 치명타를 날렸다. 전국 곳곳에서 절규했다. 청주 서문시장도 그 중 한 곳이다. 청주 서문시장은 누가 뭐래도 60여 년의 역사가 있는 청주의 1호 시장이다. 변할 것 같지 않던 청주의 핫 플레이스였다. 하지만 1999년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잃어버렸다. 그 뒤 상인들이 과거의 영광을 떨쳐내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청주시는 2012년 서문시장을 삽겹살거리로 지정했다. 전통이 있는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였다. 시행 초기 시장 활성화가 기대됐으나 다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문시장은 지금 삽겹살로 다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삼겹살로 특화된 전통시장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매년 3월3일 열리는 '삼겹살 데이'도 한몫하고 있다. 상인들은 7월을 맞아 이번에도 청주시와 함께 시장 살리기에 나선다. 3일 오후 7시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에서 '삼소데이 나이트파티'를 연다. '삼소데이'에는 3일에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자는 의미가 담겼다. 서문시장 인근에 자리 잡은 상권 밀집지역인 성안길과 영화관, 대형할인매장 고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성안길과 영화관, 대형할인매장 등 도심상권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맥주도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시장은 몇 번의 캠페인이나 이벤트로 살아나지 않는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가 할 수 없는 전통시장만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전통시장은 대개 소매시장이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을 한 장소에서 만나고 관계를 맺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경제활동 이상의 장소이다. 자본주의는 엄청나게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가장 큰 장점 역시 바로 그 효율성이다. 이 놀라운 효율성이 최대 만족을 보장하는 소비를 유인한다. 역동적인 생산과 주어진 한계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보게 한다. 시장이 이걸 부정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침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를 탓할 수는 더더욱 없다.
 서문시장이 살려면 상인들부터 변해야 한다. 물론 지자체의 지원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하려면 근본적인 소프트웨어부터 지원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상인들의 의식이 바뀌도록 하는 교육지원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전통시장 지원 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상인들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인이 변화한 소비자를 이해할 수 있어야 시장이 달라질 수 있다. 자생적으로 안 되면 인위적이라도 해야 한다. 전쟁으로 치자면 전통시장은 이미 완패한 상태다.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소멸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서문시장 삼겹살은 아주 좋은 문화적 소재다. 현대화와 과학화로 거듭나는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청주 서문시장 상인들의 노력과 도전은 가상하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자생적인 활성화로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회성 행사와 캠페인은 중요하다. 하지만 서문시장을 꾸준히 알릴 수 있는 문화마케팅이 절실하다. 삽겹살은 서문시장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어야 한다. 고유의 삽겹살 문화에 새로운 변화의 옷을 입혀야 한다. 그래야 서문시장만의 특화된 문화와 정체성을 만들고 확립할 수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