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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보국사지 '머리없는 불상', 언제·왜?

여러 추론중 조선시대 숭유억불 가능성 높아
현종실록, 물 · 불에 던지고 佛頭자르기 등장
불두 존재하였으면 경주 감산사 불상과 유사

  • 웹출고시간2016.08.08 18:22:38
  • 최종수정2016.08.08 18:52:11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2리의 죽령 옛길 8부능선 쯤에 서있는 보국사지 장육불.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쯤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일보=단양]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2리의 죽령 8부능선 옛길 근처에 서있는 보국사지(輔國寺址) 장육불(丈六佛)은 유교사회인 조선시대 '무두불(無頭佛)'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높이 4.6m의 보국사지 장육불은 지난 80년대 단양군이 일대 절터 약 660㎡에 대한 시·발굴조사를 하면서 일반에 많이 알려졌다.

발굴조사 결과, 장육불은 충주 미륵리사지 입석불과 비슷한 인공 석실(石室) 안에 봉안돼 있었고, 조각 수법과 양식으로 미뤄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졌다.

미술사학과 문명대 박사는 "수인과 U자형 옷주름 등이 국보 제 82호인 경주 감산사 아미타불과 그 양식이 거의 동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외에 국내 학계는 보국사지 장육불이 목이 잘린 이른바 '무두불' 모습을 하고 있어, 언제 어떤 이유로 머리가 없어졌을까에도 커다란 궁금증을 표해 왔다.

국내에는 보국사지 장육불 외에도 목이 잘린 불상은 많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60년대 경주 분황사 우물 속에서 무두불이 무더기로 발견된 바 있다.

현재 학계는 무두불의 생겨난 역사적 배경으로 대략 ①고려시대 몽골군 침입 ②임진왜란 때 왜군의 소행 ③조선시대 숭유억불책 ④우물=극락왕생 통로 사상 등을 추론하고 있으나 정설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없다.

이와 관련해 본보가 <조선왕조실록> 등을 살펴본 결과, 문헌상 ③번의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한불'(出汗佛) 현상, 즉 불상 표현에 물기가 흘리는 현상 때문에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감산사 석조아미타여래입상. 단양 보국사지 장육불이 온전하였으면 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 현종 3년(1662) 당시 전라감사 이태연(李泰淵)은 "호남(湖南) 담양(潭陽)에 있는 보국사(寶國寺)의 금불(金佛) 3구(軀)에서 저절로 땀이 배어 나왔다"(현종실록 3년 1월 4일자)라고 조정에 보고하였다.

이 보고 내용은 그로부터 16일 후 조정 안에서 중대 사안으로 다뤄졌다. 당시 대사간 민정중(閔鼎重)은 담양 '출한불' 사건의 배후에 요승이 있다고 판단했다.

"겨울과 봄 사이에 쇠와 흙으로 된 불상 위에 축축하게 응결된 것을 가지고 땀이 흘렀다고 하면서 (승려들이) 백성을 현혹시키고 민심을 동요케 하니, 그 자취가 너무도 흉칙하고 참혹하기 짝이 없습니다."-<현종실록 3년 1월 20일자>

그는 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이른바 땀이 흘렀다는 불상은 일일이 깨뜨려 부수고, 말을 지어낸 승도는 국법(國法)으로 다스림으로써, 이류(異類)가 방자하게 굴며 와언으로 동요시키는 화를 영구히 막아버리게 하소서"라는 주장을 내놨다.

오늘날 문화관광부에 해당하는 당시 예조는 이에 대해 민정중이 과격하다고 판단했는지 "과거에도 불상에서 땀이 흐른 변고가 한두 번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불상 파괴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예조는 "지금의 사태는 옛날 불상을 물에 던지고 불에 태운 일이나(投之水火) 불두를 가져왔던(佛首取來) 때와는 역시 사정이 같지 않을 듯한데, 꼭 불상을 부수어야 되는 것인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예조가 당시 밝힌 내용은 그 이전에 '출한불' 현상이 나타나면 △물에 던지고 △불에 태우며 △불두를 가져오는 사례가 조선시대 빈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불두를 가져오는 것은 곧 불상의 목을 자르는 행위로 볼 수 있다.

현종은 이에 대해 '命依啓'(명의계), 즉 "아뢴 대로 하라고 명하였다"라고 <현종실록>은 적었다. 그러나 이때의 하명이 민정중 안을 지지하는 것인지, 예조의 안을 수용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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