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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본 우리 문화재 - 조선전기 각종 해시계

말타고 가면서도 시각을 알 수 있었다
손에 쥘 정도로 작은 휴대용 해시계 존재
밤에도 별자리 관측으로 시간 바로 알아
천문기구는 통치의 도구 때문에 '龍형상'

  • 웹출고시간2011.12.26 17:20: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전통사회에서 왕들은 백성들에게 해와 달의 움직임을 관찰, 농사의 시기를 정확히 알려줘야 했다.

따라서 천문기구는 그 자체가 통치의 도구이기도 했다. 이처럼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 백성들에게 농사의 절기를 알려주는 것을 '관상수시'(觀象授時)라고 불렀다.

조선은 동방의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 15세기 무렵에 세계 최고의 천문학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천문시계의 창의성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는 세종대왕이라는 불세출의 인물과 천문학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 그리고 장영실, 이천과 같은 창의적인 전문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충북대 이용삼(천문우주학과) 교수의 '시계왕국 조선의 천문시계의 복원' 논문에 따르면 세종대왕이 장영실 등을 시켜 제작한 해시계는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대별되고 있다.

전자에는 규표(圭表·26.49x8.28m), 간의(簡儀·3.72x2.48m) 등이 있다. 규표는 1년의 정확한 시간적 길이와 24절기를 알기위해 , 간의는 천체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능을 지녔다.

후자에는 앙부일구(仰釜日晷·35.2㎝), 정남일구(定南日晷·25.8㎝), 소간의(小簡儀·8㎝) 등이 있다.

오목 해시계인 '앙부일구'의 모습이다. 시간, 절기, 방위를 모두 알 수 있다.(왼쪽) 조선시대 '현주일구'라는 해시계 모습이다. 크기가 작아 휴대용으로 사용됐다.

앙부일구는 많이 알려진 모습으로 반구형의 오목한 해시계, 정남일구는 정밀성이 가장 뛰어난 해시계, 소간의는 간의를 축소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 일반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주일구(懸珠日晷·13㎝)와 천평일구(天平日晷·13㎝)라는 해시계도 존재했다.

그러나 두 해시계는 보통 해시계와 달리 크기가 한 손으로 쥘 정도로 작았다. 바로 현주일구와 천평일구는 휴대용 해시계였다.

현주일구는 북쪽에 세운 기둥에서 추를 늘어뜨리는 방법으로 시간을 측정했다. '懸'(현) 자는 그래서 들어가 있다.

반면 천평일구는 현주일구와 유사하지만 기둥 옆에 2개의 홈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이와 관련, 세종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말을 타고 가면서도 시각을 알지 않을 수 없으므로 천평일구(天平日晷)를 만드니, 그 제도는 현주일구와 대개는 같으나, 오직 남쪽과 북쪽에 못(홈)을 파고 중심에 기둥을 세워 노끈을 기둥 머리에 꿰고, 들어서 남쪽을 가리키는 것이 다르다.'-<세종 19년 4월 15일 3번째기사>

인용문 내용대로라면 세종 때 양반들은 말(馬)을 타고 가면서도 시계를 봤다는 것이 된다.

해시계는 흐린 날이나 밤에는 시간을 알 수 없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물시계 쯤인 것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종은 별자리의 움직으로 밤시간을 측정하기도 했다.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라는 별자리 시계가 이 기능을 담당했다.

북쪽 하늘의 항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1시간에 15도씩 일주운동을 한다. 바로 일성정시의는 이 원리를 응용했다.

따라서 조선시대 백성들은 어두워지면 일을 마치고, 새벽 5경쯤이 되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 이 시계는 낮시간에는 태양을 통해 시간을 측정하는 것도 가능, 일종의 국가 표준시계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세종대 천문의기들은 정밀한 계시기(計時器)면서도 궁중의 유물로서의 예술성도 지니고 있다"며 "외형이 용의 형상과 화려한 문양을 하고 있는 것은 왕권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도움말: 충북대 문화재과학과(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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