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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0.31 21:00:01
  • 최종수정2018.10.31 21:00:01
[충북일보]  사람은 누구나 욕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적이냐 공적이냐의 차이는 아주 크다. 사익을 앞세우는 사람과 공익을 추구하는 사람의 차원은 다르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공익적 욕심은 아름답다. 청주시 시금고 약정 과정에서 보인 담당 공무원의 태도가 눈에 띈다. 이 공무원은 청주시민 전체를 위해 욕심을 부렸다. 과정은 기발했고 창의적이었다. 일부 경쟁은행에선 부당거래니 특혜의혹이니 하며 따졌다. 하지만 이 공무원이 욕심을 부렸던 공익적 본질은 곧 드러났다.

 청주시는 지난 29일 시금고 약정을 마쳤다. NH농협은행과는 1금고, KB국민은행과는 2금고 계약을 했다. 부당거래니 특혜니 하는 논란은 2금고 약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민은행이 금고 지정을 받기 위해 제시한 협력사업비 130억 원을 청주시가 임의대로 36억 원으로 깎아줬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도 금고지정에서 탈락한 다른 은행이 문제 삼을 만했다. 청주시 재정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쳐 감사에 적발될 정도였다. 누가 봐도 공정성 상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부당거래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금고 약정에 무리수를 둔 이유는 충분했다. 소신 있는 공무원의 공익적 욕심이었다. 청주시 재원을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적극적 행정이었다.

 국민은행은 애초 1금고를 노렸다. 협력사업비 투자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농협에 밀려 2금고로 지정됐다. 2금고에서 취급할 회계규모는 1금고의 18분의 1이다. 고작 1천543억 원이다. 국민은행 입장에서 볼 때 별로 매력이 없다. 130억 원을 투자해 이자수익도 별 볼 일 없는 2금고를 맡느니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

 이 공무원의 순발력은 이때부터 발휘됐다. 만약 국민은행이 금고 지정을 포기하면 선택권은 3순위 은행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3순위 은행에서 제시한 협력사업비는 고작 18억 원이었다. 자칫하면 2금고를 18억 원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국민은행은 자회사 모든 렌터카의 차고지를 청주로 이전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렌터카 차고지 이전으로 4년간 청주시가 얻게 될 자동차세는 무려 120억 원이다.

 이래저래 국민은행을 놓칠 수 없는 조건이었다. 협력사업비를 대폭 할인해 준 까닭은 여기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협력사업비는 금고를 맡은 은행이 금고관리로 얻은 수익금 중 일부를 시에 현금으로 환원하는 출연금이다. 청주시는 이 출연금을 도로확장 등 주민숙원사업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가용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 재정을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청주시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담당 공무원의 노고를 칭찬한다.

 청주시가 이번에 얻은 재정이익은 당연히 청주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공무원의 노력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사례다. 도약과 발전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 속에서 창조된다.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사람의 노력은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이번 청주시금고 약정과정에서 보인 담당 공무원의 노력은 일종의 잠재능력 발굴이다. 한 번 노력으로 시재정이 더 탄탄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자고 나면 바뀌는 세상이다. 공무원도 이제 바깥세상의 변화를 경청해야 한다. 내부에서 자기 욕심 때문에 싸우고 분열해선 안 된다. 선진국이 되려면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선진 공무원이 되는 길도 다르지 않다. 혁신을 실천하는 자세만이 성공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저마다 개인의 특성이 있고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다. 그래도 분명한 건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공직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저마다 개인의 특성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 특히 충북은 지금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무원들이 공익적 가치 실현에 더 욕심을 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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