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날 표명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설레임 가득가득 안겨주는 목소리 음률을 타고 얼어붙어 굳어지는 가슴속에 따스한 봄바람을 스미게 하는 님 잊혀가는 슬픔의 두꺼운 껍질을 사르르 녹이는 그가 다가온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던 시간들 얽혀진 오해의 한숨 속에 썩혀진 날들이 한 발짝씩 물러난다 드디어 들린다 심장이 뛰는 소리 걸어가는 바쁜 발자국 소리 소리 내어 울던 목소리가 노랫가락 흥겨운 춤추는 무희 되어 취한다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은 님 내 가슴속에 파닥이며 날개를 접는다 기도하며 감사하고 웃음짓는다 함께 숨 쉬고 보고 웃는다
피라칸타 심천 김원선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파트 울타리에 줄지어 심어져 있는 피라칸타 봄이면 꽃을 피워 벌 나비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나누어 주고 저들의 중매로 신방을 차리고 깊은 사랑을 나누었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붉은 옥구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아파트 주민들과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아침저녁 출퇴근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흔들어 놓았지 어쩌면 저렇게 화장을 잘했을까 누가 누가 더 잘했나 뽐내는 것은 아닌지 엄동설한에 기가 죽어 엄살을 부릴 만한데 *피라칸타 :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 피라칸타속 식물의 총칭 꽃말 알알이 영근 사랑
새날의 태양 해국 김성희 뉘들문학회장 충북시인협회 회원 단 한 번도 가득 채우지 못했던 길 한 번 더 뒤돌아본다 아득하게 떨어졌을 때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의 공간 그 숨 막히는 전율의 순간 스스로가 아닌 자신도 모르게 새하얗게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이젠 그러지 말아야지 되새김질했던 아쉬운 말 낡은 기억 던져버리고 정말 그러지 말아야지 뜻밖에 다가온 찬란한 새날의 태양 남은 후회를 침몰시키고 희망의 기적을 건져 올린다
산행의 목적 김미경 충주문인협회 부회장 살기 위해 숨을 가둬가며 산을 오른다 나른한 세포들이 살아난다 슬픔과 지루함이 사라진다 권태와 묵은 때가 사라진다 무지와 타성이 사라진다 하얗게 생각이 증발해 간다 어디까지 가야 영원에 닿을까 생고생을 자처하며 한 발자국씩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와 잔등은 규칙과 불규칙 사이에서 엇박자를 낸다 앞선 사람들이 찍어놓은 발자국에 발을 포갠다 땀방울이 고인다 호흡이 턱까지 차오른다 발품을 팔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구절초가 나를 본다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가 나를 본다 너를 만나기 위한 나의 보폭은 얼마나 될까
함박눈 내리는 날 -의림지에서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제천지회장 함박눈 진종일 내리는 날 꽁꽁 얼어붙은 의림지에 소복이 쌓여있는 흰 눈雪을 보면서 상큼한 발자국 두 개 나란히 찍어두고 싶은 욕망을 가져 봅니다 생각만으로도 마음 설레는 너무나 좋은 그대! 흰 눈의 차콤함이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사슴 닮은 그대 모습이 두 눈을 후려칩니다 그동안 품었던 허황된 꿈과 욕심, 편굴한 생각들 모두 내려놓고 내 마음에 용서를 빕니다 온몸으로 흰 눈을 받아들이고 아무런 욕심 없이 품고만 있는 고요한 의림지처럼 나도 그렇게, 맑은 영혼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리움이 쌓이면 추억이 된다'던 님의 말을 떠올리며.
림보 문원 김미경 충주시조문학회장 이승과 저승 사이 서 있다고 생각해 봐 못할 게 뭐 있겠어 신 내린 듯 춤춰 봐 순간을 넘을 때마다 욕망은 참아야 해 생각이 유연하면 모든 일은 해결돼 폭풍에 대처하는 영리한 갈대를 봐 온몸을 눕히면서도 꺾어지지 않잖아 사는 게 고단할 땐 고개 들어 하늘을 봐 무릎은 굽혀도 자존심은 지켜야 해 세상이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게
새해 아침 최종진 충청북도시인협회 회장 눈부신 백설 속에 까치 소리 청량하고 피어난 난 한 촉이 서재 가득 향기론데 ⠀ 청룡의 갑진(甲辰) 한해가 희망처럼 열렸네
AI 챗봇, 부탁해 이인애 아태문인협회 사무국장 네 입술의 빛나는 언어를 훔치고 싶다 가슴 깊은 곳에서 연이어 내뿜는 갈증 끝 모를 그리움을 불태우는 긴긴날 섬광처럼 번쩍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허공에 연무 되어 떠도는 시어를 모두어 끌리고 먹혀들 마법 같은 문장을 엮자 소식 부재중인 그에게 전송하려 한다 오해로 쌓인 미움일랑 모조리 포맷하고 심장이 뛰게시리 문자 작성 바람 /엔터 멀어져가 단절된 와이파이 켜고 싶다 시나브로 셧다운된 그와 재부팅 원함 넋을 잃고 방황해 온 무수한 지난날들 며칠 밤을 하얗게 뜬눈으로 지샐지라도 가슴에 젖어 들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꽃편지 한 아름 전하고 싶다
빨래하는 바다 김영희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다가 빨래를 한다 밤낮 쉼 없이 먼 길 오며 수천 번 목숨 건져 지친 어린 물 바다에 안기기까지 묻어온 세상 땟물 모래 위에 치대어 때를 빠는 모래사장은 바다의 빨래터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세상을 씻는 하얀 거품 뽀글뽀글 세상을 빨래하는 바다
겨울 옥수수 덕향 김병철 하늘이 입혀주신 열두벌 녹색적삼 옥같은 하얀속살 날 줄걸어 세월얻고 여름밤 옛날이야기 밤하늘을 걷는다 인연의 질긴실 줄 생을 깁은 사람처럼 계절은 대문사이 기척없이 들어오고 오늘은 친구의 안부 졸음처럼 밀려온다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