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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20 18:19: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한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때는 1995년 7월27일. 군대를 제대하고 1주일 만에 취직을 하게 된 나에게 어머니는 30만원을 손에 꼭 쥐어주셨다. 지낼 곳도 정하지 않은 나는 무작정 괴산에서 서울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날 오후 상경할 때 입었던 복장그대로 회사에 첫 출근을 했다. 당시'이제부터는 어머니께 더 이상 기대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다짐을 하면서….

그날 나는 보라색 인조가죽 구두에 청바지,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길게 빼 입고, 숙소는 건대입구 월세 15만원 쪽방 고시원을 잡았다.

아! 정말 다시 생각해도 참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뒤로도 어머니가 고생하신 생각을 하면 더 그렇다.

나는 군대 가기 전 시설관리 업종에 종사했었다.

그 경험으로 서울 천호동에 있던 삼성생명 건물을 관리하는 시설관리직으로 입사를 한 것이다. 물론 삼성직원(그랬다면 오래 근무했을까?)은 아니고 시설관리 전문 업체에서 파견근무를 했던 것이다. 주로 냉·난방시설 운전, 내부 시설 점검, 보수 등….

이 일을 보험설계사나 직급이 높으신 분들이 출근한 이후에 하게 되면 '복잡함' + '작업복의 자신감 결여' 등등의 이유로 주로 아침 7시에 출근해 오전 9시 전에 지하실 외부의 사무실에서 하는 일을 모두 끝마쳤다.

문제는 그러고 나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냥 전자동으로 돌아가는 기계를 체크하면서 대기상태, 즉 놀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정말 매일 열심히 놀았던 것 같다. 다트도 하고 바둑도 두고, 주임이 먼저 퇴근하는 오후 4시 이후에는 혼자 기타(첫 월급 타자마자 어머님 속옷보다 먼저 구입한 것) 치면서 노래도 부르고….

그런데 이런 생활도 타지에서 하려니 나름 외롭고 힘들었는지 근무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나는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그리고 관리직 대리에게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냈는데 그때 그가 했던 말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한근씨! 내가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회사를 차리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말이야. 우리 회사 30명 중 딱 두 사람이 있어. 그중에 한 사람이 한근씨야. 청주에 내려가더라도 꼭 잊지 말고 자격증 공부해. 그럼 나도 자격증 따서 꼭 부를 테니까."

그러면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워커힐 호텔의 명월관에서 소갈비를 사주셨다. 파견회사 대리 월급이 얼마인지 다 아는데 말이다.

단 4개월을 근무하면서 매일 철없이 놀던 기억밖에 없던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나는 당시 그가 한말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그의 말 한마디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청주에 내려온 나는 평생 하지도 않았던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해에 비록 고졸이었지만 전문대졸 경력이 취득할 수 있는 소방설비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는 방송대로 이어졌고 이는 또 사법시험, 그리고 현재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

세상살이가 내 맘 같지 않고 어지럽고 힘들 때, 스스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없거나 현재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고 있다면, 훌륭한 멘토의 조언을 통해 길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새삼 옛 추억을 떠올려 보면서 지금의 나도 또 다른 멘토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인생의 마지막까지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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