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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말티고개, 백두대간 마루금 아니다

천왕봉에서 나온 한남금북정맥의 첫 번째 고개
대동여지도에는 '돌아 넘는 고개' 뜻인 '回踰峙'
수학여행단 많이 찾을 고개, 정확한 표기 필요

  • 웹출고시간2016.07.25 18:51:47
  • 최종수정2016.07.25 19:11:00

'속리산 수학여행 1번지' 조감도이다. 말티재 정상에 3층의 구조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충북일보] 보은군이 속리산 말티고개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발주하면서 '백두대간'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군은 이 사업의 명칭을 '속리산 수학여행 1번지'로 하는 등 학생층을 겨냥하고 있어, 사실 관계를 더욱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보은군 등에 따르면 군은 '속리산 수학여행 1번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58억원을 들여 국도 37호선의 통과로 끊어진 말티재 정상부(해발 430m)의 생태축[마루금]을 복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마루금을 잇는 생태축 복원은 말티재 정상 도로 위에 3층 규모의 구조물을 건립하는 등 종전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은 내년 6월까지 △1층에는 차량이 통행하고 △2층에는 백두대간 역사·문화 상설전시관 등으로 활용하며 △3층 상단부에는 말티재 지형과 식생을 복원해 야생동물이 넘나들 수 있는 생태통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공사가 완공될 경우 말티재 일원은 내륙 산림환경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고개의 역사성과 상징성도 접할 수 있는 등 속리산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공개된 조감도에는 이같은 모습이 충실히 반영돼 있다. 차량이 통행하는 1층은 법주사 이미지와 연결되는 '자비성'(慈悲城), 2층 역사·문화 상설전시관에는 '백두대간 속리산 말티재'가 현판에 쓰여 있다.

'대동여지도' 부분도이다. 녹색선이 한남금북정맥으로 '회유치'가 지금의 말티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통 지리학적인 개념으로 볼 때 말티재를 통과하는 마루금은 백두대간이 아닌 한남금북정맥이어서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남금북정맥은 속리산 천황봉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말티재-청주 선도산-것대산-좌구산-보광산-음성 행치재-소속리산 등을 경유한 끝에 경기도 안성 칠장산[칠현산]에서 끝을 맺고 있다.(지도 참조)

이와 관련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1)는 말티고개에 해당하는 고개를 '회유치'(回踰峙)라고, 그리고 조선후기 지리학자 신경준(申景濬)이 지은 『산경표(山經表)』(영조 연간)도 동일한 고개이름을 기록해 놓았다.

그러나 두 자료를 제외하고 어느 문헌에도 '말티고개'를 '회유치'로 적은 고개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 고갯길에 박석을 깔았다는 뜻인 '마현박석(馬峴薄石)', <1872년 군현지도> 비슷한 '마치박석령(馬峙薄石嶺)'의 지명이 보인다.

따라서 특정 기록에만 나타난 고개명 '회유치'는 고유 지명이 아닌 '돌고 돌아(回) 넘어가는(踰) 고개' 혹은 '구불구불(回) 넘어가는(踰) 고개'를 한자식으로 표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지명 '회유치'는 보은군이 몇해전 작명해 사용하는 '꼬부랑길'과 거의 같은 의미여서, 이의 사용을 오히려 장려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 말티재는 백두대간이 아닌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조감도에 사용된 '백두대간 속리산 말티재' 표현은 앞으로 전국학생 수학여행단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남금북정맥 속리산 말티재' 혹은 그냥 '속리산 말티재'라고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리산 천왕봉-신선대-문장대가 백두대간 마루금이 되는 만큼 말티재 전시관에는 백두대간과 한남금북정맥 내용물을 함께 전시하는 것은 괜찮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말티재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제기돼 있으나 '말티재'의 '말'은 '크다'(大)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어문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말벌'과 '말조개'에서 보듯 순우리말 '말'은 '크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말티재는 중부지역 어느 고개보다 구비가 많으면서 가파르고 유장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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