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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이명구 충북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15일 71주년 광복절
광복되자 '전재 동포' 진료 하고자 역으로 도일
자서전 "日항구의 조선환자 백여명 진찰·투약"
그러나 임전보국단 등 활동 친일파 708명포함

  • 웹출고시간2016.08.11 19:35:43
  • 최종수정2016.08.11 20:03:26
[충북일보] 15일이 광복 71주년인 가운데, 제 3대 이명구(李明求·1888~1977) 충북지사의 행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오창면 백현리 태생의 이 전지사는 본래 경성의학전문학교(서울대 의대 전신)를 졸업한 전문 의료인으로, '청주 제 1호 의사'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또 그가 1921년 남문로 1가에 세운 '신명(新明) 의원' 역시 '청주 제 1호 개인 병원'으로 기억돼 왔다.

이밖에 그는 망선루 이전, 청주교 가설, 청주여중과 청주대 건립 등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는 등 근대기 청주지역에 있어 영향력이 가장 강했던 인물로 여겨졌다.

그의 이같은 공적에도 불구하고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은 지난 2002년 △조선총독부 참의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충북이사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 등을 지냈다는 이유로 그를 친일파 708명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그의 <자서전>(1970)에 등장하는 '전재(戰災)동포 구조사업'은 당시 다른 인물에서는 거의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그를 친일파로 분류한 것과 사뭇 대비되고 있다.

'전재동포'는 글자 그대로 자연재해가 아닌 전쟁으로 인해 재난을 당한 동포를 일컫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은 일본열도의 조선인들이 귀국을 위해 일본 항구에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재난에 버금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명구 '自敍傳' 겉표지(왼쪽) · 이명구 '자서전' 전재동포구호회 편.

<자서전>에 의하면 이명구는 당시 신문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역으로 도일, 일시적인 굶주림·질병 등 전재에 빠진 동포를 구하고자 하였다.

"8월 25일경 각신문에 전재동포들이 귀국도중 일본 下關(시모노세키)에서 기아 질병으로 매일 수백명式 사망한다고 보도하였다. 불초 순간적으로 동포애 견지에서 구호사업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중략) 비치한 약품을 휴대하고 동년 9월 1일 도입하였다.-<자서전 68쪽>

그는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후의 행동을 △귀환 동포중 고통환자 백여명을 진찰하고 △휴대약품으로 조제투약하였으며 △변소 이용의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자서전> 69~72쪽에 적었다.

충북도 고위관료를 지낸 이승우(85) 씨의 증언에 의하면 충북 출신자들은 부산항과 충북선을 거쳐 귀향했으나 오랫동안 일본에 체류했던 탓에 당장의 거처와 호구지책이 마땅치 않았다.

<자서전>에도 그같이 내용이 등장하고, 이명구는 이들을 위해 건축비 일부와 자재를 보조하였다.

"일반 유지의 적극 협조와 각 철물상으로부터 건축용 양정(洋釘·못) 등의 찬조를 받아 청원군내 전재동포중 무주택자 약 5백명에게 건축비 현금 일부와 양정 등 자재 일부를 보조하여 주택을 건축케 하여(하략)."-<〃72쪽>

그의 이같은 해방기 행동은 전국적으로 그 유례가 없는 것으로, <자서전> 내용이 사실이라면 가장 적극적이고 신념에 찬 전재동포 구호사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원불교 등 당시 일부 종교단체들도 '동포를 살이기 위하야 우리는 거리로 간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전재동포 구호사업을 벌였으나 그 장소가 국외가 아닌, 국내 항구나 역 등에서 였다. 다만 그의 자서전이 해방기가 아닌, 1970년에 쓰여진 것은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는 1951년 제 2대 이광(李光, 1879~1966) 충북지사가 이른바 '무장공비 충북도청 습격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뒤를 이어 제 3대 충북지사(1951.7~1952.9)에 취임했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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