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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4.15 21:37: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세간에는‘노사모’‘박사모’등 특정인이나 자연 등을 사모하는 모임이 많다.

그런데 그러한 모임의 원조가 청주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른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회원들은 이 모임을 약칭 ‘시사모’ 또는 ‘시사랑’으로 부른다. 여타‘O 사모’모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치나 이념 등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이 모임은 지난 1999년 박찬순, 최양재, 정화연, 박경희, 류기환, 이형순, 신준수 씨 등이 주축이 되어 발족되었다. 자문위원으로는 강준형, 전태익, 김창규 씨 등이 위촉되었다. 이 모임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주말로 창립 10주년과 시낭송 300회를 맞아 그 기념 시낭송회를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가졌다. 주1회, 또는 격주 1회씩 열은 시낭송회가 연륜을 거듭하다보니 어느덧 300회를 돌파한 것이다.

‘봄, 꽃잎으로 시를 쓰다’라는 주제아래 열린 시낭송회에는 30여명의 회원들 외에도 충북문인협회, 충북작가회의가 자리를 함께했으며 김효동, 허형만, 반칠환, 도종환 시인 등 전국의 유명 시인들이 참가하였다. 시낭송회가 열린 곳은 청주이지만 그 영향력은 가히 전국적이다.

마치 시낭송의 도시인 독일의 ‘브레멘’을 연상케 한다. 시낭송으로 꽃잎이 피고 시낭송으로 낙엽이 지는 곳이 청주다.

청주 골목문화의 효시 격인 이들은 초창기 남문로에 위치한‘산타클로스 ’카페를 둥지로 삼았다가 아예 시 전문 카페를 열었다. 중앙공원 맞은편에 ‘연어가돌아올 때’라는 시낭송 카페를 개업했다가 망했다. 장사 잇속에는 아둔한 무명 시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몇 년을 떠돌이 생활로 보냈다. 여름이면 도청 느티나무 그늘에서 시낭송회를 열었고 날이 추워지면 변두리의 허름한 카페를 찾았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시낭송가 홍을순 씨가 북문로에 ‘연어가 돌아올 때’라는 시 낭송 카페를 다시 열면서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차 한 잔이나 시원한 맥주 한컵에 시심을 우려내어 즉석에서 낭송하는 이곳은 문학인이나 문학 지망생에게 창작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고 서로의 작품세계를 나누는 대화의 다리가 되고 있다. 시인들은 이곳을 아지트 삼아 끊임없이 문화를 모의하고 문화 게릴라로서의 뼈아픈 자기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때때로 이들은 실내를 거부하고 대자연 속에서 시와 사람과 자연의 교감을 나눈다. 이른바 ‘시사랑 열차’운행이다. 한여름이나 가을이 깊어갈 때면 이들은 청주시민들과 함께 강원도 정동진, 망상 해수욕장으로,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인 공전으로, 물새가 해조곡을 부르는 순천만으로 먼 기차여행을 떠난다. ‘시심 실은 기차여행’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그동안 고은, 신경림, 곽재구, 허형만, 반칠환, 도종환, 임승빈 시인 등도 이 열차에 탑승했다. 열차 안에서 찐 계란이나 오징어를 먹으며 여는 시낭송도 별난 맛이다. 그래서 이 시사랑 열차의 단골 고객도 많이 생겨났다.

그 고객들은 열차 시낭송회를 통해서 지친 영혼을 다시 살찌운다. 사실 우리에게 육체적 영양실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신적 영양실조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지향하는 시대에 정신적 소득은 3천 달러도 되지 않는다. 비대해진 육체에 비해 정신은 황폐해져 있으니 상당수의 현대인은 기형아나 다름없다.

이제는 육체보다도 정신을 살찌우는 일에 힘을 써야 할 것이고 그런 균형 잡힌 인간형은 바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시 사랑 회원들은 아마추어 시인이 태반이다. 이미 몇몇은 등단을 하였고 시집도 내었지만 상당수의 회원들은 등단에 연연해하지 않고 아마추어를 고집한다.

등단이 봇물을 이루는 현 세태를 추종하지 않고 묵묵히 좋은 시를 골라 읽으며 시심을 나누는데 마음을 쓴다. 카페의 피아노나 기타 등 소품도 별도로 구입하지 않고 회원 또는 문학인들이 집에 있는 것들을 갖다 놓았다. 정태준 시인, 섹소폰 연주자 안용희 씨 등은 좋은 시를 골라 곡을 붙여주기도 한다.

시와 음악은 이렇게 어우러지며 사람들의 영혼을 맑고 밝게 닦아주고 있다. 청주는 이런 골목문화로 인해 자꾸 유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는 ‘시사모’의 활동과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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