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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18 15:02:35
  • 최종수정2016.12.18 15:41:03
[충북일보] 연말을 맞아 각종 수상 소식이 들려온다.

일단 축하할 일이다. 특히 '최순실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이 대다수인 요즘엔 더욱 그렇다. 감동적 사연을 본보기로 삼아, 피폐해진 심신을 추스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수상자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선정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이 남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상 기관이나 수상자가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시골 수재'란 얘기를 들으며 자란 기자는 학교 다닐 때까지는 각종 상을 많이 받았으나, 사회인이 된 후에는 인연이 멀어졌다. 직업 때문인 것 같다. 비판을 생명으로 하는 '기자직'에만 30여년간 종사했다. "만약 내가 공무원이 됐더라면 상과 인연이 가깝지 않았을까"란 자위도 해 본다.

그 동안 사회부 기자를 주로 하다 보니 출입처가 대부분 공공기관이었다.

이에 따라 기자가 줄곧 지켜 온 생활 신조 중 하나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었다. 출입처 직원들과의 인간 관계를 '너무 가까이 하지도, 멀리 하지도 말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깝기보다는 먼 공무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받는 보도자료 중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수상'과 관련된 것들이다.

정체 불명의 기관이나 단체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대상' '올해의 OO인' 등의 이름으로 상을 남발한다. 비록 개인적 친분이 있는 수상자일지라도,독자들에게 죄를 짓는 것같아 기사 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상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행정자치부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청백봉사상'의 경우 매우 엄격하게 심사를 한다.

전국 각지에서 수상 후보가 올라오면 행정자치부 공무원과 중앙일보 기자가 팀을 이뤄 현장 실사를 한다. 기자도 실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이어 후보 공적 사항을 인터넷에 공지, 일반 국민의 검증을 철저히 거친 뒤 수상자를 정한다.

세종시의회가 연말을 맞아 뚜렷한 사유도 없이 시민 20명과 공무원 3명을 포상했다. 일부 수상자에게는 상패 외에 3종짜리 화장품세트도 기념품으로 제공,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 세종시의회
이런 점에서 최근 세종시의회가 연말을 맞아 시민과 공무원들을 무더기로 포상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시의회는 지난 14일 '40회 정례회 폐회:2017년도 예산안, 조례안 등 82건 처리'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본문 끝 부분에 "본회의 종료 후 세종시 발전과 세종시의회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시민 20명과 공무원 3명을 선정하여 표창했다"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지역과 의정 발전에 기여한 세종시민과 공무원이 이렇게 많았다니…." 수십 년간 지방자치를 공부하며 현장을 취재해 온 기자로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각각 꽃다발을 든 채 시의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수상자 대부분은 기자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료가 나온 지 하루 뒤, 시의회에서 뒤늦게 수상자 명단과 공적서를 받아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모든 수상자가 '의정 발전 기여' '이웃돕기 솔선 수범' '행사 적극 참여' 등 그럴싸한 제목만 있을 뿐 구체적 내용(팩트)은 없었다. 그런데도 시의회는 수상자 개개인에 대한 상패 외에 일부 수상자에게는 3종 화장품 세트까지 기념품으로 줬다.

수상자는 시의원 15명이 출신 지역 별로 나눠먹기식으로 선정한 혐의가 짙다. 시민단체 간부, 이춘희 시장 선거캠프에서 특보로 활동한 사람도 포함돼 있다. 화장품 제공과 관련해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기부행위)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 결과가 주목된다.

이른바 '김영란법'이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되면서 공직사회는 더욱 투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세종시의회도 '광역의회' 란 위상에 걸맞게 수상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1년 6개월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으로 표를 사려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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