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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세월 깃든 '단 하나의 작품'

청주 맞춤양복점 '대림라사' 강충열 대표
소상공인경진·섬유패션대상 수상
40년 경력에도 "아직 배울게 많아"
후계자 양성·지역 봉사활동 계획

  • 웹출고시간2018.11.29 21:11:56
  • 최종수정2018.12.02 13:46:00

수제 맞춤옷은 획일화된 기성복에 비해 편안한 착용감과 맵시를 돋보이게 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강충열 대표가 고객 개인 패턴을 고려해 재단, 가봉(假縫)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세대가 변했다. 세태도 따라 변했다.

안락함과 여유를 잊은 사람들은 편리함과 속도를 좇는다.

빠르게 변하고 쉽게 잊혀지는 세상 속에서 청주 상당구 중앙로 초입에는 30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간직한 작은 맞춤양복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변 건물들은 간판이 바뀌고 문을 열었다 닫았지만, 이 곳은 '대림라사'라는 이름을 달고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대림라사 강충열(65) 대표는 '맞춤양복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일념으로 처음 일을 시작하던 40년 전 그 날처럼 오늘도 가위와 자를 든다.

강 대표는 군(軍) 전역 후 25살이 되던 해 성안길 우체국 맞은편에 외삼촌이 개업한 양복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외삼촌과 함께 일을 하려던 재단사가 갑자기 방위생활을 하게 되면서 급히 대타투입됐다. 양복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패턴 따는 법만 급하게 배우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10년의 경력을 쌓은 강 대표는 34살이 되던 1987년 자립, 대림라사를 열었다.

인근서 7개의 양복점이 성업할 정도로 맞춤양복의 인기가 좋은 시절이었다.

강 대표의 양복점도 손님이 줄을 이었다.

이웃과 친구는 물론 '멋'을 아는 신사·숙녀,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이 단골이 됐다.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기용 전 교육감도 강 대표의 단골이었다.

하지만 IMF외환위기를 넘어서지 못한 이웃 양복점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았다. 결국 강 대표와 대림라사만이 화려했던 지난 시절의 훈장처럼 남았다.

강 대표는 "맞춤양복을 찾던 사람들은 '과거의 인물'이 됐다. 양복이 아닌 등산복을 즐기는 나이가 돼 버렸다"며 "결혼을 앞둔 양가 아버지와 고급진 멋을 찾는 젊은이들이 종종 찾는 정도"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의 맞춤양복이 '잘 나가던' 시절을 회상했다.

1967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기능경기대회를 시작으로 1983년 오스트리아 대회까지 대한민국은 양복 부문서 12연패를 했다.

1985년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기능경기대회서부터 양복 부문이 사라졌다.

맞춤양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인기도 서서히 하강곡선을 그렸다. 고된 일만큼 금전적인 보상이 따르는 일이 아니라서 업계에 발을 들이려는 사람도 줄었다.

강 대표는 "맞춤양복은 최소 10년 이상은 배워야 기술자가 된다. 가볍고 착용감이 좋으며 착용자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어야 맞춤양복이라 할 수 있다"며 "죽을때까지 배워도 쉽지 않다. 아직 더 배우고 익힐 게 많이 남았다"고 했다.

강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소상공인기능경진대회 재단부문에서 최우수상, 2018년 한국섬유·패션대상 양복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사)한국맞춤양복협회 25대 부회장직을 맡았다. 국내 양복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강 대표는 "서울의 협회 건물을 신축해서 양복 입문자 교육, 종사자 재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시설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맞춤양복 업계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년 간 보내 준 고객들의 성원에 늘 감사한다"며 "대한민국명장이 될 수 있도록 평생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지역 봉사활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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