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굳게 잠겨있던 금단의 문이 열렸다. 청주시 대성동 청주향교 아래에 위치한 도지사 관사가 이시종 지사의 약속대로 드디어 개방된 것이다. 개방의 서곡은 지난 8월11일, '기억의 정원'이라는 주제아래 열린 현대미술 전이었지만 본격적인 개방은 지난 6일 오후 '도지사 관사 개방기념 작은 음악회'를 계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사 관사 이웃에 살면서도 지사 관사로 마실 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민들이 이날만큼은 당당하게 초인종을 눌렀다. 서쪽으로 에둘러 난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는 지사 관사 울타리에는 무궁화가 피었고 오래된 정원 곳곳에서는 잣나무, 소나무, 느티나무가 피톤 치드를 뿜어냈다. 태풍 '말로'가 몰고 온 가을 장맛비가 그치자 대성동 마을엔 스믈스믈 땅거미가 내렸다. 70여년 만에 초대받은 손님인데 비를 맞게 해서야 되겠는가. 천우신조다. 가파른 인생 고개를 넘으며 짠지 쪽 같은 눈물을 수도 없이 흘려온 민초들에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으로 느껴졌던 금단의 구역이 이제는 내 땅, 내 집이 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지사 관사는 '열린 공간'이 아니라 '열은 공간'이다. 이는 이 지사의 선거공약이었고 주민이 거기에 표심을 보태
학창시절, 누구나 아침조회에 관한 추억을 갖고 있다.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놓고 장시간 아침조회를 매일 열다시피 하였다. 조회는 학교에서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조회에서는 주훈(週訓)발표라든지, 무슨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에 대한 시상 등이 있었는데 내가 가장 싫은 것은 '교장선생님 말씀'이었다. 날씨라도 서늘하면 그럭저럭 들을 만 하지만 땡볕에서 장황한 교장 훈시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침부터 땀이 흐르는데 교장 선생님 훈시는 눈치도 없이 길었다. '끝으로...' 하면 5분이요, '마지막으로...'하면 또 5분이었다. 몸이 허약한 학생들은 일사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장 훈시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훈시내용은 거의 도덕 교과서 같은 내용이었다. 학생들이 지켜야 할 사항이 주를 이뤘지만 더러는 수업료 납부 독촉 같은 시시콜콜한 얘기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뿐만 아니라 기성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웬만한 행사에 참석해보면 개막식에서 대회사, 축사, 격려사 퍼레이드가 쭉 이어진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내빈소개도 지루하게 이어진다. 물론 행사에는 그 특성상 형식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형식이 내용보다 더
로또복권 당첨은 뜻밖의 행운이다. 동시에 불행의 전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은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레 닥치는 경우가 드물다. 사전 경고와 신호가 선행된다. 로또복권 당첨자의 불행에도 전조 현상은 늘 있다. 돈을 놓고 벌이는 다툼이나 욕심이 단적인 예다. 불행은 단지 운이 나빠서 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불행은 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스스로 버린 대가다. ***엄격한 기준요건 마련은 필수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39년 만의 40대 총리 후보자는 꽃도 피워 보기 전에 사그라졌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도 동반 사퇴했다. 그래서 40대 선장 내각은 출항도 하기 전에 좌초하고 말았다. 김 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전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결과는 말 바꾸기의 양파로 전락했다. 소통 부재로 의혹만 키웠다. 제공자는 본인이었다. 잦은 말 바꾸기는 신뢰 실추의 제1 조건인데도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 구상은 상처를 입었다. 40대 총리 기용을 통한 세대교체 명분도 사라졌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구도 관리 구상 역시 깨졌다.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죄어 오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장관 후보자 낙마는 처음이
지난 1990년대 문광부는 해마다 '책의 해' '춤의 해' '건축문화의 해' 등을 정해 관련분야의 문화예술을 장려하고 집중과 선택의 논리아래 그 분야를 집중 육성하였다. 전국에서는 관련분야에 관한 세미나 등 수많은 이벤트 행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열렸다. 1999년은 '건축문화의 해'였다. 문광부는 '삶의 터전 문화의 바탕'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의 건축문화를 재조명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였다. 이에 따라 충북도에서도 여러 이벤트를 마련하고 관련행사의 예산을 도의회에서 심의하는데 엉뚱한 일이 발생했다. 의원 몇몇이 "건축이 무슨 문화냐"하고 어깃장을 놓았다. 이 소식을 접한 학계, 문화예술계 등 식자층은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 일은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의원들의 전문성과 자질 론이 도마 위에 올랐었다. 민선 초창기에는 이와 비슷한 해프닝이 심심찮게 터져 나왔고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지방 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유럽 연수를 다녀온 몇몇 지방의원들이 역사와 문화를 담은 웅장한 유럽의 건축물들을 직접 보고 비로소 자신의 무지를 깨달았다는 후일담도 있다. 영국의 버킹엄 궁전, 로마의 콜로세움, 파리의 베르샤이유 궁전, 스페인의 성모성
최근 자주 회자되는 말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위장전입'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합의'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위장전입은 부정적이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두 단어 모두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두 단어가 함께 어울리며 만들어낸 사회적 부정성 때문이다. 위장전입은 충분히 부정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에 대한 부정성은 대한민국 정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부정성이다.***국민들은 동의한 적 없다대한민국 사회에는 위장전입 공직 후보자를 걸러낼 일관된 잣대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부적격 기준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하자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한나라당 대변인이 지난 주 뱉은 말이다. 위장전입은 그동안 고위 공직자의 자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준거로 작용했다. 하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자의적 판단과 여야 간 힘의 우위에 따라 달랐다. 한 마디로 일관성이 없었다. 그래서 한나라당 대변인의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위장전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새로운 사회적 합의 운운이 비난받는 이유도 비슷하다. 고위 공직자의 '위장전입=부적격'이라는 관례는 이미 많다. 국민 대부분도 그렇게 생각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명문 웰튼 고등학교에 부임한 키팅(로빈 윌리암스 분)선생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기회 있을 때 마다 외쳐댄다. 라틴어인 이 말을 우리말로 옮기면 '매 순간에 충실하라' 또는 '현실을 즐겨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엄격한 학교 규율에 얽매여 있던 학생들은 시나 연극활동 등을 통해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젊음을 발산하게 된다. 물론 이 같은 키팅 선생의 의도는 규격화된 학교의 방침이나 공부만을 요구하는 학부모들과 충돌하며 무산됐지만 제도화된 학교교육과 내일을 위해 오늘을 유보하는 현실에 대해 많은 점을 일깨워 준다. 오늘을 즐긴다는 것은 먹고, 마시고 놀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오늘에 충실하자'라는 뜻이다. 상당산성 입구 잔디밭에는 김시습의 유산성(遊山城)이라는 시비가 있다. 유(遊)자는 '놀자'와 '배우자'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여기에서 유(遊)는 '놀자'가 아니라 '배우자'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이 시비의 해석은 '산성에서 놀며'가 아니라 '산성에서 배우며'로 해석해야 옳다. 오늘을 즐기는 것, 다시 말해 오늘에 충실한 것만큼 우리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 역사란 오늘을 즐
6.2지방선거에 이어 7.28재보선도 끝났다. 6.2지방선거는 민주당이, 7.28재보선은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한동안 선거는 없다. 그러나 중앙 정치권에선 현재권력과 미래권력 간의 전면전이 시작되고 있다. 다가오는 19대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서다. 한나라당은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의 복귀와 김태호 신임 총리 내정으로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구 세력의 세 규합이 눈에 띄고 있다. ***정치인의 겉과 속은 다르다충북 정치권도 예사롭지 않다. 차기 총선을 겨냥한 인물들의 행보가 분주하기 때문이다. 몇 몇 인물들은 아주 뚜렷한 동분서주 형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선 홍재형 국회 부의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물론 다른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홍 부의장의 폭넓은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홍 부의장은 지난 6.28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결과는 목표 달성 이상이었다. 그 후 숨 돌릴 틈 없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지역 현안 챙기기와 민생탐방이다. 지역 호사가들의 입방아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홍 부의장이 다가올 19대 총선에서 정우택 전 충북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달했다. 이번 주를 고비로 꿀맛 같은 여름휴가는 얼추 끝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여름휴가는 가도 스트레스, 안 가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들 다 가는 휴가 나만 안 가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족들의 눈초리도 꽤 부담이 된다. '쪼다 남편' 소리 듣기 싫어서 카드빚까지 내며 떠난 휴가는 떠날 때 들뜬 마음과 달리 이내 '왕짜증'에 부대끼게 된다. 고속도로, 국도 할 것 없이 숫제 주차장으로 변한 꼴을 보면 짜증이 안 날 수 없다.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안을 찾자면 족히 10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하고 가까운 서해안이라도 3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런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은 참을 수 있으나 용변문제만은 매우 곤란하다. 남자들은 정당히 해결 한다 쳐도 여자들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우산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딴 사람의 시선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산은 여름휴가의 필수품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부터 피서전쟁은 시작된다. 주차 문제를 필두로 여러 바가지 상혼이 발목을 잡으며 여름휴가의 멋과 낭만을 망쳐놓는다. 숙박시설, 식사대, 파라솔 임대료 등은 무싯날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회가 끝났는데도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불과 한 달 전에 비하면 경천동지의 변화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정말 잘 했다. 무관심했던 게 미안할 정도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3위를 꿰찼다.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 영광의 얼굴들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축구화를 신었다. 그런데 2년 전 U-17뉴질랜드월드컵 8강 때보다 훨씬 더 진화해 있었다. 앞으로 또 한 번의 진화가 기대된다. ***특수현실 축구정책 반영해야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얼마 전 독일 드레스덴에서 끝난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팀은 동메달과 페어플레이상을, 스트라이커 지소연은 실버부트 상과 실버 볼을 차지했다. 태극 낭자들은 준결승에서 우승팀 독일에 1-5로 패했다. 하지만 콜롬비아와 3,4위 결정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세계 3위가 되는 순간이었다. 신세대들의 거침없는 도전과 패기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세계 3위 등극은 대한민국 축구사는 물론, 세계 축구사에 남긴 경이로운 기록이다. 대한민국 축구에 전하는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우승을 차지한 독일에는 105만 명
여름 뙤약볕 아래 사래 긴 밭을 매던 할머니는 손자인 나에게 막걸리 심부름을 자주 시켰다. 나는 그 심부름이 약간 창피했지만 할머니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가끔 주는 용돈이 할머니의 고쟁이 속주머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또 하나 창피한 이유는 양조장 집에 나와 동갑나기 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개인적인 사정을 어찌 할머니가 알겠는가.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노란 주전자를 들고 둑길을 따라 막걸리를 받으러 갔다. 양조장은 다리 건너에 있었다. 마음씨 좋은 황씨 아저씨를 만나야 주전자 가득 막걸리를 담아올 수 있었다. 막걸리 독은 엄청나게 컸다. 된장, 간장 단지의 서너 배는 됐다. 황씨 아저씨는 "꼬맹이 또 왔구나"하며 그 큰 술독을 됫박으로 휘휘 저어 주전자에 넘치도록 담아 주었다. 황씨 아저씨는 술 배달 자전거에 막걸리 통을 7개나 싣고 말 티를 넘었다는 신화적 존재다. 한 번은 동네에서 자전거 대회가 열렸는데 황씨 아저씨는 막걸리 배달 짐자전거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그 큰 술독에 막걸리가 가득 차있으면 쉽게 술을 퍼서 주전자에 담았지만 바닥이 들어날 때는 숫제 물구나무를 서야 막걸리를 퍼 올릴 수 있었다. 나는 둑길을 걸으며 주전자에 입을 대
민선 5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방자치단체 간 공무원 인사 교류도 시작됐다. 그러나 걸음마도 띠지 못하고 제자리에 서 있다. 우선 교류 희망자가 절대 부족하다. 지자체들도 시늉만 내고 있다. 적극적인 자치단체가 없다. 적어도 충북은 그렇다. 이달 들어 실제 교류인사를 단행한 지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말뿐인 인사 교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승진 등 특단의 대우 필요민선 5기 출범 후 지자체간 교류 인사 대상자나 시행 지자체에는 인사·재정상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그러나 충북도내에는 불행히도 아직 없다.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충북도와 도내 각 시·군은 인사교류를 야심차게 추진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 단체장들은 지난달 6일 민선5기 첫 시장·군수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시·군 간 인사교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충북도와 12개 시·군은 이 협약에 따라 각 35명씩의 인사 교류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청주시를 비롯한 도내 일부 지자체는 도 파견 직원들을 이미 내정해 놓은 상태다. 도 역시 그렇다. 그러나 반응은 서로 크게 다르다.
플라타너스 나뭇잎의 색깔이 짙어지고 미루나무 꼭대기에서 매미가 요란하게 울면 여름방학이 가까워 왔음을 알게 된다. '여름방학'이란 말만 들어도 학생들의 마음은 마냥 설냥 설랬다. 산과 바다가 그립고, 외가(外家)의 원두막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여름방학을 하려면 1학기를 마치는 종업식을 했는데 한결같이 그 종업식이 마냥 지루했다. 마음은 벌써 딴 곳에 가 있기 때문이다. 방학 과제물, 성적표 등을 나눠주는 종업식에는 여름방학의 최대 장애물인 '대청소'가 마음 바쁜 학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교실 청소는 물론이고 그 넓은 운동장의 잡초를 다 뽑았다. 그 것 뿐만이 아니었다. 무심천 둔치를 학교별로 나누어 둔치에 난 풀을 제거하는 '무심천 풀베기'에는 청주시내 고등학교가 모두 참여하였다. 학생들은 교련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며 목표량을 채웠다. 정해진 구간의 풀을 모두 베어야 비로소 집에 갈 수 있었다. 이 풀베기 작업이 끝나는 반부터 먼저 집으로 보냈으니 성가신 일이었지만 은근히 경쟁심리가 작용했다. 학교 다니는 형제들이 많던 1960년~1970년대에, 집 안 청소는 으레 아이들 몫이었다. 누나는 방청소 당번이고 나와 동생들은 마루와 마당청소 당번이었다. 어른들이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