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휴가철이다. 여름이 점점 절정으로 나아간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충전을 모색하는 시기다. 자연스럽게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다. 별처럼 반짝이는 인연을 꿈꾼다. *** 길은 끝난 곳에서 다시 시작 올 여름 휴가는 또 걷기 여행이다. 피레네 산맥을 천천히 트레킹하려 한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지대다. 유럽인들 사이에는 정평이 난 곳이다. 북적이는 휴양지가 싫어 선택한 공간이다. 여기서 가장 원초적인 걷기여행을 할 참이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충전할 요량이다. 삶의 구조를 전환하려 한다. 여행은 근대 이후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예전엔 대부분 이름난 고적지나 아름다운 자연이 여행 대상지였다. 유명 휴가지 등을 찾아가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낯선 지역을 찾아 직접 체험하길 즐긴다. 그곳의 지방성(locality)을 새롭게 발견하고 느끼려 한다. 새롭게 변한 여행의 흐름이다.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대개의 경우 자동차나 비행기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여행을 하곤 했다. 빠른 여행이 주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다르다. 느린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걷기가 대표적이다. 물론 목적지까지는 빠른 교통수단을 이용하
[충북일보] 우암산 바람이 천천히 무겁게 불어온다. 나무 존재의 숨결을 느끼며 숲으로 든다. 불규칙한 오르내림이 수차례 이어진다. 내딛는 걸음마다 새로운 생명의 길이다. 정령이 머물듯한 태고의 숲길을 지난다. 영영 잃어버린줄 알았던 원시 풍경이다. 순간 맑은 숲내음이 숨 안으로 파고 든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나이테를 확인한다.
[충북일보] 100세 시대다. 인류의 수명이 어디까지 늘어날지 장담할 순 없다. 긴 안목으로 건강을 조망하며 살아야 한다. 늦게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 재생의료 핵심은 줄기세포 청주 오송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다. 지난 4월 전국 유일의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됐다. 첨단재생바이오 분야를 선도할 초석을 놓은 셈이다. 재생의료 육성에 돌파구 역할이 기대된다. 첨단의료산업은 그동안 답답했다.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다행히 지난 2월 '첨단재생바이오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2월부터 많은 게 달라져 기대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엊그제 오송에서 특별한 포럼 하나가 열렸다. 성황을 이뤘다. 재생 바이오 분야 기업과 병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충북 글로벌 혁신 특구 운영 계획 발표와 재생의료기술 소개, 임상 연구 희망 업체와 병원 간 간담회 등이 진행됐다. 첨단바이오산업의 중요성과 특구 인지도를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충북의 첨단재생의료 분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 됐다. 세계는 지금 대전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첨단 기술이 국제질서
[충북일보] 비 갠 날 오후 미호강이 유장하게 흐른다. 마른 모래흙을 갈아 생명의 땅을 일군다. 드넓은 갈대숲이 녹색으로 길게 모인다. 버드나무 군락이 뭉게구름처럼 박힌다. 어미 닭이 알을 품듯 습지를 에둘러 간다. 낮은 데로 흐르며 생명 공존의 길을 연다. 녹색의 생태계가 경이로움을 선물한다. 미호강의 물 냄새가 금강을 찾아 떠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고양누리길은 힘든 등산로가 아니다. 굽이굽이 에둘러가는 수평의 산책로다. 산 중턱과 산자락을 이리저리 드나든다. 동네 앞산 뒷산을 산책하듯 걸으면 된다. 길도 흙길과 돌길, 데크길이 교대를 한다. 가끔씩 비탈진 산길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전망대에선 도심의 빌딩 숲도 조망한다. 북한산 연봉들을 한눈에 담을 때도 있다. 숲길서 만난 칠월 햇살이 습하고 뜨겁다. 북한산의 바람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충북일보]고양누리길은 도심에서 아주 멀지 않다. 걸으면서 문화유적과 자연을 볼 수 있다. 농촌 들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느릿느릿 걷다 보면 한가함이 다가온다. 세상풍파 시름과 고통도 사라져버린다. 길은 모두 10개 코스로 구성돼 다양하다. 1코스는 산책로와 등산로를 연결한다. 주변 관광지와도 연계돼 걷기 편리하다. 북한산전망대, 사기막골, 밤골을 지난다. 효자비 거쳐 전망대, 지원센터에 닿는다. 북한산성입구 버스정류까지 총 6.97km다. 오르내림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다. 유유자적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고양누리길은 북한산둘레길에 깃든다. 충의길과 효자길, 내시묘역길을 잇는다.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거
[충북일보]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걸까. 보수 재건은 어리석고 참담한 일인가. 국민의힘은 지금 당대표 경선 중이다. 그런데 훗날을 기약하지 않는 듯하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포기한 정당 같다. *** 무조건 변화로 보수 재건해야 보수 정치를 지지하는 국민이 바라는 건 하나다. 국민의힘 새 대표에게 바라는 것도 같다. 올바른 보수의 재건이다. 답은 나와 있다. 방법도 분명하다. 4.10총선 참패는 마지막 경고였다. 전당대회는 다시 태어나야하는 부활의 장(場)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금 사분오열이다. 비난과 비방 뿐이다. 이달 초 끝난 영국 총선은 국민의힘에 많은 걸 시사한다. 노동당이 보수당을 꺾고 압승했다. 민생의 승리였다. 국민의힘은 반면교사해야 한다. 국민의힘 경선엔 민생도 없고 정책도 없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저주뿐이다.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 같다. 국민의힘 국회 의석수는 108석이다. 물론 소수여당이다. 하지만 국정을 리드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 국민 공감 정책을 바탕으로 하면 된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과 검사 탄핵에 몰두중이다. 민생과 무관하다. 집권여당이 야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충북일보] 찰나의 모든 산풍경이 덧없이 흘러간다. 하늘이랑 소나무랑 구름이랑 아름답다. 풀냄새 꽃냄새가 합쳐 산냄새를 만든다.떠오른 태양을 맨 먼저 맞으며 호흡한다. 활엽수의 녹음이 활기찬 기운을 전한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콧속 깊이 스며든다. 생명의 기운 북돋우는 물길이 굽이친다. 초평호 은빛 물결이 고요 속에 녹아든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난해 7월 오송 지하차도에서 14명이 숨졌다. 곧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다.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 한 쪽이 늘 편치 않다. 재난의 추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 참사 이유 기억해야 한다 1년 전 오송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14명이 희생됐다. 이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애타게 기다렸다. 죽음의 사선을 건너기도 했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들의 고통과 기억이 생생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도 죄스러운 감정에 고통 받고 있다. 8일 오전 검은색 옷차림에 초록색 리본을 단 이들이 오송 지하차도에 나타났다. 오송 참사 1주기를 추모하려는 사람들이다. 행사는 8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5일 추모미사까지다. 오송에서 청주까지 '기억과 다짐의 순례' 행진도 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유가족·생존자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한다. 유가족들의 가장 큰 불만은 검찰의 태도다. 검찰은 이미 2개월 전에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내내 '제대로 된 진상규명', '최고책임자
[충북일보] 산안개가 포근한 이불처럼 내려앉는다. 구름이 고양이처럼 발랄하게 흘러간다. 서로 다른 풍경이 앞 다퉈 자리를 바꾼다. 굵직한 활엽수들이 위엄 있게 곧추선다. 늘 다시 걷고 싶은 아름드리나무길이다. 숲길서 만난 칠월 햇살이 습하고 뜨겁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나 싶더니 능선이다. 북한산의 바람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올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충북도 장마권에 접어들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천 범람이나 침수 취약 지역 점검이 시급하다. 특히 '도깨비 장마'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가래로 막는 우 범하지 말자 장마철이면 마음 한 쪽이 늘 편치 않다. 재난의 추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5일 충북 청주에 폭우가 쏟아졌다.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를 덮쳤다. 차에 타고 있던 시민 14명이 숨졌다. 대형 참사였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19일엔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지금도 한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는 이른바 도깨비 장마다. 유의해야 한다. 폭우 패턴이 아주 달라 종잡을 수 없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물폭탄을 쏟아내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지하차도나 주차장 등 지하 공간에서 사고가 잦다. 앞서 밝힌 오송 지하차도 사고가 대표적이다. 미호강 임시제방이 무너지며 지하차도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그리고 14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충격적이었다. 급기야 감사원이 전국의 지하차도 실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159개 지하차도에서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