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의 갈대밭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비바람 몰아칠 때마다 휘청거리며 서걱거리는 갈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천변에 뿌리내리고, 싸늘한 아침이슬 머금고 온종일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허리 한번 곧게 세우지 못하고, 밭두렁 넘어 그늘진 언덕 위를 기웃거리며 넋이랑 버려둔 채 바람 부는 데로 쓰러지는 갈대들 이제는 얼어붙은 천변 시무룩한 얼굴도 감추지 못하고, 밭두렁 넘어 소곤대는 발자국 소리 따라가며 기웃거리며 아무 말도 없이 은구슬만 흩뿌리는 갈대밭
마음 김창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꽃이 실체가 없다면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없는 것으로 보는 마음이네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을 따라서 하네 착한 법을 지키는 양심도 마음이고 악한 죄를 짓는 것도 마음이네 지혜로운 이는 죄의 성품을 허무하게 보는 마음을 갖네 선한 마음을 모아서 악한 생각은 없다는 마음으로 새 사람으로 살아가네
연탄(煉炭) 덕향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재무국장 쪽방촌 할머니가 잠이든 단칸방에 십구 공 검은 진주 몸 태워 보시하던 뒤바람 칭얼거리면 커져가는 그리움 연탄불 앞에 놓고 울고 웃던 그 시절에 혼 빠진 흰 몸뚱이 아무렇게 던져 저도 내 가진 모든 것들을 다 주어도 모자라
언제쯤이려나 김상언 나의 애마가 눈 속에 푹 파묻혀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포근하게 감싸인 하얀 솜이불도 숨을 쉴 수가 없으니 걷어 달라는 애원을 하얀 솜이불 걷어 내고 시동을 걸며 그래 어여가자 너와 내가 숨 쉬며 분탕질이 없는 넓은 뜰 그곳으로 어른 아이 모든 국민이 염원하고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향하여 이랴 어여 가자
의자 박영규 충북시인협회 회원 쉬어가라고 이제 그만 좀 쉬어가라고 긴 문장에는 쉼표를 찍는 것이고 악보에도 쉼표를 찍는 것이고 긴 숫자는 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는 것이고 해마다 긴 여정을 다녀오는 제비도 우리 집 처마 밑에 쉼표를 찍는 것이다 제발 쉬어가라고 지치고 힘들면 언제든 쉬어가라고 하느님도 엿새는 일하고 하루쯤 쉬라고 달력에는 빨간 글씨가 있는 것이고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있는 것이고 공원에는 쉼터가 있는 것이고 등산길에는 너럭바위가 있는 것이고 고향마을 어귀에는 덩그러니 의자가 놓여있는 것이다
지나가다 김생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대숲에 휘날리는 눈발 검은 머리도 흰머리도 지나가다 꽃잎도 낙엽도 언덕도 벌판도 달밤도 별밤도 지나가다 모든 지나간 것들이 처음부터 다시 지나가다 대숲에 몰아치는 눈보라 혜숙이도 금자도 지나가다 모든 형상 있는 것들이 형상 없는 것들이 태어난 것들이 죽은 것들이 처음이 되어 또다시 지나가다
갑진년을 보내며 山情 장광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희망과 설렘으로 시작했던 갑진년이 저물어간다 봄을 지나 구슬땀 흘려가며 곡식을 심고 가꾸며 노력했던 날들 그 무더웠던 긴 여름을 건너 결실을 맺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가을 기대했던 성과는 올리지 못했지만 그 모든 시간들이 올해 아름다운 생의 한 장면으로 남길 바라며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다시 힘을 내어 봅니다.
섬 김일복 청주문인협회 사무국장 섬은 늘 아파서 아픈 사람을 보면 더 아프다 그래서 아픈 사람을 위해 파도처럼 운다 밀려오는 파도를 받아들이고 때로는 밀어내기도 하지만 섬은 아프니까 더 아픈 사랑을 기다린다 섬은 늘 외로워서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며 기적을 이룬다 아픈 사람은 아프니까 아파하지만 섬은 아픈 사람 위해 물길이 되어주고 때로는 파도가 되어준다 사람이 섬이다.
밤이 아름다운 건 박별 충북시인협회 청주지회장 밤이 아름다운 건 한낮의 아픔이 스러지기 때문 사번스런 엄마의 손길도 잠시 누워 쉬기 때문 밤이 아름다운 건 그대 사랑 떨리던 몸짓 영화처럼 되돌려보고 또 한 번 꿈의 신새벽을 끝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
백로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물속 하늘도 흐린 날 잿빛 침묵이 땅거미처럼 내려앉는 시냇가 일순간 마력으로 끌어당기는 환한 빛 있어 그 해밝은 쪽 바라보니 어디서 왔는지 때 묻지 않은 오래전 새하얀 꿈이 눈부시게 펼쳐진 오늘이 되어 찰나에 내 곁으로 나타났다가 신묘한 꿈에서 깨어난 조용한 새벽처럼 미지의 자리로 홀연히 사라졌다 귓가에 흐르는 물소리만 남겨놓은 채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