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석심 반영동 꽃구름문학회 봄비 오는 날 나무들 젖 먹이는 소리에 봄이 파랗게 젖는다 봄바람에 손목 잡혀 가지마다 봉긋이 솟아 오르는 초록 젖가슴 새순이 뾰족이 세우는 봄의 콧날
불신(不信) 東荷 이 수 진 충청북도시인협회 부회장 가짜를 진짜로 믿고 진짜를 가짜로 믿는 명품이 짝퉁 되고 짝퉁이 명품 되는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오호라! 제멋대로 얽히고설킨 일탈한 언어들이 모순의 일상속에서 불신의 역사로 빛나는 그야말로 요지경 세상이다 아니다 묘하다는 말의 형용사 천국이다
쏟아지는 봄 김현조 전주문인협회장 놀라지마, 잎이 나오기 전 숨을 수가 없어서 확, 피어버린거야 일찍 피어나 스러지는 일이 열매 때문만은 아니야 우두둑우두둑 뻐근한 쑥국새 기지개와 쑥쑥 돋아나는 쑥이파리 한 잎도 봄꽃이야 튀밥처럼 팡팡 피었다가 대책 없이 짧다고 말하지 마 너를 바라보는 눈동자엔 붙잡지 못한 시간들이 남아있어 깊은 물에 갇혔던 빛으로부터 유쾌한 소리와 민감함이 무작정 쏟아지는 봄
바람의 말 유회숙 한국산림문학회 이사 한국편지가족 고문 고요에 기대어 겨울을 건너온 가지마다 작은 어깨를 들썩이는 눈물샘 봄을 기다린다 잠깐 사이 바람의 간격에서 꽃망울 터지고 나무는 나무대로 한쪽으로 가만히 기운다 생각이 번지기 전 앞뒤 돌아보라고 겨우내 접질리고 부러진 자리 가슴 높이로 들어 올리라는 당부 이맘때가 되면 얼마나 직설적인지 화폭 밖으로 華르르 華르르 피는 꽃잎 가지 끝에 머문 연둣빛 봄을 클릭한다
목련 이현복 충청북도시인협회 흰 꽃배 몇 척, 그녀 창가에 매여 있다 끝내 달거리가 찾아오지 않아 세상의 문을 닫고 살았다 흰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별꽃을 피우고 파도는 일고 눈은 내렸다 독한 시간을 둥글게 풀었다 달이 뜨면 밤하늘을 떠 다녔다 텅 빈 창가에 흰 돛단배 몇 척, 반달에 매여 있다
풀밭에서 냉이를 잡다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파릇파릇한 이파리 지느러미 하얀빛 긴 꼬리 풀밭 속에 숨어있다 봄비 촉촉이 머금은 들판에서 겨울잠 깨어나 햇볕에 반짝이는 비늘 향긋한 비린내 연초록 짙어가는 곳에서 바구니에 한가득 싱싱한 냉이를 잡았다
길마가지나무꽃 김일복 청주문인협회 바람이 불어야만 노란 인형은 춤춘다. 그것도 나사 풀린 막춤이다 지나던 나그네도 휘청거리다 나자빠진다 그러다 힘들면 하얀 이를 드러내 활짝 웃으며 땅으로 향기마저 내려놓으며 기다림에 지쳐 몸까지 숙인다 이제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잊고 있던 웃음을 되찾아 땅으로 하늘로 기쁨을 노래한다 바람이 가져온다던 소식은 없던 걸로 하자
본本 송재분 충청북도시인협회 머리카락을 바늘귀에 꽂아 구멍 난 양말을 꿰매며 태초에 무쇠로 지어진 모순 절대 뚫이지 않아 숨바꼭질한다 바위를 어루만져 보고 난도질하여 검은 커피잔에 넣어 마셔 보지만 뭉겨진 자국만 바뀔 수 있다 바뀔 수 없다 나이를 먹는 만큼 변하고 있다.
서쪽을 보다 최금녀 전)한국여성문인회 이사장. 공초문학상 수상 등 우리는 동쪽에 있다 남편은 늘 동쪽 벽에 기대어 앉아 서쪽 벽을 보고 있다 액자 속 인물들은 표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 40년 된 소철은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 반가운 적이 없는 기억들이 꽃 진 화분에서 기어 나와 틈새를 찾아다니며 핀다 르누아르의 여자는 그림 속에서도 르누아르를 사랑한다 꼭 하고 싶은 말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죽음은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정장 차림으로 날씨를 읽는다 서쪽 벽은 늘 춥고 어둡다 바라보는 중이다
모자 김기남 충청북도시인협회 충북대 명예교수 남편은 모자를 좋아한다 모자가게를 지나치는 법이 없다 나는 다르다 얼굴이 갸름해야 모자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 모자 앞에 서면 자신이 없다 둘이서 가끔 쇼핑 할 때면 남편은 모자코너에 들어가 이 모자 저 모자를 본인도 써 보고, 나에게도 씌워본다 남편이 골라주는 모자들은 모두 귀여운 느낌의 디자인 이 모자를 씌우고는 고개를 가로 젓고 저 모자를 씌우고는 끄덕끄덕 나를 귀엽게 만들려는 일방적인 태도 앞에서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어야 하나? 기분 나빠해야 하나? 이런 고민 속에 흘러 간 세월이 어느덧 삼십 여년 어느새 나도 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