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이유 이현복 충북시인협회 회원 꽃이 피면 꽃숭어리 따주라고 그리하면 자꾸 꽃이 핀다고 하지만 차마 꽃 모가지 꺾지 못하고 한해가 갔습니다 장미 꽃봉오리가 키를 돋우며 자꾸 맺혀 누군가 사철장미냐고 묻지만 만개한 꽃 모가지 똑똑 따며 꽃이 피는 이유나 말합니다 장미 백일홍 과꽃에 차갑게 손이 가면 계절도 모르고 꽃들이 핍니다 오직 아침에 피어 서너 시간 만에 지는 나팔꽃만이 저만의 시간을 오고 갑니다 어느 늦가을 미시령에서 보았습니다 쏟아지는 별 사이에 꺾인 꽃들의 맑은 눈빛을
가을에는 하늘을 보게 하소서 오선 이민숙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설익은 내 마음 붉게 물들이는 가을에는 높푸른 하늘을 보게 하소서 서늘한 낙엽이 작별을 고하고 다가오던 것들이 흩어지는 가을 야생화도 돌아눕는 서글픈 날 걱정 없는 가을 하늘을 보게 하소서 뿌리 뽑힌 들녘 찬 바람 불면 욱신거리는 대지의 반란 그 해답이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이 넓은 가을 하늘처럼 살게 하소서 이슬방울 툭툭 떨어지고 단풍잎이 고독으로 나부끼면 수평을 이루던 마음이 휘어져도 생각이 깊은 가을 하늘을 보게 하소서 서늘한 가을바람이 나의 오점을 읽어 내릴 때 거두어 챙기는 가온 들찬 같이 헤아림이 깊은 가을 하늘을 닮게 하소서
노부부의 산책 김기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우수수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진다 낙엽의 계절! 숲길을 걷는다 둘이 손을 꼬옥 잡고… 할아버지의 손이 따뜻하다 눈을 들어 머얼리 하늘을 본다 흰 구름이 둥둥 할머니 마음도 둥둥 둘 다 바람 타고 둥둥 동화의 세상이 펼쳐지는 노부부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빛나는 희생 해국 김성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우리의 가벼운 자유가 새처럼 바람을 타고 광활한 하늘을 휘돌고 있다면 바람을 만드는 자연 같은 사람은 순종의 맑은 공기가 되어 물처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눈물의 가슴을 가진 그대 젖은 날개로 날아오를 수 있는 영혼이 가벼운 아름다운 사람 퇴색한 사랑 마음껏 호흡하고 흔들리는 믿음 돌처럼 의지하고 멀어지는 소망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은 지나가는 것 율촌 우용민 충북시인협회 회원 시간의 거울 속 뒤에 온 시간은 다르다 가지 위에 평화가 찾아와 해 진 어둠에 초저녁 별이 빛나 시간이 지난 뒤 아침이 오는 것은 흐르는 매일이기에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꽃 피고 꿀벌이 속삭여 끔찍한 꿀 속에 애벌레가 북새통을 이루어 끼니를 찾아 방황하는 것 이 또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진실은 명예도 벼슬도 아닌 헌 옷을 새 옷으로 헌 신을 새 신으로 꿰맬 때 비로소 빛이 나는 것 이 또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 빛을 보아라 피 끓는 심장은 고통의 마음에서 오는 것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너의 욕심으로 모두를 가두지 마라 눈동자 속에 너의 마음의 고통을 가두지 마라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이기심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이사 국제펜충북지역위원회 회장 어디가 아픈지 신음조차 숨죽인 너와 동행한 병원 기계에 의존한 기능을 검진하는 대신 메마른 정서를 검진한다 행여 네 신병으로 평온이 깨질까 봐 안달하는 조바심 임무 수행을 요구하는 이기심에 윤활유를 친다 풀어진 일상을 조인다 끝없는 욕망에 항변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숙명인 듯 침묵하는 나의 애마
부수동 둑방 길 진곡 윤진한 상당문학회 회원 그 이름도 아름다운 부수동 마을 앞 시냇가 물길따라 둑길 걷노라면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길임을 알겠네 마음과 마음을 잇는 둑방의 고즈넉한 길 유유히 흐르는 물길따라 걸어가며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시냇가 둑방길 마음의 풍요와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유유자적 산책길 걷고 걸으며 나를 내려놓고 자아를 찾아 세상 잡념 내려놓는 부수골 앞 둑길이어라
바람의 헌신 박별 충북시인협회 청주지회장 바람이 그저 부는 게 아니다 깊고 푸른 바다 넘어서 올 때 연꽃잎 하나하나 연두 분홍 홍색으로 입히고 먼 하늘 따듯한 손 잡고 올 때 까까머리 초록 복숭아 하나하나 달래어 차마 만져보기 아까운 유토피아 도원 그대는 바람의 어떤 헌신을 보았는가 어머니의 깊은 자애 봄바람을 안고 아버지의 큰 사랑 여름 바람으로 왔다 가을바람 그 살가운 추풍은 시를 안고 기웃거린다 축제의 한마당에서 시詩의 탑을 세운다
아픔이 머무는 곳 김효동 충북시인협회 고문 낮은 몸짓으로 밑바닥 흝으며 여기 기어가고 있다 물안개 달빛 퍼진 숙연한 바람 타고 어둠이 무너지는 자리 기도 속 성사 찾는 깊은 아픔의 파편 시린 세월 목마름으로 어쩔 수 없이 함께 있음의 연두색 기슭 조약돌이 어떻게 우는지 외치는 반향음이 어쩐지 거기에 비가 내린다 밤 지새도록 오래오래
온 가슴 쳐대는 김영석 충주 사람과시 동인 고등어 한 마리 바다에 없으면 헤엄쳐 다니지 못하면 바다라 못 부른다 가슴 속에 등 푸른 고등어 한 마리 어쩌다 그물에 걸려서 밭은 숨 헐떡거리며 나무 상자에 실려 따가운 소금 눈송이 온몸으로 받아내며 좌판에 웅크리고 숨어 있더니 푸른 바다에 물들어 등 푸른 고등어 고추 먹고 뜨거운 숨 토해낸다 가슴 속에 푸른 멍 들어 살점들은 허옇게 꽃 피우고 벌겋게 타오르고 꼬리지느러미 허공을 쳐댄다 비린내를 뿌려댄다 파도가 친다 고등어 한 마리 온 가슴을 쳐댄다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에서 베이커리나 카페 등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질 거라고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