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비름 박영규 납작 엎드려 땅바닥을 기는 혈관에서 땀방울이 솟는 뽑아도 뽑아도 죽지 않는 말라비틀어져도 끝끝내 꽃을 피우는 그렇게 끝장을 봐야만 분이 풀리는 쓸모없는 듯 쓸모 있는 못 먹는 줄 알았는데 맛있는 가는 곳마다 나만 따라다니는 마디마디 뿌리내리는 언제나 질기게 살아있는 쇠비름 당신
세월없이 나이는 들어간다는 것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회원 나는 한순간 세월 흐름에 허무함을 느낀다 내 인생 삶을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았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이 하나둘 모여 육십여 년은 헛되지 않은 내 삶이 되지는 않았던가 뒤돌아보고 있는데 오늘이 힘들고 고단했더라도 한때의 일들이 모여 내가 행복을 알고 꿈 있는 삶을 살아왔다면 모든 지난날은 잘 살아왔다고 자칭 믿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내 삶에 신뢰를 갖고 신용으로 충실하고 진지함으로 자연 섭리에 맡기고 남은 시간 세월 흐름에 임할 뿐이다 현실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오늘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하다고 내일을 기대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욕심 내려놓고 마음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세월 흐름에 임할 뿐이다
차갑다 군집은 송재분 충북시인협회 회원 뿌리 없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차가워 나무는 뿌리 없이 버티고 앙상한 팔을 재잘거리며 뻗은 지붕 없는 집은 차갑다 텅 빈 나무통으로 들어가 비를 맞지만 젖지 않는 옷섶이 멍이 들인다 나는 먹을 것이다 비린내 나는 빗물을.
가을인가보다 최병채 충북시인협회 회원 가을인가 보다 가슴에 묻어 두었던 지난 추억들 하나둘 잃어버리는 걸 보니 가을인가 보다 늘상 듣던 농담 한마디 마음에 옹이로 남는 걸 보니 가을인가 보다 티비에 뜨는 속보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걸 보니 가을인가 보다 그렇게 가까워진 인생의 종점에서 그래도 행복했음을 두 손 모아 감사하는 인생의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간다
탄금대 - 열두대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회장 해걸음 산책길에 가다 멈춘 열두 벼랑 신립의 목 쉰 고함 귀를 찢는 조총 소리 용섬은 알고 있으리 팔천 고혼 통곡소리 찬 서리 낙엽 지고 대설이 다가와도 마주한 남한강은 소리 없이 굽이치고 송림 속 팔각정만이 아픈 역사 괴고 있네
수암골에는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싸늘한 달빛 찬바람뿐인 산중턱 옹기종기 붙어앉은 판자마을에 환한 봄볕이 마법을 부렸다.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아이들 연꽃 흐드러진 꽃밭 지나고 꽃단장한 연탄재 탑을 돌아서 한바탕 펼쳐지는 풍물놀이 한마당 마을 아래 버려졌던 땅엔 번쩍번쩍 카페촌이 들어서고 코흘리개들이 뛰놀던 고샅길은 유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데 금이도 덕이도 떠난 판잣집 골방에는 전쟁통에 고향 등지고 눌러앉아 잠 못 이뤄 뒤척이는 까만 눈동자만 모진 세월을 넘어가고 있었다.
문광지의 만추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막바지 노을을 투덜대던 은행이 물의 명치로 떨어진다 텅 텅 터더덩 하필 소리가 차갑다 품었던 바람 놓아주고 푸른 눈물마저 놓아주고 죽도록 비문의 육필로 살다 살기 위해 녹스는 가을을 써레질하다 겉옷에 쌓인 먼지를 탈탈 털어내는 무구한 연민들 발가벗는 수직의 해탈이 농익은 수심보다 깊다
하늘도 가끔은 구름밥을 먹는다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회원 구름 한 스푼 위에 풋나물 얹고 고운 잇속에 넣는 하늘은 아청빛이다 새들의 재잘거림에 살풋 오선지가 그려지고 리듬에 맞춰 햇살에게 소풍 갈까 바람에게 안부를 묻는다 산비탈에 그려진 구름의 그늘 하늘은 구름밥을 먹는 중 먼 길로 휘돌아가는 강물이 얼른 몸 비틀어 체한다고 재촉한다 흰 구름밥 먹고 강물 마신 하늘 팽팽하다
인동꽃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이사 꽃 중에서 한복차림 새악시 같은 청초한 여린 꽃에 눈길과 마음이 더 끌린다 깔끔하게 맵시 부린 쪽머리에 작은 은비녀라도 꽂은 듯 향기는 없어도 가녀린 인동꽃을 좋아한다 지나치게 꾸미진 않았어도 막 이슬을 털고 비상하는 학을 닮아 곱고 한 넝쿨에 흰꽃과 황금꽃의 어울림이 좋다 언제라도 가까이하면 나비 되어 날개 펴고 내 눈 안으로 하늘하늘 들 것만 같다
부부 시계 眞谷 윤진한 우리는 부부 시계 이십대에 사랑으로 만나 요보(如寶) 당신(當身)하며 사랑과 이해 깊은 배려로 쉼없이 돌고 돌아 강산이 여섯 번 바뀌는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온 수많은 세월의 시계 대로는 삶이 멈추는 듯 고장으로 며칠씩 서기도 햇지만 우리의 부부 시계는 지금까지 건재하게 째깍째깍 경쾌한 소리로 삶의 보람에 탈이없네 여보(如寶)남은 세월 쉼 없이 활력을 충전하여 늘 사랑하며 건강한 몸 즐거운 마음으로 부부시계 멈추지 않는 이 세상 다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갑시다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